스타벅스, 신세계, 롯데까지, 기업이 NFT에 빠진 이유는?

by 쟁글

NFT 세 글자만 붙으면 관심과 돈이 쏠리던 시기를 보내고, 한동안 잠잠하다고 느끼셨나요? 디지털 세상에서 꼭 필요한 기술이기도 했던 NFT는 시장의 거품이 걷히고 고유의 장점을 활용해 우리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를 덕질할 때, 아티스트가 창작한 작품을 NFT로 구매하거나 경기 우승의 순간을 NFT로 간직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활동이 가능해졌죠.

백화점이나 편의점처럼 매일 이용하는 상업 공간에서도 NFT를 활용하고 있어요. 밥 먹고 디저트 먹고 쇼핑하는 일상에서 NFT를 활용해 할인을 받거나 계열사나 제휴사에서의 실용적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크게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간 우리에게 더 익숙했던 적립 포인트나 멤버십과 동일한 기능으로 보이기도 해요.

하지만 그 안에는 NFT라서 가능한 점들도 숨어 있어요. 오늘은 유통업계가 NFT를 주목한 배경을 짚어보고 기존 로열티 프로그램과 다른 NFT 활용만의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 NFT란? 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뜻이에요. 게임 아이템이나 디지털 예술품 등에 고유 인식 값을 부여해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된 형태입니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의 경우, 1개당 가격이 동일하지만 NFT의 경우에는 유일무이한 작품과도 같아 '대체 불가능한' 특징이 있어요. 👉 NFT 더 자세히 알아보기

지금 유통업계는 NFT로 무엇을?

요즘 유통사에서는 NFT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어요. 첫 번째는 기업의 자체 캐릭터를 활용해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캐릭터형 NFT를 발행하는 유형, 두 번째는 기존 멤버십의 확장 개념으로 멤버십 NFT를 출시하는 유형입니다.

1. 캐릭터 NFT: 롯데홈쇼핑의 벨리곰 NFT와 신세계백화점의 푸빌라 NFT

국내 대형 유통사들은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자체 캐릭터를 내세우는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어요. 귀여운 캐릭터는 거부감 없이 친근한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업이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고, 브랜드 호감도 자연스럽게 높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죠. 특히, 캐릭터와 NFT의 만남으로 유통사는 NFT의 주요 소비자인 MZ세대를 좀 더 쉽게 공략할 수 있게 됐답니다.

출처=오픈시(OpenSea)의 벨리곰 월드 오피셜 페이지

2023년 봄 초대형 사이즈로 서울 곳곳에 나타나 화제를 모았던 이 곰 친구를 기억하시나요? 바로 ‘벨리곰'이라는 롯데홈쇼핑의 자체 캐릭터입니다. 2022년 8월 롯데홈쇼핑은 벨리곰을 활용한 NFT 1만 개를 오픈시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발행했어요.

벨리곰 NFT의 등급은 총 6단계로, 각 등급마다 벨리곰 홀더(NFT 소유자)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달리 구성됐어요. 각종 오프라인 행사 관련 혜택부터 롯데그룹 계열사와 연계한 혜택까지 구성을 차별화했죠. 즉, 당시 벨리곰 NFT는 유틸리티 중심의 프로젝트였던 거예요.

그랬던 벨리곰 NFT는 최근 글로벌 파트너들과 제휴를 맺으며 홀더들과 함께하는 참여형 NFT로 변화하고 있어요. 국내 코인 기반이던 것을 더 탄탄한 생태계를 가진 폴리곤으로 옮기고, 또 다른 글로벌 프로젝트인 체인링크와 파트너십도 맺으면서, 실질적으로 참여를 유도하는 Web3 커뮤니티를 위한 참여형 NFT로 탈바꿈한다고 해요. 디스코드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포인트인 ‘솜’과 벨리곰 NFT를 스테이킹✱하여 얻을 수 있는 ‘젤리’ 등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여 혜택 위주가 아닌 홀더들의 참여가 중심이 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합니다. ✱스테이킹: 소유한 암호화폐의 일정량을 예치해두고, 해당 플랫폼 운영에 참여하면서 지분만큼 추가 소득을 지급받는 것.

출처=푸빌라 소사이어티 홈페이지

벨리곰보다 조금 빠른 2022년 6월, 신세계 백화점도 자체 캐릭터인 ‘푸빌라’를 활용한 NFT를 메타콩즈와 함께 제작하여 1만 개의 NFT를 몇 초 만에 완판했어요. 푸빌라 역시 총 6개 등급으로 구분되어 있고, 신세계 백화점에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각 등급에 따라 다르게 제공하고 있죠. 뿐만 아니라 푸빌라 NFT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푸빌라 NFT 홀더와의 소통을 위한 ‘푸빌라 NFT 파티’, ‘센텀 대체불가능(NFT) 페스티벌’도 개최했습니다.

푸빌라는 2023년 6월, 새롭게 발행되는 한정판 수정구슬 NFT를 통해 생태계 확장을 꾀하고 있어요. 수정구슬을 기존 푸빌라 NFT와 결합하면 ‘패셔니스타 푸빌라 NFT’라는 새로운 형태의 푸빌라를 만들 수 있는데요, 패셔니스타 푸빌라 NFT의 유틸리티는 기존 푸빌라 NFT의 혜택을 그대로 가져온 뒤 래플(추첨 후 당첨자에게 리워드 제공)에서 추가적인 혜택을 부여한다고 합니다.

2. 멤버십 NFT: 스타벅스 오디세이

기업들은 멤버십 NFT를 활용해 기존 멤버십 개념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더 신선하고 확장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도 해요. 특히 젊은 고객이 익숙한 디지털 세계 속에서 해당 브랜드만의 한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새롭게 구축하려는 시도도 보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스타벅스 오디세이(STARBUCKS ODYSSEY)를 들 수 있어요. 미국 스타벅스 본사는 2022년 12월 NFT를 활용한 새로운 멤버십 서비스인 ‘스타벅스 오디세이’ 체험판을 출시했어요. 스타벅스 브랜드와 커피를 향한 고객의 여정을 설계해두고, 웹/앱에서 여정 속 미션에 참여하면 달성한 고객에게 NFT 형태의 여행 스탬프를 지급해줬죠.

NFT 여행 스탬프를 받은 사람들에게는 에스프레소 마티니 제조 클래스 참여, 코스타리카 스타벅스 커피 농장 견학 등 여러 혜택이 주어집니다. NFT 여행 스탬프는 미션 참여를 통해 받을 수도 있지만, 구매할 수도 있어요. 실제로 스타벅스는 NFT 여행 스탬프 총 2천 개를 100달러에 판매하기도 했는데 18분 만에 솔드아웃되었고, NFT 거래 시장에서 개당 가격이 200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답니다.

지난 1971년 시애틀에서 문을 연 1호점을 주제로 스타벅스 역사의 한 조각을 NFT로 구현한 스타벅스의 '더 퍼스트 스토어 컬렉션'. 출처=Nifty Gateway(NFT 거래소)

NFT 등장 뒤에는 MZ세대가 있다

유통업계의 이러한 시도에는 어떤 배경이 있을까요? 우선 사회초년생에서 소비 중심축으로 거듭나고 있는 MZ세대 공략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들의 소비 영향력이 커지면서 장기적으로 이들을 충성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게 중요해졌지요.

특히 NFT는 MZ세대의 소비 형태와 밀접한 관계성을 갖고 있어요. 소비 트렌드 중 하나인 ‘가잼비'로 설명할 수 있을 텐데요, 가잼비는 가격 대비 재미를 뜻하는 신조어로 재미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소비 형태를 뜻하죠. 이들을 ‘펀슈머(Funsumer)’ 라고도 하는데,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재미와 즐거움을 얻고자 하는 오락적 소비자를 의미합니다. 기존의 단순한 상품 구매와는 다르게 NFT로 ‘여기서 나만 해볼 수 있는 재미와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NFT를 활용하는 것은 지금 젊은 층과 딱 맞아떨어지는 전략이에요. 게다가 NFT는 재미가 가미된 디지털 자산으로 인식되어 활용도가 더 높습니다.

하나 더 예를 들어볼까요? 2022년 11월 이마트24는 NFT 팝업스토어인 ‘이마트24 화성점 NFT UNIVERSE’를 오픈했어요. 이마트24 화성점 점장인 ‘원둥이’가 NFT 친구들을 초대해 파티를 즐긴다는 스토리가 배경이었고, 럭키드로우 이벤트, 포토존 운영, 굿즈 판매 등 오프라인에서도 차별화된 체험을 제공한 온오프믹스 프로모션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이와 더불어 기업들의 NFT는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추구하는 경향성과도 맞아떨어져요. 가치나 취향 면에서 일상적인 특별함을 소비하려고 하는 요즘 세대는 와인, 위스키, 전기차, 비건 화장품처럼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프리미엄이라고 여기죠. 결국 소비 선택에 있어 ‘나를 위한 취향과 경험을 제공하는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과 이어지면서, NFT의 희소성과 대체 불가능성이라는 특징이 MZ 세대의 소비 성향에도 맞물리게 되었어요. 이를 통해 기업들은 젊고 트렌디한 브랜드 이미지 강화도 노리곤 합니다.

벨리곰 NFT 홀더를 위한 벨리 파티 현장. 출처=롯데홈쇼핑 공식 홈페이지

NFT 활용 마케팅은 비용 절감, 특정 타깃 설정 등의 장점도 있습니다. NFT 마케팅은 이더리움과 같은 특정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기업이 NFT를 발행하고, 이를 소유한 고객과 바로 연결될 수 있어요. 이들을 연결하는 채널은 주로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소셜미디어입니다. 이곳에서 기업은 NFT 홀더와 상호 작용하며 자체 생태계를 꾸려 나갑니다. 즉, 마케팅 과정에서 이전보다 제3자 개입이 줄어들어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를 보게 돼요.

또한 홀더의 행동 패턴 데이터를 분석해 추가 마케팅을 위한 세밀한 타깃 설정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NFT 멤버십의 인기도 및 해당 멤버십 등급을 소유한 고객들의 선호도를 분석해, 보다 맞춤형 마케팅을 설계할 수 있는 것이죠.

NFT라서 특별한 것

이쯤에서 기존 멤버십을 업그레이드시키거나 포인트 마케팅을 잘 설계하면 기업이 기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들 수 있어요. 하지만 NFT라서 가능한 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 NFT는 시장에서 가치가 형성돼 거래가 된다는 특징이 있어요. 기존 멤버십 및 포인트의 경우 타인과의 교환이 제한적인 반면, NFT는 2차 거래가 가능한 거래소들이 있죠. 이에 NFT 가격 또한 변동성을 지니는데요, 실제로 최초 발행가가 대략 11만 원이었던 푸빌라 NFT가 약 한 달 뒤 300배 오른 3000만 원대에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또 기업은 2차 거래 시 일정 수준의 수수료를 받도록 설계할 수 있어, 거래가 이뤄질수록 수익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다만 NFT 가격도 주식처럼 자체 프로젝트의 가치뿐만 아니라 대외적인 시장 영향을 받아, 최근처럼 크립토윈터(가상자산 시장 침체기)가 계속되면 NFT 가치가 하락하거나 거래량도 뚝 떨어져요. 당연히 NFT 2차 거래로 발생하는 기업의 수수료 수익도 줄어들겠죠. 따라서, 이러한 시장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업의 지속 가능한 NFT 혜택 설계가 중요합니다.

NFT 시가총액 및 거래량 1년 추이. 출처=NFTGo

두 번째는 NFT 홀더들과의 소통창구인 커뮤니티를 자연스레 형성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커뮤니티 채널이 '디스코드'인데요, 기업은 자사 디스코드 채널을 만들어 NFT 홀더 인증 기능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인증을 거친 찐 NFT 홀더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해당 기업과 소통도 하는 것이죠. 마치 NFT가 커뮤니티 입장권처럼 기능하는 순간입니다.

특히 기존의 멤버십 및 포인트는 대개 소비를 통한 포인트 적립 중심이었다면, NFT 홀더는 커뮤니티 공간에서 브랜드 관련 직접적인 참여와 창조가 가능하고 이를 적극 활용해요. 최근 벨리곰 NFT 홀더가 자신의 NFT를 직접 출품해 전시하는 참여형 행사가 대표적 사례인데요, 디스코드 내 활동 기여도에 따라 출품 권한을 부여하는 등 자발적 참여를 장려하는 요소도 눈에 띄었습니다.

마지막으로 NFT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이 용이하다는 점도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NFT 거래소 오픈시에 등록된 사례들이 보여주듯이, 기업이 발행한 NFT는 국경을 초월하여 글로벌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때, 글로벌 접근성 여부는 해당 NFT가 어떤 블록체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발행됐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예를 들어 오픈시의 경우 클레이튼 포함 이더리움, 폴리곤, 아발란체 등 8개 블록체인 플랫폼을 지원하고 있어서 이곳에서 자사 NFT를 유통시키고 싶다면 지원되는(글로벌 생태계를 갖춘) 블록체인 플랫폼을 택하게 되죠.

여기까지 짚어보니 NFT 홀더와 기업은 브랜드 가치 제고라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는 듯합니다. NFT 홀더는 혜택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내에서 여러 활동을 통해 브랜드 가치 상승에 기여하며 NFT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고, NFT 생태계가 커질수록 기업도 윈윈하는 구조이기 때문이에요. 이 점 또한 기업과 고객 모두에게 기존 로열티 정책과 다른 지점일 텐데요, 이에 기업들은 계속해서 홀더가 NFT를 보유하고 있을 만한 혜택과 기여 보상 설계에 힘써야 합니다. 앞으로 기업들은 어떻게 NFT 생태계를 발전시켜 나갈까요? 홀더로서 이 생태계에 직접 참여해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Writer 유현지(스크립토) Edit 주소은, 문정은(쟁글) Graphic 엄선희, 조수희

– 해당 콘텐츠는 2023.6.1.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토스피드의 외부 기고는 전문가 및 필진이 작성한 글로 토스피드 독자분들께 유용한 금융 팁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현명한 금융 생활을 돕는 것을 주목적으로 합니다. 토스피드의 외부 기고는 토스팀 브랜드 미디어 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라 작성되며, 토스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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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앵글이 운영하는 Web3 데이터 플랫폼 ‘쟁글‘은 프로젝트 생태계 확장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전통 산업과 크립토 산업을 연결할 수 있는 국내 최대 컨퍼런스인 ‘어돕션(Adoption)’을 매년 주최하며, 주요 상장사들과 협업을 통해 크립토 시장의 발전에 기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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