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다고 알려진 DLS, 왜 손해보게 된 걸까?
ㆍby 신혜리
금융기관에서 추천하는 파생결합 상품, 가입 전 잘 알아봐야 하는 이유
독일 국채 또는 미국 국채의 금리와 연계된 DLS (파생결합 증권) 상품에 가입했다가 큰 손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많게는 수억원 넘게 투자했다가 한 푼도 못 건지고 모두 날릴 위기에 처한 투자자들도 있습니다. 특히 예금 금리가 1% 대일 때는 고수익을 쫒는 투자자들의 무분별한 투자가 많아지고 있기에 주의가 요구됩니다.
먼저 DLS 상품이 무엇인지 알아볼까요?
DLS는 ‘파생결합’ 상품에 속하는데요. 파생결합 상품에는 대표적으로 DLS와 DLF가 있습니다.
DLS 의 S는 증권(Securities)을 뜻하고 DLF 의 F는 펀드(Fund)를 뜻합니다. 즉 DLS 는 ‘파생결합 증권’ (Derivatives Linked Securities)의 약자이고, DLF 는 ‘파생결합 펀드'(Derivatives Linked Fund)의 약자인 것이죠.
DLS 와 DLF 는 기초자산 가격이 정해진 만기일까지, 처음 세팅한 일정한 범위 내에서 움직이면 약속된 수익을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입니다. 그러나 가격이 계약 내 명시된 범위를 벗어나게 된다면 원금을 전부 날릴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어요.
* DLS 는 주가지수나 주식이 아닌, 이자율(금리), 환율, 원자재(석유, 곡물, 금, 은 등), 신용과 같은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상품입니다.
* 주가지수, 주식이 기초자산으로 한정되어 있는 상품은 주가연계증권(ELS)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투자금의 70%는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 30%는 선물 옵션 등에 투자합니다. 주식보다는 위험률을 낮게 가져가고 예금보다는 수익을 높게 가져가는 구조라고 보시면 돼요. 하지만 원금 보장이 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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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국채 DLS, 왜 문제가 된 걸까요?
이번에 논란이 된 ‘독일 국채 DLS’ 는 10년 만기 금리에 연동되어 있습니다.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두고 설계된 상품이라 보시면 되는데요.
독일은 유럽에서도, 전세계적으로도 ‘경제 강국’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은행도 이 상품을 팔 때 “독일이 망하지 않는 이상 원금 손실 가능성은 없어요.”라고 했던 것이죠.
이 상품이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서는 금리가 마이너스 구간에 들어서면 안 되는데요. 독일 국채 연계 DLS 의 경우 일정 기간 금리가 -0.2% 포인트 이상이면 연 4.2% 수익이 보장되지만, -0.7% 포인트 이하로 떨어지면 원금 전액을 날리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이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들이 “설마 독일 금리가 마이너스 이하로 떨어지겠어?”라고 생각하고 이 상품에 최고 몇 억원의 자금을 투자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유럽 국가의 금리는 마이너스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가 -0.7%대를 기록했고, 스위스의 10년 만기 국채도 -1.1%대까지 떨어진 상황이에요.
또한 유럽중앙은행(ECB)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면서 세계 금리는 하락 추세입니다. 설마했던 상황이 순식간에 찾아온 것입니다.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까지 내려갔는데도, 금융 기관은 왜 매입한거죠?
독일은 지난 7월, 국채 30년 만기 신규발행 입찰에서 사상 최초로 이율없는 제로 쿠폰으로 발행했습니다. 이 때문에 발행 금액은 목표치였던 20억 유로의 절반에도 못 미쳤어요. 현재 해당 국채 금리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2019년 기준)
30년 동안 받을 수 있는 이자도 없고 오히려 마이너스인 이 국채를, 투자자들은 왜 매입하는 것일까요? 이유는 ‘국채는 안전자산’ 이라는 기본적인 특성 때문입니다.
전 세계 대형 금융기관들은 자산의 일부분을 반드시 ‘안전자산’으로 보유해야 합니다. 금융회사가 고객이 맡긴 돈 전부를 위험자산에 투자하면 대규모 금융위기가 촉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 중 하나로 꼽히는 독일 국가의 채권이 금융기관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이고요
또다른 이유는 국채로 얻어지는 ‘수익‘ 때문인데요. 국채는 이자가 없더라도, 나중에 금리가 하락하면 가격은 상승하기 때문에, 여기서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국채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죠. (주식과 비교해본다면 ‘배당금’과 나중에 주가가 오를 경우 ‘차액으로 인한 수익’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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