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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스토리를 잘 써보고 싶으세요?

by 토스

토스 머니스토리 공모전의 접수 마감일이 다가오고 있어요. 오늘은 단편 에세이와 단편 만화로 참가를 준비 중인 분들을 위해 소중한 꿀팁을 준비했습니다.

에세이는 정해진 형식 없이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체험을 쓴 산문을 뜻해요. ‘나도 쓸 수 있을까' 싶을 때 어원을 살펴보면 어쩐지 용기가 납니다. 에세이(essay)를 낳은 프랑스어 essayer는 ‘시도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거든요.

시도에 앞서 어떻게 하면 나의 돈 이야기를 에세이로 잘 쓸 수 있을지, 먼저 내공을 쌓아온 선배들에게 물었습니다. ✱에세이 팁이지만 만화로 풀어내는 데도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입니다.

Q. 머니스토리를 잘 써서 공모전에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장강명: 같은 에피소드를 쓰더라도 괴팍할 정도로 솔직해져보기

에세이는 쓰는 사람의 매력이 드러나는, 그런 매력을 드러내야 하는 장르라고 생각해요. 뻔한 사람에게 단번에 흥미가 가기는 어렵지요. 통통 튀는 개성이 있는 사람, 어쩌면 조금 괴팍하더라도 독특한 사람에게 눈길을 더 줍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개성을 꾸미려 들면 억지스러워서 오히려 역효과가 나게 됩니다.

결국 정답은 ‘솔직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 깊이 들여다보면 남다르고 괴상한 존재들입니다. 그런데 그런 마음 깊은 곳에 있는 남다름을 드러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세상의 보편적인 기준에서 벗어나는 일이 두려워서이기도 하고, 자기 자신의 괴상함을 그때까지 제대로 탐구하지 않아서이기도 합니다. ‘당신의 개성은 이미 당신 안에 있다, 억지로 꾸미려 하지 말고 내면의 이상한 구석을 잘 드러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남형도: 진짜 마음을 담아, 나만 잘 쓸 수 있는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써내기. 그리고 짧은 문장으로 하나의 메시지만 담기.

다섯 가지 키워드를 당부하고 싶어요. 첫 번째는 '믿음'입니다. 자신감을 가져요. 누가 뭐래도 내 삶에서 내가 겪은 내 이야기잖아요. 이건 나밖에 못 쓴다고, 나보다 잘 쓸 사람은 없다고 믿어요. 거꾸로 생각하면 이래요. ‘나만 잘 쓸 수 있는’ 이야기 소재를 찾을 것.

두 번째는 '디테일'입니다. 쓰는 사람은 그 이야길 다 알지요. 하지만 그걸 보는 이는 처음 읽잖아요. 그러니까 자세히 보여주고 설명해주는 게 필요해요. 명심해요. 최대한 구체적일수록 상황이 잘 그려지고, 공감이 간다는 걸.

세 번째는 '진짜 마음'이에요. 누군가의 마음을 울리는 건 오직 진심이지요. 공모전에 당선되고픈 마음은 잘 알지만 조금 내려놓고요. 대신 가득 채워요. 이 이야기가 알려져 이름 모를 누군가를 진정 돕고 싶다고. 그런 마음으로 글을 써보세요.

네 번째는 '하나의 메시지'죠. 뭘 전하고 싶은지 딱 하나만 정해요. A, B, C가 있다면 가장 담고픈 것 하나만 남기고 다 버려요. 이것저것 합쳐 ‘종합선물세트’를 만들지 마세요. 다 읽고 딱 하나만 남으면 충분합니다. 그래야 선명해져요.

마지막 키워드는 '짧고 쉬운 문장'입니다. 문장은 간결하게 씁니다. 한 문장엔 딱 하나의 의미만 담아요. 다 쓰고 입으로 읽어보세요. 호흡이 가쁘다면, 그 문장은 수정이 필요합니다. 퇴고를, 각기 다른 시간에 충분히 해서 문장을 고쳐보세요.

홍인혜: 모두가 알고 있지만 정돈해보지 못한 생각을 나만의 인사이트로 담기

저는 에세이스트이면서 생활 만화가입니다. 어떤 만화는 쉽게 산화되지만 어떤 만화는 10년이 지나도 짤이 낡을 정도로 돌아다닙니다. 이 차이는 어디서 비롯될까요?

에세이의 엣지는 ‘통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몸담았던 광고업계에서는 ‘인사이트‘라는 말을 자주 썼어요. ‘이 카피는 인사이트가 부족해‘, ‘주신 콘셉트의 인사이트가 좋네요’ 같은 식으로요.

한 광고인은 인사이트를 이렇게 규정했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지 모르는 것’. 우리는 어떤 정보를 알고 있고, 자신이 그걸 안다는 것도 알고 있죠. 이를테면 ‘SNS를 오래 들여다보면 내 인생만 노잼 같다’는 감정을 떠올려보세요. 모두가 이 감정을 뻔히 알고, 스스로도 그 앎을 인지하고 있기에 이런 발견에는 울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SNS에는 남의 인생 하이라이트만 올라오지만, 내 인생은 올타임으로 노잼 파트까지 견뎌야 한다‘고 표현했다면 어떨까요. 이는 실제로 제가 그렸던 만화 내용인데요. 대단한 통찰은 아니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분들이 공감해 주셨습니다. 사실 이 인식은 모두가 ‘알고 있는’ 생각이죠. 그러니까 ‘나도 그래!‘라고 무릎을 치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갈무리해서 정돈해볼 생각은 안 해봤던 겁니다. 말하자면 자신이 알고 있는 걸 몰랐다고나 할까요?

저는 이런 인사이트, 즉 통찰이 에세이를 빛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15년 넘게 그린 만화 중에서도 인사이트가 탁월했던 것들만 아직도 살아남은 것을 보면 말이지요.

이연: 대나무숲처럼 털어놨다면, 퇴고하며 밸런스 맞추기

처음에는 제대로 솔직해야 돼요. 아니면 글을 시작하기도 전에 할 말이 없습니다. 우리가 어려운 어른을 만났을 때를 생각해보면 좋아요. 어쩐지 무슨 말만 해도 혼낼 것 같은 사람이라면 그냥 가만히 있고 싶잖아요? 글도 마찬가지예요. 내가 할 말이 없어 막막하다는 건, 아직 백지가 편하지 않다는 거예요.

저는 그래서 늘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글을 쓰곤 합니다. 혹은 나를 모르는 사람이 가득 찬 어느 카페도 나쁘지 않고요. 그런 곳에서 이건 나만 보니까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입니다. 백지가 아니라 대나무숲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면 무슨 말이든 시작할 수 있게 되고, 그것만으로도 반은 성공한 셈이에요.

퇴고할 때는 반대로 적당히 솔직하려고 해요. 이번엔 아주 가까운 친구나 연인을 생각해보자고요. 뭐든 다 털어놓을 수 있는 사이지만, 간혹 내가 너무 많은 얘기를 하면 감당하기 어렵거나 피로할 수도 있겠죠? 글쓰기도 결국 글로 말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너무 큰 솔직함은 되레 부담으로 다가가거든요. 그래서 저는 처음에는 아주 솔직한 글을 털어놓은 뒤 나중에 문장을 시원하게 도려내며 수위 조절을 합니다. 그러면 솔직함과 담백함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더라고요.

Q. 토스 머니스토리 공모전에 참여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으세요?

이연: 유튜버의 길로 이끌어준 우연한 발견, ‘나의 소득 파이프라인 발굴기'

28살 백수 겸 프리랜서 시절, 원데이 클래스를 했었어요. 에코백에 그림을 그려서 나만의 에코백을 만드는 클래스였죠. 나름 우수 클래스에 선정되고, 가르치는 것에 대한 재능도 깨달았어요. 근데 너무 힘들더라고요. 일단 낯선 사람을 만나기 위해 먼 거리를 매일 다니는 것 자체가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그리고 1인당 수업료를 2만 원 정도 받았기 때문에 한 달 먹고 살 돈을 벌려면 정말로 일을 많이 해야 했어요. 예약이 잡히는데 행복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 당시에 클래스를 하며 이런 일은 다신 안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지점이 중요한 것 같아요. 내가 어떤 일과 잘 안 맞는다면 왜 안 맞았을까? 다른 일이 하고 싶었다면 그 일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을 부러워하나? 저에게 온갖 질문을 던졌거든요. 저의 대답은 유튜브였어요. 그림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은 여전했고, 그걸 직접 만나지 않고 영상으로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 유튜브를 해볼까? 이런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죠. 처음부터 내게 맞는 일을 바로 찾을 수는 없어요. 대신 이것저것 여러 파이프를 만져보며 내게 맞는 것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싫은 일 해보는 거, 저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홍인혜: 나를 잘 기르기 위해 필요한 어른들의 교육비에 관하여… ’소비 일기'

저는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기타도 치고 동영상 편집도 하는 취미 재벌인데요. 많은 일에 손대다 보니 종종 이런 질문을 받아요. ‘저도 다채로운 일을 해보고 싶은데 일단 그걸 배우는 데 투자하는 것에 죄책감이 들어요. 말하자면 꽃꽂이 수업 같은 걸 듣고 싶지만 내가 꽃집 차릴 것도 아닌데 돈 들여 배워서 뭐하나, 이런 생각부터 들어요. 루나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질문을 받고 제가 떠올린 답은 ‘성인도 교육비가 필요합니다‘였습니다. 우리는 어린이나 청소년을 위해 교육비 항목을 책정해두고 그 소비를 당연시해요. 자녀를 위해 문제집을 사주거나 학비를 내며 죄책감을 갖진 않잖아요. 하지만 어른이 되고는 스스로를 위해 뭔가 배우는 것을 필수항목이 아닌 일종의 사치로 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스스로의 양육자로서 우리는 자신을 잘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한 달 예산에 주거비, 식비, 구독비 외에 ‘교육비’ 항목을 기본으로 넣어둡니다. 실제로 시인이 되기 위해 시 수업도 수년간 줄기차게 들었고, 최근엔 유튜브를 하겠다고 까불며 동영상 편집 수업도 몇 번이나 들었답니다. 친구들은 이런 저를 ‘사교육의 왕’이라고 놀리지만 그 사교육 하나하나가 제 삶을 어떻게 바꿨는지를 이야기해보고 싶네요.

장강명: 나의 상쾌한 기분도 재테크가 되는 ‘전국 재테크 자랑'

최근에 사소하다면 사소한 태도 한 가지를 바꿨어요. 원래 지하철이나 버스로 갈 수 있는 곳에 택시를 타고 가는 일을 굉장히 꺼렸거든요. 거의 죄책감마저 느끼곤 했습니다. 그런데 ‘무작정 돈을 아낄 게 아니라 몸이 피곤할 때는 그냥 택시를 타는 게 재테크’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전업 작가로 일하고 있는 제 수입을 들여다보면 결국 그 원천이 제 몸이더라고요. 글을 쓰건, 강연을 하건, 방송에 출연하건. 저라는 사람을 하나의 기업으로 본다면 그렇게 돈을 벌어오는 부서를 우대하고 다른 스태프 조직의 지원을 받게 해야겠지요. 제 몸을 편하게 만들고 상쾌한 기분을 지니게 하는 게 제 가계경제의 생산성을 높이는 일인 셈입니다. 그런 생각과 함께 ‘재테크’의 개념에 대해서도 전과 달리 바라보게 되었고, 어쩌면 그 개념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 깨달음을 에세이로 풀어보고 싶습니다.

남형도: 버스에서 마주친 천 원짜리 ‘소중히 여기는 마음’

지난해 늦겨울이었어요. 부산에 여행 가서 시내버스를 탔지요. 사람이 꽉 차서 서서 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정류장에선가 할머님 한 분이 타시더라고요. 한 손엔 짐도 들고요. 그런데 여전히 자리가 없는 거예요. 흔들리는 버스를 보며, 제 마음도 조마조마했지요. 그런데 자리에 앉아 있던 한 중년의 여사님께서 일어나며 말씀하셨어요. “넘어지면 다칩니더, 여기 앉으이소.” 할머님은 덕분에 편안히 앉아 가셨죠.

잠시 후 여사님이 내릴 준비를 하자, 할머님께서 작은 가방을 뒤적이는 거예요. 그러더니 꼬깃꼬깃한 천 원짜리 한 장을 여사님께 건네셨어요. 뭐라도 사 먹으라고, 안 받겠다고 실랑이가 이어졌습니다. 한겨울 버스가 왜 그리 따뜻하던지요. 무심해 보이는 돈이 쓰는 이의 마음에 따라, 따뜻해진다는 걸 믿어요. 그때의 이야기와 저의 마음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란 주제로 풀어내고 싶어요.

토스 머니스토리 공모전: DRAFT 2023은 4월 2일 일요일 밤 접수가 마감됩니다. 여러분의 시도를 응원합니다.


Edit 주소은 Graphic 조수희, 엄선희 – 해당 콘텐츠는 2023.3.15.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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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새로운 차원의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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