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자동차, 제2의 전성기가 돌아왔어요

by 박지수

🔖 이번 주 경제 용어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기와 가솔린 모두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자동차를 말해요.

영화 〈라라랜드(La La Land)〉 보셨나요? 엠마 스톤이 연기한 ‘미아'와 라이언 고슬링이 연기한 ‘세바스찬'이 파티에서 우연히 마주치는데요. 세바스찬이 파티장을 나서며 미아를 발견해요.

관심없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던 미아는 그 자리를 빠져나가기 위해, 대뜸 세바스찬에게 자신의 차 키를 찾아달라 외치는데요. 세바스찬이 못 이기는 척 “무슨 차냐?”고 묻자, 미아가 “프리우스"라 답해요. 그런데 거기에 빼곡하게 걸려있는 자동차 키의 대부분이 ‘프리우스'인 거예요. 미아는 아차 싶었는지 “녹색 리본이 달린 프리우스 키"라 다시 말해줍니다.

이 장면에서 미국인들이 프리우스를 정말 많이 타나보다 했었는데요. 실제로 프리우스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하이브리드 자동차입니다. 도요타에서 1997년 출시한 차로, 내연기관차의 장점과 친환경 자동차의 장점을 잘 버무려 만들었어요.

출시 초기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념이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아 잘 팔리지 않았는데, 대대적인 홍보/마케팅을 통해 1999년에 3만대가 넘게 팔리는 쾌거를 이뤘다고 해요.

이후 상품성을 더 높여 2015년엔 누적 판매량 361만대를 기록했고요. 영화 〈라라랜드〉의 배경을 2000년대 중반 즈음으로 예상해 본다면, 프리우스의 전성기였으니 너도나도 탔을 법 하죠.

영화 〈라라랜드〉 스틸컷

하이브리드(hybrid)는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요소를 둘 이상 뒤섞는다는 말이에요. 즉,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두 가지 이상의 동력원을 사용하는 자동차를 말해요.

일반적으로 전기 모터와 내연기관 엔진을 함께 사용하여 경제적이면서도, 배출 가스가 적어서 친환경 자동차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경제적인 이유는 전기 모터와 내연기관 엔진이 적절하게 조화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차 시동을 걸거나 느린 속도로 달릴 땐 전기 모터만을 이용합니다. 이 때는 전기 모터가 차량을 구동하고 엔진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연료를 아낄 수 있어요.

달리는 속도가 높아지면 엔진과 전기 모터가 함께 작동하는데요. 엔진이 차량을 구동하고 전기 모터는 보조 역할을 하면서, 더 효율적으로 주행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는 외부에서 충전할 필요 없이 브레이크를 밟을 때 등의 기회로 충전할 수 있어요. 또한 자동차 무게 중심 부분에 배터리가 위치해 있어서 코너링이 안정적이며, 전기 모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소음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배터리 무게 때문에 주행 성능이 저하될 수 있고, 배터리 수명이 다하면 교체해야 해서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도 있어요.

(사진 = Reuters)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친환경 차량에 속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 세금 감면
    • 자동차 취득세 감면: 최대 40만 원까지 감면 (연장 법안이 통과되면서 2024년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됨)
    • 개별소비세 감면: 개별소비세액이 100만 원 이하일 경우 전액, 100만 원 초과할 경우 100만 원 감면
  • 주차비 할인
    • 서울시: 공영주차장 50% 할인, 대중교통 환승 주차장 80% 할인
    • 전국: 14개 공항 주차장에서 50% 할인
  • 통행료 면제
    • 서울 남산 1호, 3호 터널의 혼잡통행료 2천 원 면제
  • 차량 2부제 제외
    • 공무원, 공공기관 근로자 대상으로 시행중인 차량 2부제에서 제외

사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친환경 자동차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나라마다 다른 입장이에요. 우리나라와 일본은 친환경차로 분류하지만, 미국과 유럽은 친환경차로 분류하지 않거든요.

우리나라도 이르면 2025년부터 친환경차(저공해차)에서 제외될 수도 있는데요. 이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기 때문에 아직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으로 봤을 때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전기차보다 13~20% 정도 많은데, 내연기관차 대비해서는 25% 정도 적거든요. 내연기관차보다 이산화탄소를 훨씬 적게 배출하는데도 친환경 자동차로 볼 수 없다는 관점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망했다던 하이브리드차, 이젠 '대세' (머니S 2024.3.15)

'대세'로 자리한 하이브리드차(HEV)는 한동안 전기차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다. 전기 모터와 배터리가 탑재되지만 엔진을 보조하는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을 하루라도 빨리 퇴출하려는 세계 각국의 움직임 속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설 자리는 없었다.

현재는 역설적으로 전기차 일변도 정책이 하이브리드차 보급에 일조했다. 그동안 전기차는 각국의 정책적 지원을 등에 업고 폭풍 성장을 거듭해왔는데 판매가 급증하면서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고 이는 전기차 구입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역성장하며 전기차의 한계를 드러냈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핵심요소를 합한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관심으로 모인 배경이다. 과거 디젤차가 많이 팔렸던 건 뛰어난 연료 효율과 적은 탄소배출량 때문이었다. 현재는 하이브리드차가 디젤차를 대체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전년 대비 1.1% 줄어든 16만2000대였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차는 전년 대비 42.5%나 늘어난 39만1000대를 기록했다. (중략)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전기 모터를 활용해 내연기관 엔진의 한계를 극복하며 20세기 자동차 산업에 혁신을 가져왔던 존재입니다. 하지만 환경 규제 강화와 함께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며 인기가 다소 감소했었어요.

최근 전기차 시장이 침체기를 맞으며 전기차 수요가 급감하게 되었는데요. 그 이유는 1) 각국 정부의 보조금 삭감, 2) 전기차의 높은 가격, 3) 짧은 주행거리, 4) 충전 인프라의 불편함 등이었습니다. 이에 소비자들은 다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요.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고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GM, 포드, 폭스바겐, 벤츠, 현대 등 자동차 제조사들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생산을 더욱 확대하고 있습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콘텐츠: 전기차 시장, 지금 어디쯤 와있을까?

  • 내연기관차: 연료를 연소시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변환하여 자동차의 바퀴를 구동하는 자동차를 말해요. 지금까지도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탄소를 다량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각국 정부는 친환경 자동차 보급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량(PHEV): 하이브리드 자동차(HEV)와 달리 외부에서 전기를 충전할 수 있어요. 이 덕분에 전기만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하이브리드 자동차보다 더 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친환경 자동차: 에너지 소비 효율이 우수하고 무공해 또는 저공해 기준을 충족하는 자동차예요. 전기자동차(EV), 태양광 자동차(PV), 하이브리드 자동차(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량(PHEV), 수소 연료 전지 자동차(FCEV) 등이 있습니다.

Edit 금혜원 Graphic 조수희 함영범

해당 콘텐츠는 2024.3.21.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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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누구나 경제 공부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자 경제 교육 기업 래빗스쿨을 창업했다. 일상 재테커를 위한 안내서 '래빗노트'를 발행하고, 핵심과 맥락을 이어주는 '신문읽기특훈'을 진행하고 있다. 철학과 역사, 드라마를 좋아하며 성실과 노력은 ‘운’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오는 삶을 믿는다. 『나의 꿈 부자 할머니』 『60일 완성 무조건 모이는 돈 버는 습관』 『어려웠던 경제기사가 술술 읽힙니다』 등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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