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넘어도 현역, 슈퍼에이저 (Super-Agers)로 사는 법
ㆍby 박지수
🔖 이번 주 경제 용어 슈퍼에이저
Super(뛰어난) Agers(고령층) 이라는 말로, 80살이 넘어도 뛰어난 인지 능력과 기억 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말해요.
‘슈퍼에이저 (Super-Agers)’ 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80세 이상이지만 뇌 나이는 50대 정도로, 본인의 실제 나이보다 훨씬 젊은 수준의 인지·기억 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말하는데요. 슈퍼에이저는 80세가 넘어도 인생 후반기를 즐겁고 활기차게 보낼 수 있습니다.
슈퍼에이저는 2007년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의과대학 알츠하이머 질환센터 연구진이 처음 만든 용어인데요. 당시 연구에 따르면 슈퍼에이저 노인의 뇌는 일반 노인의 뇌보다 피질 부위가 매우 두껍고,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과 연관있는 신경 섬유 개수도 90% 가까이 적었다고 합니다.
또한 스페인 마드리드 공과대학교 임상 신경과학과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 내용에 따르면, 슈퍼에이저는 일반인보다 운동능력과 관련된 뇌의 회백질이 더 많다고 해요. 이런 차이는 크고 작은 생활습관에서 비롯되는데요. 중년기부터 일상 속에서 계단 오르기, 정원 가꾸기 등 신체적 능력을 요구하는 활동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꾸준한 신체 활동은 뇌로 가는 혈류량을 증가시키며 뇌의 노화를 늦추는 효과가 있는 것이죠.
유전적인 부분도 영향을 미치지만, 건강한 생활습관과 꾸준한 신체 활동 또한 슈퍼에이저로서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연구들입니다.
최근 슈퍼에이저가 많아지고 있어요. 80살이 넘었는데도 열심히 일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93세)과 조지 소로스(93세),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81세)이 대표적이고요. 우리나라엔 가천대 이길여 총장(91세), 이시영 의학박사(89세) 등이 있어요. 슈퍼에이저의 대표적인 예시인 분들이라 할 수 있겠죠.
사실 워런 버핏의 식습관은 매일 아침 맥도날드 맥모닝을 먹고, 콜라도 즐기는 등 건강식과는 거리가 먼데요. 그의 평소 생활 습관을 보면 치열한 투자 세계에서 오래도록 살아남은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8시간 정도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오전 7시 전 일찍 일어나 매일 신문을 읽고 개장 시간 맞춰 출근해요. 책을 많이 읽는 것은 물론 소셜미디어는 전혀 하지 않아요. 수시로 투자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만큼 투자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고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것이죠.
지난 해 5월 그는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 대한 견해와 삶의 가치관을 공유했는데요. 인생에서 큰 실수를 어떻게 피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본인의 부고 기사를 미리 써보고, 그 내용에 맞게 살도록 노력하라"는 답변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말 100세를 넘겨 숨을 거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도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왕성한 활동을 보였어요. 2018년에는 95세였는데도 최신 기술인 인공지능(AI)에 몰두했고, 세계여행을 다니며 연설도 많이 했습니다. 꺼지지 않는 호기심으로 세상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것이 그의 장수 비결이었을 겁니다.
세계 지도자 점점 젊어지는데…대통령 나이도 미국 예외주의? (연합뉴스 2024.1.10)
바이든과 트럼프가 고령에도 정신적 능력이 젊은이들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이른바 ‘슈퍼에이저’ (super-ager)일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두 사람 모두 부모가 80대와 90대까지 생존한 장수가족 출신인 데다 부유한 유력자 집안에서 남부럽지 않게 자랐던 만큼 일반인보다 훨씬 건강한 상태일 수 있어서다.
올섄스키 박사 등은 4년 전 미국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건강상 문제 없이 임기를 완주할 가능성을 95%로 추산했다. 이는 같은 나이대의 미국인이 별다른 문제 없이 4년을 보낼 가능성(82%)보다 13%포인트나 높은 것이었다. 같은 분석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 완주 확률은 90%로 동년배(86%)보다 4%포인트 높은데 그쳤다. 아버지가 알츠하이머병을 앓았고 형제들이 42세와 71세의 나이로 먼저 별세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올섄스키 박사는 올해 대선을 앞두고는 아직 관련 연구 결과를 공식적으로 내놓지 않았다. 그는 지난 7일 정치전문매체 더힐 인터뷰에서는 "(바이든이) 2기 임기를 버텨낼 확률은 동년배보다 10%포인트 가량 높아 75%에 가까운 수준이다. 그보다 약간 못하긴 하지만 트럼프와 관련한 전망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중략)
그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속한 선진국들에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젊은 나이에 대통령이나 총리직에 오르는 양상을 보여왔는데요. 미국은 70세 이상의 도널드 트럼프, 조 바이든이 최근의 대통령 직을 수행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두 사람이 연달아 미국 대통령이 된 건 이례적이라 보기도 했어요.
올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열립니다. 지금 각 정당에서 후보를 뽑기 위해 경선을 하고 있는데요. (1/23 시작, 6/8까지 계속될 예정) 민주당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앞서고 있고,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고 있습니다. 이번 미 대선에서도 두 사람이 유력 후보로 등극한 셈이죠. 이 둘은 4년 전에도 대선에서 맞붙었었는데요. 다시 한 번 대결을 펼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나이를 우려하고 있어요. 바이든 대통령은 역대 미국 최고령 대통령으로 81세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77세거든요. 올해 2월 ABC/입소스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6%는 바이든이, 62%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에 너무 늙었다 답했어요.
이들 중 누가 대통령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년 1월부터 임기 4년을 수행한다면 각각 85세, 81세까지 대통령 업무를 해야 합니다. 이들이 슈퍼에이저라서 워런 버핏처럼 90대까지도 멋진 인지 능력과 삶의 경험과 지혜를 보여준다면 정말 좋겠지만요.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옥토제너리언(Octogenarian): 라틴어 숫자 octo(8)와 generis(세대)가 합쳐진 단어로, 80세 이상의 사람을 말해요. 단순하게는 연령대를 의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은퇴하지 않고 80대가 넘어서도 일을 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세계적으로 수명이 길어지고 있는 현상에서 자기 관리를 통해 꾸준히 현업을 하는 80대가 증가하면서 주목받고 있는 용어예요.
- 그레이네상스(greynaissance): 그레이(grey)와 전성기(renaissance)의 합성어로 고령화 사회의 도래에 따라 노령층이 주요 소비층으로 산업 시장을 주도하는 것을 말해요.
- 에이지즘(Ageism·연령차별): 나이를 이유로 차별하는 사상이나 태도, 행동 등을 나타내는 용어예요. 특히 노인에 대한 차별 행동을 가리킵니다.
Edit 금혜원 Graphic 조수희 함영범
해당 콘텐츠는 2024.3.14.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누구나 경제 공부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자 경제 교육 기업 래빗스쿨을 창업했다. 일상 재테커를 위한 안내서 '래빗노트'를 발행하고, 핵심과 맥락을 이어주는 '신문읽기특훈'을 진행하고 있다. 철학과 역사, 드라마를 좋아하며 성실과 노력은 ‘운’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오는 삶을 믿는다. 『나의 꿈 부자 할머니』 『60일 완성 무조건 모이는 돈 버는 습관』 『어려웠던 경제기사가 술술 읽힙니다』 등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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