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현상 지속, 지금은 여러가지 이유가 복잡하게 얽혀있어요

by 박지수

🔖 이번 주 경제 용어 킹달러

이번 주 경제 용어는 글로벌 경제를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예요.

달러가 강세인 상황으로, 달러의 힘이 세지는 것을 말해요.

올해 들어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 중입니다. 지난 4월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할 정도로 가파르게 상승한 뒤, 외환 당국의 시장 개입으로 1,300원대 중후반대로 내려오면서 안정을 찾는 듯 싶었는데요. 최근 달러 값이 다시 상승하면서 현재(2024.7.11.기준)는 1달러를 구매하기 위해 약 1,390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1,350원을 넘는 것은 경제적으로 위험한 수준으로 여겨집니다.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 원화가 크게 평가절하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적이 있기 때문인데요. 당시 환율 수준이 1,300원~1,400원 사이였고 특히 2008년 금융 위기 때엔 1,400원 대까지 폭등했습니다. 이 때의 경험으로 1,350원이 넘으면 경제적으로 위험한 수준이라 인지하게 되는 것이죠.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다 조금 잠잠해지나 싶었는데, 다시 두 달 만에 1,400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상승했습니다. 이는 수출입 뿐만 아니라, 소비·투자·여행 등 다방면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에요.

대체 왜 달러가 오르는 걸까요?

4월에 달러가 강세였던 이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 때문이었습니다. 생각보다 미국의 물가가 끈적거리며 3% 대에 달라붙어 내려오지 않았고, 고용 시장도 활발해지고 뜨거워졌기 때문에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은 9월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심지어 일부 분석에서는 연준이 올해 추가 인상 없이 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야 시중에 통화가 풀리면서 통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는데요. 이 기대감이 하락하며 당시 달러 가치가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이유는 4월보다 좀 더 복잡합니다. 여러 나라가 각자의 이유로 금리를 관리하고 있는데 달러 가치가 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어요.

1.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최근 캐나다·유럽연합(EU)·스위스·스웨덴 중앙은행이 미국보다 먼저 기준금리를 인하했습니다. 이는 자국 경기가 침체될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는데요.

통화 가치 하락은 각오해야 했습니다. 주요 6개 통화(유로, 일본 엔, 영국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 값은 상승해서 105*를 넘겼어요. * 통상적으로 달러 인덱스 값이 100을 초과하면 강달러, 100보다 낮으면 약달러라고 부릅니다.

2. 일본 엔화 약세 가속

일본은 지난 3월, 17년 만에 첫 금리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하지만 엔화 약세는 지속되고 있는데요. 일본 은행이 미국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소식만 기다리며, 적극적으로 금리 추가 인상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 부채가 많은 일본의 경우 금리가 오르면 이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부담이 커요. 금리를 올리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일본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를 팔면? 다시 채권 금리가 올라 달러 강세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죠. 이에 따라 당분간 엔저 현상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습니다.

3. 동아시아 지정학적 불안

달러·위안화 환율은 지난 해부터 중국 당국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달러당 7위안'을 넘긴 상태입니다. 중국의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 이상으로 오르는 것을 포치(破七) 상태라 하는데요. 한동안 포치 상태로 머무를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중국 경기가 살아나지 못한다면 위안화 가치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러시아는 아직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이고,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기에 국제 정세에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7월도 킹달러 여진 지속…고환율 수혜주 담아라 (이데일리 2024.7.2)

화장품과 반도체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것은 고환율 기조 전망 속 수출 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환율 국면에서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의 경우 달러 강세에 따른 매출 증가와 환차익을 누릴 수 있는데, 최근 환율이 상승 기조를 보이면서 수출주에 대한 매수세가 확대했다는 판단이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6원 오른 1379.3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중순 1370원 초반대 수준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이다.

증권가에선 고환율 기조가 이달에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점친다. 엔화와 유로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지며 달러 강세를 지속 부추길 것이란 이유에서다. 엔화 약세는 일본은행(BOJ)의 추가 긴축 조치가 지연되고 있는 데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퇴진 위기가 가시화한 게 주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에선 기대를 밑도는 경기 회복 흐름과 조기 초선을 치르는 프랑스와 영국에서 극우 세력 돌풍에 따른 정치 불안 우려가 유로화 약세의 동인이 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와 유로화의 추가 약세 시 원·달러 환율의 1400원대 진입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일시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략)

달러와 원화의 관계를 간략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달러 강세 = 원화 약세 = 원·달러 환율 상승
  • 달러 약세 = 원화 강세 = 원·달러 환율 하락

원·달러 환율이 1,250원에서 1,400원으로 상승했다는 것은 1달러를 구매하는 데 더 많은 한국 원화가 필요하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전에는 1달러를 1,250원에 구매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1,400원을 지불해야 하는 거죠. 반대로 미국에서 1달러를 벌어와서 국내에서 환전했을 때, 예전에는 1,250원만 받았지만 지금은 1,400원을 받게 됩니다.

즉, 환율 상승은 수출 기업에는 유리할 수 있지만 수입 기업에는 불리하며 물가 상승을 불러올 수 있어요.

환율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투자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투자로 얻는 수익이 원화로 지급되는데, 환율이 상승하면 외화로 환전했을 때 받는 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투자를 회수할 우려가 높아요.

그나마 수출 중심 기업은 달러를 벌어와서 높은 가격으로 환전할 수 있으니까 실적이 좋아질 수 있는데요. 이런 주식에는 외국인 투자자도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기사 내용처럼 최근 화장품과 반도체 관련 주식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고환율 기조 전망 속에서 수출이 늘어나면 그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에요. 고환율은 수출 중심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주고, 환차익도 얻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당분간 달러가 대세 상승기에 접어든다면 화장품, K-식품, 반도체, 자동차 같은 수출 중심 기업의 주식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좋겠습니다.

  • 환율 방어: 외환시장에서 급격한 변동으로 인해 자국 통화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중앙은행이나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여 인위적으로 환율을 안정시키는 것. 구두 개입은 말로 외환 시장 불안이 지속되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를 주는 것이고, 직접 개입은 외환당국이 외환 시장에서 달러를 팔거나 사들이는 것이에요. 사실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수 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습니다.
  • 통화 스와프(Swap): 두 국가가 서로 다른 통화를 교환하고, 일정 기간 후에 다시 원래의 통화로 교환하는 거래.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국제무역의 원활한 거래를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에요.
  • 외환당국: 외환시장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역할을 하는 기관. 우리나라에선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그 역할을 해요.

Edit 금혜원 Graphic 조수희 이동건

박지수 에디터 이미지
박지수

누구나 경제 공부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자 경제 교육 기업 래빗스쿨을 창업했다. 일상 재테커를 위한 안내서 '래빗노트'를 발행하고, 핵심과 맥락을 이어주는 '신문읽기특훈'을 진행하고 있다. 철학과 역사, 드라마를 좋아하며 성실과 노력은 ‘운’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오는 삶을 믿는다. 『나의 꿈 부자 할머니』 『60일 완성 무조건 모이는 돈 버는 습관』 『어려웠던 경제기사가 술술 읽힙니다』 등 다수의 책을 썼다.

필진 글 더보기
0
0

추천 콘텐츠

지금 인기있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