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세계를 여행하는 초심자를 위한 안내서

by 손현

마지막으로 비행기를 탄 게 언제인가요? 개인적으로는 장거리 비행 특유의 환경을 좋아합니다. 기체가 내는 소음으로 시끄럽고 인터넷도 쓸 수 없지만, 제한된 상황에서 오히려 독서에 몰입하거나 생각을 정리할 때도 있으니까요. 어마어마하게 큰 비행기를 운전하는 조종실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황두진 건축가는 매거진 《B》 편집부와의 인터뷰에서 삶의 가르침을 준 인물을 묻는 질문에 “엉뚱하지만 비행교관”이었다고 답한 적이 있습니다. 그가 비행교관에게 배운 교훈은 세 가지입니다.

1. 이론보다 실전. 직접 몸을 움직여 배우는 게 중요하다.

2. 해당 업계의 사람을 알아야 한다. (“좋은 파일럿이 되려면 항공이라는 분야를 아는 게 중요하고, 결국은 항공 분야의 사람을 만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세 번째 교훈이 가장 중요했다고 회상합니다. 비행기를 조종할 때 눈앞의 계기판만 뚫어지게 보고 있던 그에게 교관이 이렇게 말했다고 하죠.

3. “비행은 두리번거리면서 하는 거야. 집중하지 마.”

“당신은 지금까지 집중해왔을 것이다. 그런데 연료계만 보고 있으면 앞의 비행기와 충돌한다. 주변만 보고 있으면 연료가 떨어져서 추락하고. 파일럿은 그래서 끊임없이 여러 곳을 살펴야 해.” 그게 상황 인식(situational awareness)이에요. 사회생활하면서 엄청나게 도움이 돼요. 지금도 일상에서 가장 큰 도전은 주변 시야와 집중 시야를 동시에 가지는 겁니다.

– 매거진 《B》 편집부, 《잡스 – 건축가: 빛과 선으로 삶을 그리는 사람》 황두진 인터뷰 중, p.139

‘상황 인식’은 제1차 세계대전 때 나온 개념으로, 시간과 공간 및 전체 맥락을 이해한 뒤 현재를 파악하고 미래 상황을 예측하는 일을 의미합니다. 공군의 필수 자질 중 하나이기도 하죠. 황두진 건축가는 인터뷰에서 이런 개념 자체가 있다고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요. 상황 인식은 곧 “프로젝트와 자기 사이의 거리를 끊임없이 다양하게 조율할 수 있는 능력”과도 연결되고요.

저는 직업적으로 경제와 금융 관련 콘텐츠를 매일, 다양한 경로로 접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제 뉴스를 읽다 보면 한창 터뷸런스를 통과하는 비행기 속에 있는 느낌이 들곤 하죠. 시장은 미국 연준의 발언이나 기업의 실적 발표에 따라 종종 요동치고, 개인들은 원인도 모른 채 흔들림을 경험하니까요. 상황 인식은 비행기 조종사뿐 아니라 고도화된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필요합니다.

8월 중순부터 시작하는 토스피드의 새로운 시리즈들은, 세 가지 키워드에 주목하려 합니다.

  1. 부동산
  2. 해외 비즈니스 트렌드
  3. 리스크 관리


지금은 무주택자, 1주택자, 다주택자 모두가 기분 나쁜 부동산의 시대라고들 하죠. 단순히 가격이 오르내리는 현상을 넘어, 집값을 움직이는 맥락은 무엇인지, 그동안 현상만 보느라 놓치고 있던 ‘부동산’의 본질을 조망하는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먼저 건설, 부동산 부문의 애널리스트로 활동 중인 김열매 연구위원은 <잘 살고 싶다면 알아야 할 부동산>을 통해 사는(live) 곳인 동시에 사는(buy) 곳이기도 한 부동산을 들여다봅니다. 건설사에 근무하며 도시계획과 인허가 업무를 담당해온 얼랩 저자는 <도시도 다 계획이 있다>를 연재합니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뉴스나 콘텐츠, 공간과 연계하여 도시와 부동산을 말할 예정입니다. 재테크 입문서 《오늘부터 돈독하게》를 쓴 김얀 작가는 20~40대 독자들이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집과 돈에 관한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머니💙하우스>를 준비합니다. 밀레니얼을 위한 부동산 뉴스레터 ‘부딩’의 이영균 에디터가 연재하는 에세이, 부동산 투자를 본격적으로 다룬 시리즈 등도 곧 나올 예정입니다.

팬데믹을 기점으로 주식투자 인구도 크게 늘었죠. 주식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해외 비즈니스 트렌드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 많을 텐데요. 자산운용사에서 주식형 펀드를 운용 중인 김명선 펀드매니저는 주식시장에서 최근 이슈가 된 테마를 투자 관점에서 안내합니다. 그는 <요즘 펀드매니저의 요즘 테마>에서 주로 메타버스, 핀테크, 블록체인, 전기차와 2차 전지 등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또한 쉽고 재밌는 해외 비즈 뉴스레터를 만드는 ‘커피팟’과 제휴하여 <글로벌 비즈니스 라운지>를 준비했습니다. 빅테크와 스타트업, 리테일 시장, 미디어 구독경제, 기후위기 분야의 트렌드를 같이 살펴보시죠.

아직 기본적인 경제 용어가 익숙하지 않다고요? 너무 걱정 마세요. 국방연구원 재정분석연구실에서 일하며 미국과 한국에서 경제학 강의를 해온 김경곤 연구위원이 일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거시경제 용어들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알려드리니까요. <매일 뉴스에 나오던 그 단어>에서는 GDP, 인플레이션, 이자율, 통화정책 등을 다룹니다.

전 세계가 금융 시스템으로 연결되면서 이제는 개인도 국가나 기업처럼 리스크 관리가 필수입니다. 주택금융공사 리스크관리부에서 근무 중인 김동길 팀장은 ‘위기를 겪었고 위기를 다루며 위기를 공부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그가 연재하는 <투자와 인생을 위한 리스크 관리>를 읽으면 내 자산을 어떻게 운용할지, 내 인생을 위해 시간, 건강, 역량 등과 같은 자원을 얼마나, 어느 수준까지 투입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돈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고, 그 이야기를 만드는 것도 사람입니다. 금융과 경제 관점에서 여러분의 상황 인식을 도울 이번 시리즈들은 현업에서 성실히 활동해 온 외부 필진과 함께 합니다. 필진 모두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쉽고 재미있는 금융 이야기를 발굴해 전하며, 재테크 팁만 다루는 공간이 되는 걸 지양’하는 취지에 공감해주신 덕분에 토스피드가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실제로 주식을 시작하면 경제면 기사도 한 번 더 들춰보게 되고, 네이트판이나 쇼핑몰 사이트에서 멈췄던 나의 관심사가 조금씩 확장된다. 그렇게 관심사가 넓어지다 보면 예전이라면 전혀 생각지도 못했을 그룹의 사람들, 또 다른 세계와 만나게 된다. (…)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세계에서 새롭게 만난 사람들과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가는 것은 다른 차원으로 가는 여행이다. 굳이 비행기를 타고 어디로 떠나야만 여행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돈을 공부하며 배웠다. 그렇게 나의 돈 독을 보석 같은 사람들로 채우며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힌 지금도 나는 여전히 낯선 곳을 유랑 중이다.

 

– 김얀, 《오늘부터 돈독하게》, p.160

그럼 토스피드와 함께 즐거운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의견 남기기
손현

토스팀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토스가 더욱 사랑받는 서비스, 신뢰받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나오는 다양한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필진 글 더보기

추천 컨텐츠

거시 경제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