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 AI 분야에도 가장 중요한 질문
ㆍby 커피팟
생성 AI 관련 투자 전쟁은 점점 더 커지고 있어요. 빅테크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는 투자를 줄인 벤처캐피털들이 수백만 달러를 각종 스타트업에 투입하는 중이죠. AI 영역에서만큼은 테크 업계에 찾아온 불황의 기운을 전혀 느낄 수가 없습니다.
이런 새로운 투자는 결국 새로운 수익의 기회를 보고 진행하는 것일 텐데요. 생성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만드는 이들과 이들에 투자하는 이들은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시장을 선점한 빅테크 MS와 알파벳 등의 빅테크는 어떻게 수익을 올릴까요?
생성 AI 분야에 계속 몰려드는 자본
생성 AI는 이제 곧 스마트폰과 클라우드처럼 우리 일과 삶을 구성하는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돼요. 이미 많은 영역에서는 그 활용이 빠르게 자리 잡을 것을 예상케 하고 있죠.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그리고 메타 등의 빅테크 모두가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보는 상황에서 벤처캐피털(VC)들은 새로운 테크 기업들의 탄생을 놓치면 안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오픈AI의 챗GPT를 활용한 MS의 빙과 같은 서비스는 수많은 컴퓨팅 자원이 투입되어야 하므로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과 역량이 풍부한 빅테크 기업들이 AI를 활용한 검색 등의 핵심적인 서비스를 선점할 것으로 예상돼요. 하지만 VC들은 각 산업에서 특정히 필요한 수많은 서비스와 툴이 탄생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죠.
이미 광범위하게 활용이 되고 있는 텍스트와 이미지 서비스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AI 툴을 적용하는 업무 협업 툴이나 음성과 영상 영역에서 새롭게 탄생하는 AI 기반 콘텐츠 제작 및 편집 툴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일 테고요. 이런 서비스를 만드는 스타트업들은 곧 빅테크를 비롯한 큰 기업에 인수되는 그림도 그릴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죠.
수익화 실험도 계속 진행
앞으로 생겨날 많은 개별 서비스들이 수익을 낼 방법으로 예상되는 사업 모델은 현재 존재하는 사업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바로 서비스에 광고를 붙이는 방식과 서비스 이용료를 부과하는 구독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죠.
대표적인 업무 협업 툴로 자리 잡은 노션(Notion)은 지난 주에 월 10달러를 부과하는 노션 AI를 내놓았는데요. 자동 완성과 요약 등을 더 빠르고 매끄럽게 해주면서 편집을 도와주는 이런 툴이 어떤 반응을 얻는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노션과 같이 새로운 기능을 내놓는 시도를 하는 서비스들이 나오는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이고요.
생성 AI에 기반하는 툴이 각종 서비스에 유용한 기능으로 자리 잡으면서 확산하리라고 보는 것은 해당 서비스가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죠. 초기 시장에서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실험도 동시에 진행할 수 있고요.
MS도 앞으로 챗GPT를 MS오피스 등의 제품에 통합해 가면서 수익을 더 내는 방법을 발빠르게 만들어갈 것으로 보이죠. 이미 외부 개발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빙 검색 엔진의 API 사용료를 크게 인상하는 안을 발표했고, 모델 자체를 활용한 수익 키우기에 나섰고요. 앞으로 챗봇 서비스 등에 (MS가 역시 가장 잘하는) B2B 상품을 만들어 판매할 것도 예상할 수 있죠.
물론 이런 모습은 기존의 검색 엔진 대비 막대하게 들어가는 비용을 고려해 빠르게 수익을 내야 하는 상황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빙을 통해 광고 수익 창출을 구상하는 것은 이제 시작이고요.
모두가 뛰어드는 와중에
최근에는 일론 머스크가 오픈AI에 대항할 새로운 AI 조직을 구성한다는 것이 널리 알려졌고, 링크드인을 공동 창업한 리드 호프먼 역시 AI 투자를 선언하면서 이해충돌을 피하기 위해 오픈AI의 비영리 이사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하기도 했죠. (리드 호프먼은 현재 벤처캐피털 그레이록 파트너스의 파트너이기도 합니다)
이제 대표적인 테크 거물들까지 더 늦기 전에 AI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현재의 AI에 대한 투자 관심은 과거에도 소위 '세상을 바꿀 새로운 기술'이 나왔을 때의 분위기와 흘러가는 향방이 크게 다르지 않아요. 모두가 더 늦기 전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새로운 서비스가 우선 쏟아지는 것이죠.
챗봇을 비롯한 이미지 생성 AI 등의 제품은 이제 시장의 시작을 알렸을 뿐입니다. 사용자들이 몰려들고 있고, 관련 사업을 만들겠다는 수많은 창업가와 투자자 그리고 경영자들이 내놓는 서비스 아이디어가 시장에 나오는 중이에요. 새로운 비즈니스를 선점하려는 이들이 거대한 실험을 구성 중인 것이나 마찬가지이죠.
먼저 포지션 잡은 빅테크
이런 붐 속에서 가장 큰 이익을 보리라고 예상되는 것은 역시나 AI 모델을 선제적으로 제공하면서 시장을 선점한 빅테크들입니다.
검색 엔진에 있어서는 이미 시장에 자리 잡고 있던 유닷컴(You.com)을 비롯해 이들에 대항하는 새로운 모델을 내놓는 경쟁자들도 생길 것으로 보이지만, 새롭게 AI를 활용한 제품을 만드는 사업자들의 상당수는 MS와 구글이 만든 모델을 사용하고, 이에 필요한 클라우드 컴퓨팅 역시 이들에게 돈을 내며 사용하게 됩니다.
MS도 빙을 통한 검색 광고 수익을 올릴 방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고, 큰 사업을 만드는 데에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으로 예상돼요. 어느덧 쫓아가는 입장이 된 것 같은 구글도 마찬가지이고요.
하지만 이들은 이미 전체 산업의 판을 키우는 역할을 할 준비를 하고 있기도 한 것이죠. 일단은 더 거대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레이스의 초반 양상과 누가 수익을 선점할지에 대한 그림은 그려지는 상황입니다.
한발 늦는 듯한 메타지만
챗GPT로 촉발된 생성 AI 경쟁에 메타도 참여할 예정이에요. 지난 달, 마크 저커버그는 대규모 인공지능 언어모델의 존재를 공개한 데 이어 생성 AI 중심의 팀을 꾸리는 중이라고 발표했어요. 동시에 대규모 구조조정이 한 번 더 있을 것임을 알렸는데요.
이를 두고 메타가 비즈니스의 중심에 (메타버스와 함께) 생성 AI를 놓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중이에요. 메타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소셜미디어도 메타버스도 어렵고
메타는 지난해 11월, 비용 절감과 효율성 향상이라는 명목으로 인력 1만 1000명(전체의 13%)을 줄였어요. 수익성 회복의 어려움이 이어지는 중인 메타가 대규모 해고를 발표한 건 창업한 이후 처음이었어요. 이후 관리자 직군의 사람들을 실무자로 전환하는 등 조직을 소위 '평탄화(flattening)'하는 작업까지 진행하면서 역시 대규모 조직 정비가 이루어졌죠.
하지만 아직 뚜렷한 수익 회복(증대)을 위한 방안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에요. 사용자 인증을 해주는 '파란색 체크 표시'에 대한 유료 구독을 도입하기도 했지만, 이는 향후 변화의 흐름을 끌고 가기 위한 결정이지 당장 수익을 크게 늘릴 대안은 아니에요. 경기가 계속 하강하는 국면에서 단기적으로 수익을 증대한 돌파구가 쉬이 보이지 않고, 결국 3월 14일(화) 추가로 1만 명의 직원을 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죠.
(아주) 큰돈을 투자하며 집중하는 메타버스 사업은 계속해서 난관에 부딪히는 중이에요. 메타버스 프로젝트 담당 부서인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는 2021년과 2022년, 240억 달러(약 31조 2600억 원)의 누적 손실을 냈죠. 그중 137억 달러(약 17조 8440억 원)는 2022년의 손실로, 직전 해보다 증가한 숫자이고요.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비판받던 VR 헤드셋 '퀘스트프로'는 출시 4개월 만에 33% 할인해 판매하고 있어요. 메타는 "더 많은 사람들이 VR을 체험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퀘스트 프로가 퀄리티 대비 너무 비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는 점에서 결국 판매 부진 때문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는 중이고요.
이제 애플도 MR(Mixed Reality, AR과 VR의 혼합현실) 헤드셋을 내놓을 것이 가시화된 가운데 메타로서는 더욱 마음이 급해지는 상황이 되어가고도 있죠.
새로운 흐름에 합류하려는 모습
한편 메타는 지난 달 말, 생성 AI와 관련된 프로젝트 소식을 연달아 알렸어요. 지난 2월 말에는 챗GPT에 사용된 'GPT-3'와 비슷한 대규모 인공지능 언어모델 라마(LLaMA, Large Language Model Meta AI)의 존재를 공개했어요. 기존 언어모델과 라마의 차이점은 훨씬 적은 데이터로 학습이 가능하다는 거예요. 이는 비용 등 리소스를 적게 들이면서 테스트를 해볼 수 있음을 의미하고요.
게다가 라마는 연구자 및 연구 기관 대상 오픈 소스로 공개됐어요. 메타는 라마가 잘못된 정보나 혐오 표현 등을 학습해 전달하는 기존 AI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각 기관이 수백만 달러의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함으로써 이미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인공지능 분야에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여요.
그로부터 며칠 뒤에는 생성 AI 기반의 '톱레벨' 제품 그룹을 만들고 있다는 저커버그의 페이스북 포스트가 올라왔어요. 새로운 팀은 생성 AI 기술을 이용해 단기적으로는 창의적이고 표현적인 도구를, 장기적으로는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AI 페르소나를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죠.
왓츠앱이나 메신저에서의 AI 채팅 경험, 인스타그램의 AI 이미지 필터, AI 영상 등을 예로 들며, 생성 AI 기술로 메타의 여러 제품에서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어요. 일단 (마이크로소프트와 마찬가지로) 자사의 제품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능들에 AI를 적용하고 강조하는 상황이에요.
부진 해결 위한 돌파구가 될까?
쿼츠(Quartz)는 이번 구조조정이 메타가 "메타버스 분야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고, 생성 AI에 집중하겠다”라는 의미라고 해석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메타는 "우리는 메타버스를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계속 발전시키는 중"이라고 이야기해요. 지난 달 실적발표에서도 메타의 로드맵을 주도하는 두 가지 기술은 AI와 메타버스라고 말했죠.
메타의 AI 투자를 최근 이어진 실적 부진을 해결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어요. 장기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메타에게 필요한 투자라는 거죠.
메타의 수석 인공지능 과학자인 얀 르쿤(Yann Lecun)은 메타가 챗봇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묻는 말에 작은 기업이 페이스북에 광고를 만들거나, 사람들이 가상 현실(메타버스)에서 가상 아이템을 만들기 위한 생성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고 답했는데요. 지금은 연구를 위한 오픈 소스로 공개됐지만, 향후 르쿤 박사가 말한 방식으로 사용된다면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요.
물론 한편에서는 사용자들이 직접 답을 구하려고 사용하는 검색 엔진에 비해 소셜미디어에서 생성 AI의 역할은 한정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그렇다고 메타가 새롭게 검색 엔진 시장에 갑자기 뛰어들기에는 여러모로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요. 하지만 오랜 기간 AI 분야의 리더이기도 했던 메타가 어떤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사이에서 시작된 생성 AI 경쟁은 이제 '제2의 크립토'라고 표현될 정도로 기업들의 관심이 몰리고 투자가 이루어지는 중이죠. 메타는 앞선 기술을 가지고도 대중에게 자신들의 역량이 축적된 제품을 내놓는 대응이 한발 늦었지만,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과연 '빅테크'다운 역량을 발휘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dit 송수아 Graphic 조수희 함영범
- 해당 콘텐츠는 2023년 3월 7일과 14일에 발행된 커피팟의 뉴스레터에 기반해 2023년 3월 14일(화) 기준으로 재편집되었습니다. - 토스피드의 외부 기고는 외부 전문가 및 필진이 작성한 글로 토스피드 독자분들께 유용한 금융 팁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현명한 금융생활을 돕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합니다. 토스피드의 외부 기고는 토스팀의 브랜드 미디어 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라 토스피드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