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이 반반으로 다른 집 한채

월세 vs 전세 그것이 문제로다

1년에 월세로 684만 원을 내고 있더라고요

31세 혼자 자취하는 직장인입니다. 월급이 250만 원인데, 매달 57만 원을 월세로 내고 있어요. 월세 때문에 돈이 잘 안모이는데, 무리를 해서라도 전세로 가야 할까요?

월세 vs 전세, 결코 간단치 않은 선택

정말 월세 때문에 저축이 어려운건지 지출 내역을 자세히 살펴봐야 겠지만, 250만원 월급에서 월세를 57만 원 내고 있으면 부담이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네요. 현실적으로 월세를 어떻게든 줄여 보기 위해 반전세도 생각해보지만 집주인과의 협의가 만만치 않죠. 역시 관건은 ‘내가 보유한 자금이 얼마나 되느냐’일 것입니다. 

무조건 전세를 얻자고 너무 많은 돈을 대출받을 수는 없잖아요. 전세와 월세를 단순비교하자면 대출을 받더라도 월 이자 비용이 월세보다는 싸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이유야 어쨌건 무조건 전세가 유리한 거 아닌가 싶지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월세 vs 전세, 각각 장·단점을 따져봅시다

월세는 보증금이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다 보니 전세보증금과 같은 보증금 리스크는 적습니다. 보일러나 배관, 각종 주거시설 유지보수는 집주인의 의무이므로 여기에 신경 쓰거나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장점이고요. 상대적으로 집을 자주 옮겨야 하는 상황에서는 중개 수수료 비용도 저렴하죠. 하지만 매달 몇십만 원의 고정지출이 생긴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겠죠. 특히 요즘 오피스텔의 경우, 월세 이외에 내야하는 관리비가 꽤 비싸기도 하고요. 

전세는 월 비용이 없기 때문에 고정지출에 대한 부담이 적습니다. 관리비나 공과금 정도만 내면 되니까요. 대신 거액의 보증금 안전 문제가 있습니다. 이미 집에 담보대출이 있는 경우나 집주인의 형편상 보증금 내줄 돈이 없는 경우에는 내 보증금을 제대로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하기도 합니다. 만약 보증금이 대출받은 돈이라 제때 돌려받지도 못하고 이자는 이자대로 내야 한다면 상당히 큰 손실을 입게 될 가능성도 있죠. 물론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제도가 있지만 이 또한 보증보험료가 별도의 비용으로 발생합니다. 

사실 대출받는 게 두려웠거든요

보증금 마련을 위해 큰돈을 대출받는 게 부담스러워 월세를 택했는데요. 빚이 생기는 게 무조건 안 좋은 건지 궁금합니다. 오히려 신용등급이 높아지려면 빚이 있어야 한다는 말도 있잖아요. 

대출은 없는 게 베스트, 대출해야 한다면 ‘강제저축 효과’를 노리자

제아무리 이자율이 낮더라도, 대출을 받으면 무조건 이자 비용이 추가로 지출되니 가급적 대출은 받지 않는게 좋죠. 사실 누가 이걸 몰라서 대출을 받겠습니까. 보유한 돈은 없는데 거주에 필요한 비용이 턱없이 비싸니 하는 수 없이 대출을 받게 되는 거죠. 

저도 재무 상담할 때 주거 보증금을 위한 대출은 ‘자산성 부채’로 세부 분류해서 관리하기도 합니다. 무분별한 씀씀이로 인한 마이너스 ‘소비성 부채’와는 달리, 이자 비용의 손실을 감당할만한 수준이라면 이변이 없는 한 ‘보증금’이라는 목돈을 ‘강제저축’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니까요. 

그냥 저축하면 적게나마 오히려 이자를 받는 셈인데, 문제는 돈을 온전히 모아서 보증금으로 활용하기 쉽지 않다는 겁니다. 해외여행, 예쁜 인테리어 가구, 가족 지원 등 오늘의 행복을 위한 유혹이 너무 많잖아요. 하지만 일단 보증금을 대출하면 무조건 갚아나가는 방법밖에 없으니 결과적으로 ‘강제저축 효과’가 나는 셈입니다. 이 과정이 고통스러웠는지 여부는 별도의 문제지만요. 

다만 신용등급을 높이자고 대출을 하거나 신용카드를 쓰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아닐까 싶어요. 신용등급은 은행에서 매기는 고객 등급으로, 은행 수익에 도움을 주는 정도에 따라 매겨진 점수일 뿐 입니다. 절대적인 경제성적표가 아니에요. 가장 좋은 것은 결국 대출받을 일을 최소화하는 게 아닐까요. 아울러 중소기업 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대출, 청년전용 보증금・월세 대출 등 주거를 위한 정책성 자금들이 저금리로 대출 지원되는 경우가 많아서, 순수하게 ‘신용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신용등급을 우선순위로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조금 비싸도 깨끗한 신축에 살고 싶어요.

10만 원을 더 내고 마음에 드는 집에 살지, 아니면 눈 딱 감고 돈을 아껴야 할지 고민이에요.

꼭 지키고 싶은 ‘삶의 하한선’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보세요

실제로 집을 구하다 보면 월세냐 전세냐보다 집의 위치, 회사와의 거리, 안전성, 편리성, 쾌적성, 채광 등 주거 여건을 우선 고려하게 되죠. 부동산 시세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모든 게 세밀하게 적용이 되어 있어요. 집이 꽤 넓고 좋은데 주변 시세보다 쌀 경우, 내가 운이 좋아서라기보다 생각지도 못했던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층간소음이 심하다거나, 집주인과의 트러블이 잦다거나 하는 문제들말이죠. 

결국 내 주머니 사정과 포기할 수 없는 주거요건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조건이 다 좋다면 최상이겠지만,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주거요건을 정하지 못하면 주거비용이 그만큼 올라가게 되더라고요. 무조건 저렴한 월세만 고려해 서울 외곽에 집을 구했다가 결국 통근을 위해 차를 산 경우도 있습니다. 오히려 고정비용이 늘어나게 된거죠. 

‘나는 채광 만큼은 포기 못 한다, 좁은 집은 힘들다, 회사와 30분 이내의 거리여야 한다’ 등 내가 포기할 수 없는 조건을 정하고, 꼭 지키고 싶은 ‘삶의 하한선’을 위해 사용하기로 한 주거비용은 아깝다고 생각하기보다 일종의 자기 투자라고 생각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어쩌면 주거를 마련하는 일은 천천히 비용을 들여가면서 내게 맞는 최적의 삶을 배워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부가 지원하는 주거복지 제도도 살펴보세요

너무 비싼 주거 문제 해결의 일환으로 정부는 다양한 주거복지 제도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혹시, 혜택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놓치고 있는 복지제도가 있는지 한번 살펴보세요. 연말정산 할때 한달치 월세를 돌려받는 ‘월세 세액공제‘ 처럼 복잡한 서류 작업이 없이 주거비용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도 있거든요. 당장의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집을 구하기 전에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정부지원 제도가 있는지 챙겨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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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 이지영 Graphic 이은호 이홍유진

– 해당 콘텐츠는 2020. 03. 09. 기준으로 작성되고, 2024년 03월 02일 기준으로 업데이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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