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과 메타, 다가올 미래를 다시 준비하는 곳

by 커피팟

Editor’s Note

쉽고 재밌는 해외 비즈 뉴스레터 ‘커피팟(COFFEEPOT)’과 함께 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라운지> 5화는 비교적 최근 사명을 바꾼 ‘블록’과 ‘메타’의 현재 상황을 소개해요. 각각 스퀘어와 페이스북이었던 빅테크 기업은 왜 사명을 바꿨을까요? 요즘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인 웹3.0의 흐름에서 잠시 떨어져, 실질적인 준비를 하고 있는 두 기업의 이야기를 살펴볼게요.

1. ‘블록’으로 이름 바꾼 스퀘어

작년 11월 말, 잭 도시가 트위터의 CEO에서 물러났어요. 잭 도시의 사임 후, 그가 또 CEO로 있는 스퀘어는 자사 이름을 ‘블록(Block)’으로 바꾼다고 발표했어요.

블록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블록체인의 블록에서 따온 것이에요. 잭 도시는 비트코인의 가장 큰 지지자 중 하나로 유명하죠. 이번 회사 이름 변경은 암호화폐와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인 블록체인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돼요.

트위터와는 달리 잘 나가는 스퀘어

잭 도시는 그동안 두 회사의 CEO이면서 상대적으로 트위터의 경영과 성장을 등한시했다는 점에서 가장 큰 비판을 받아왔었어요. 페이스북, 유튜브와 함께 대표적인 1세대 소셜미디어인 트위터는 이들만큼 성장하지 못했고 변화를 위한 노력도 크지 않았다고 평가받기 때문이죠.

잠재력은 컸으나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지분 획득, 기업가치를 올리는 경영을 하라는 압박 그리고 커지는 크리에이터 경제의 흐름 속에서 부랴부랴 뉴스레터 서비스와 유료 구독제인 트위터 블루 등을 추가하는 상황이에요.

반면 스퀘어(이하 블록)는 팬데믹 이후 가장 주목받는 핀테크 기업 중 하나가 되었죠. 소상공인들을 위한 간편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면서 사업을 키워왔고,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간편 송금/결제 서비스인 캐시앱을 크게 성장시켰어요. 커지는 BNPL* 흐름도 놓치지 않았죠. 블록은 트위터와는 달리 계속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하고 그 기업가치를 키워왔어요.
* Buy Now, Pay Later. 선구매 후결제.

블록체인에 집중한다는 의미는?

이름을 바꾼다고 발표한 성명에서 블록은 “우리 사업의 중점인 셀러(소상공인)들을 찾은 동네(neighborhood blocks), 블록체인, 음악으로 가득 찬 동네 블록 파티, 넘어야 할 장애물, 코드를 채운 섹션 등을 뜻한다”라고 전했는데요. 여러 비유를 했지만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를 기존 사업과도 연결하며 이제 집중할 다음 사업을 명확히 한 것이기도 해요.

현재 블록은 2억 2,000만 달러(약 2,560억 원) 가량 가치의 비트코인(Bitcoin)을 보유하고 있어요. 캐시앱을 통해서는 현재 비트코인 거래가 가능하고요. BNPL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들도 암호화폐를 통한 결제를 할 수 있는 옵션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도 예상돼요.

2021년 8월부터는 암호화폐 등의 암호화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거래소를 만드는 팀을 새로 만들었는데요. 암호화폐를 이용한 거래를 기존 사용자들이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거래 생태계를 키우는 역할을 해나갈 것으로 보이죠. 캐시앱만 해도 이제 사용자가 7,000만 명이 넘기에 파급력이 클 수 있어요.

경쟁자들에 앞서간다는 의미이기도

현재 메이저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스트라이프(Stripe)의 경우, 지난 2018년에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했지만 최근 암호화폐를 이용한 결제를 다시 도입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드린 바 있어요.

스트라이프도 이커머스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과 이들의 고객을 위해 간편한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면서 사업을 키워왔는데요. 향후 사업을 확장하는 데 있어서 암호화폐 결제라는 옵션이 꼭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여요.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등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인 페이팔도 물론 마찬가지이고요.

블록은 현재 비트코인 개발 프로젝트들을 지원하는 이니셔티브인 스퀘어 크립토(현재 ‘스파이럴’로 이름이 바뀌었어요)도 운영 중이고,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암호화폐 서비스에 집중할 뜻을 비춘 지 오래되었죠.

이번 기업명 변경과 암호화폐 사업 집중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거의 현실로 다가온 미래 사업에서 경쟁자들에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이겠죠. 어쩌면 잭 도시가 한 기업의 경영에만 집중하면 가장 앞서가는 기업을 만들 수 있다는 사례를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 페이스북 리브랜드의 의미

페이스북도 2021년 10월 29일, 회사 이름을 바꿨어요. 이제 ‘메타(Meta)’라는 이름 아래 제품 패밀리(페이스북, 페이스북 메신저,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가 운영되고 있어요.

새로운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페이스북은 메타버스에 집중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였어요. 마크 저커버그는 새로운 이름을 발표하면서 페이스북은 메타버스가 모바일 기반 인터넷의 다음 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향후 몇 년간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다소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회사 이름 변경의 속사정도 있어요.

이 타이밍에 회사명 리브랜드

시작은 월스트리트저널의 <페이스북 파일(The Facebook Files)>이었어요. 현재 페이스북은 거의 모든 주요 언론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과 이를 알고도 묵인한 정황이 담긴 내부고발 자료에 대한 보도를 소위 ‘페이스북 페이퍼’라는 이름으로 이어가면서 창사 이래 가장 큰 비판에 직면한 상황인데요.

전 세계 35억 명이 넘는 사용자가 있는 회사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타이밍을 지금으로 잡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발표에 앞서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테크 미디어인 디인포메이션과 인터뷰한 저커버그는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CEO 사임설도 일축했어요. 전혀 고려해보지 않았다고 전했죠.

거대 기업의 전환과 혁신은 대단

한편 페이스북이라는 거대 기업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면서 이번과 같은 전환을 시도하는 건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받아요. 여전히 혁신을 추구하고, 인터넷이라는 세계의 다음 장을 용감하게 추진하는 점은 페이스북이라는 기업이 가진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요.

이제 분기별로 290억 달러(약 33조 9,160억 원)가 넘는 매출을 창출하고, 안정적인 사업 모델을 가진 기업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 더 성장하기 위해 큰 베팅을 하는 것은 당연히 산업을 진보시키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죠.

여전히 남은 문제

현재 여론은 이 정도 문제가 계속 이어져 온 기업이라면, 기업을 위해서라도 CEO가 한 걸음 물러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어요.

디인포메이션의 뉴욕지부장이자 칼럼니스트인 마틴 피어스(Martin Peers)는 두 가지 사례를 들었어요. 큰 분노를 자아낸 우버의 공격적인 기업 문화가 밝혀지면서 결국 트래비스 칼라닉이 CEO 자리에서 물러난 적이 있었고,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고를 2번이나 낸 보잉 737맥스 사태도 결국 기체 문제로 밝혀지며 CEO가 물러났었거든요. 페이스북은 현재 밝혀진 사실들에 대해서 일정 부분 인정을 할 가능성도 보이고 있지 않아요.

피어스는 저커버그가 구글의 래리 페이지,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나 MS의 빌 게이츠처럼 지분율을 유지하면서 회사에 대한 지배력은 유지하고, 회사가 새로운 이미지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한발 물러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라는 의견도 밝혔어요.

하지만 저커버그는 앞으로도 자신이 비전만 제시하는 CEO가 아니라 하루하루의 운영에 참여하며 계속 회사를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어요. 그리고 지금 타이밍에 메타버스로의 비전을 제시하는 모습은 페이스북이라는 빅테크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죠.

페이스북이 현재 처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기업을 새로운 눈으로 이끌어갈 사람이 나온다면, 기업과 그 구성원들을 위해서도 좋겠지만 현재로서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여요.

비전은 계속되겠지만

페이스북은 최근 직원들에게 2016년도 이후의 모든 내부 문서와 커뮤니케이션 기록을 보존하라는 지시 사항을 전했는데요. 이는 정부와 입법 기관들이 페이스북의 기업 운영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기 때문이에요. ‘증거 보존’ 조치에 들어갔거든요.

페이스북은 2021년 3분기 실적 발표 시 그간 공을 들여온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사업이 포함된 페이스북 리얼리티 랩스(Facebook Reality Labs)도 이제 실적이 별도로 관리되는 유닛이 된다고 발표했고, 이어 회사명 변경이라는 큰 뉴스까지 던졌지만 현재 이어지고 있는 부정적인 기류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돼요. 이제 ‘메타’가 된 페이스북이지만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페이스북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문제는 더 커질 수 있어요.

☕️ 메타 그리고 이제는 블록

페이스북은 메타버스하겠다며 이름을 ‘메타’로 바꾸고, 스퀘어는 블록체인 하겠다며 이름을 ‘블록’으로 바꿨는데요. 미래를 대표하는 키워드를 선점한 이들의 선택이 과연 성공할지는 지켜봐야겠죠. 하나 확실한 건 지난 몇 년간 화제가 되었지만 대중이 이해하기 어려웠던 사업들이 이전보다는 그 비전이 구체화되면서 자본과 각종 자원이 더 몰려가고 있다는 점이에요. 대표적인 테크 기반 기업들이 미래 사업에 사활을 걸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고요.

Edit 손현 Graphic 박세희

본 글은 2021년 12월 3일, 10월 29일에 발행된 커피팟의 뉴스레터에 기반해 2022년 1월 7일(금) 기준으로 재편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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