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6. 중고 거래할 때 사기를 피하는 7가지 방법
ㆍby 김나영
6단계 미션: 안전한 중고 거래를 위해 조심할 점 확인하기
💌 쌤, 저 요즘 사진 찍는 거에 꽂혔어요. 마음에 드는 사진 모으려고 인스타그램 계정도 따로 만들었어요. 카메라가 사실 언니 거 빌려 쓰는 거라서 제 걸 사고 싶은데요, 엄마는 있는 거 같이 쓰라고 하고 용돈으로 사기엔 넘 비싸요. 제가 사고 싶은 게 100만 원이 넘거든요… 세뱃돈 모은 거까지 탈탈 털어보니까 한 60만 원 정도 있거든요? 그런데 중고거래 앱에 같은 모델을 65만 원에 파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상태도 거의 새 거래요. 메시지 보냈더니 택배 거래만 가능하고, 연락은 앞으로 카톡으로 따로 달라는데, 저 이거 사도 될까요?
오랜만에 돌아온 나쌤이에요. 저는 사연을 보내준 지원이에게 ‘중고 거래하더라도 일단 그 사람에게는 사지 말라'는 연락을 급하게 했어요. 직거래를 피해 택배로만 거래하자는 것도, 중고거래 플랫폼상 메시지 기능이 아닌 메신저로 연락 달라는 것도 엄청 수상하거든요. 택배로 보낼 테니 주소를 알려달라고 하고, 돈을 받은 뒤 메신저 계정을 삭제하는 건 전형적인 중고거래 사기 수법이기도 해요.
원하는 걸 저렴하게 살 수 있어 유용한 중고 거래,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하고, 또 안 좋은 일을 당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같이 알아봐요.
Q1. 중고거래 사기꾼인지 미리 알 수 있나요?
더치트 등 각종 서비스에서 상대방의 이름, 연락처, 계좌번호가 사기에 이용된 적 있는지 확인하세요.
① 더치트에서 확인하기
‘더치트'는 2006년부터 사기 피해 사례를 모아서 정보를 제공해주는 서비스예요. 웹사이트에 방문하거나 앱을 설치하고 로그인 후 상대방의 정보를 검색하면 사기 사건에 활용된 적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휴대폰 번호와 계좌번호만 조회 가능하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름으로도 조회가 가능해요. 물론 이름은 동명이인이 많기 때문에 이름만 조회해보고 사기범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되죠. 하지만, 더 조심하면서 다른 정보를 검색해보며 크로스체크할 수는 있어요. 반드시 세 가지 정보를 다 검색해보기를 권합니다.
더치트 앱 로그인이 번거롭다면 토스에서도 더치트와 연계해 계좌번호 조회가 가능해요. 토스에서는 송금하기 위해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사기 계좌의 경우 ‘사기 계좌가 의심되니 유의하라'는 팝업이 뜹니다. 더불어 아이폰은 더치트 모바일앱에서 이름 검색이 불가능해요. 그래서 앱 하단에 있는 ‘MY’ 탭을 눌러 웹로그인 클릭 후 PC 버전으로 사용하면 이름 검색도 가능합니다.
② 포털 사이트에서도 검색해보기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서 개인정보를 검색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이름, 휴대폰 번호, 계좌번호 중 한 가지와 ‘사기'를 함께 검색어로 입력해보세요. 사기에 이용된 개인 정보인 경우 관련 글이 나오곤 합니다. 전화번호나 계좌번호는 ‘-’ 없이 숫자만 붙여서 검색하는 게 좋아요.
이와 더불어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는 불량거래 게시판이 있는데요, 여기서도 상대방 정보를 검색해볼 수 있어요. 또한 ‘사기나라'라는 중고 거래 사기 피해자들이 사기범의 정보와 사기 수법을 공유하는 카페에서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③ 선불폰인지 확인하기
휴대폰이 선불폰인지 여부를 검색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예요. 사기범들이 선불폰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선불폰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은 수신자 부담 전화를 걸어보는 건데요, 1633을 누르고 상대방 번호를 입력한 뒤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이때 “상대방 사정으로 인해 연결할 수 없습니다”라는 안내멘트와 함께 연결이 불가능하면 선불폰일 가능성이 높아요. 이때도 선불폰 사용=무조건 사기는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되, 더 조심할 필요가 있겠지요.
이름, 휴대폰 번호, 계좌번호가 사기에 사용된 적 없다고 해도 100% 안심할 수는 없겠죠. 사기 범죄자들은 계속해서 계좌와 휴대폰을 바꿔가면서 사기를 저지르니까요. 특히 모임통장 개설, 해지를 반복하며 새로운 계좌번호를 생성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유의하세요.
Q2. 왜 자꾸 카톡처럼 다른 메신저앱으로 대화하자고 할까요?
실명을 인증하지 않은 계정으로 대화하려는 거예요.
실명 인증이 필수인 중고거래 앱이나 안전거래 같은 것을 회피하고 다른 메신저로 대화를 유도한다면 조심하는 것이 좋아요. 사기범들은 계정 또한 실명 인증하지 않은 채 여러 개를 생성해서 사용하거든요.
만약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이라면 상대방의 아이디가 실명 인증이 되어 있는지 확인해볼 수도 있어요. 상대방 카톡 아이디나 연락처로 친구 추가한 뒤에 송금하기를 눌러보는 거예요. 그러면 송금할 금액 입력 창이 뜨면서 왼쪽에는 카톡에 등록한 프로필 사진과 닉네임이 보이고, 그 오른쪽에 ‘김✱영’처럼 가운데 글자가 별표 표시된 실명이 보입니다. 가운데가 별표라서 전체 이름 확인은 어렵지만 이 영역은 임의로 변경할 수 없는 영역이라서 예금주와 대조해볼 수 있겠죠. 만약 상대방이 송금 기능을 이용한 적이 없어서 ‘실명이 확인되지 않은 사용자’라고 나오면 실명을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Q3. 그래도 직거래하면 안전하지 않나요?
직거래를 가장한 사기 수법도 있으니 한번 확인해보세요.
대부분의 경우 택배 거래보다는 만나서 물건과 돈을 주고받는 직거래가 안전해요. 그런데 직거래라고 하면 안심하게 되는 심리를 이용해 사기 친 범인들이 있어요. 주로 고가인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워치 등을 직원 할인가라고 하면서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놓아 구매를 유도한다고 하는데요, 그 수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아요.
①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이 직원 특가로 풀렸다며 미개봉 새 제품 판매글을 올린다.
② 안심시키기 위해 직거래만 가능하다고 한다.
③ 직거래 장소는 기흥, 천안, 아산, 동탄, 영통 등 실제 공장이 있는 곳으로 지정한다.
④ 약속한 시간에 도착했다고 연락하면 그때부터 선입금을 유도한다.
⑤ “접수증 작성해달라, 교환・환불은 일주일까지만 된다, 현금영수증 원하느냐” 등 구체적인 안내로 공식적인 거래의 느낌을 준다.
⑥ 입금 시 법인세 감면을 핑계로 명의를 바꿔서 입금해달라고 한다.
⑦ ‘주식회사 기OO카’ 등 S사 협력사라기엔 의아한 법인명이 이들 계좌의 특징이다.
⑧ 이름, 소속, 사진까지 진짜 대기업 직원의 신분을 도용한다.
정말 주도면밀하죠? 직거래를 하러 나갔지만 본인은 나타나지 않고 선입금을 요구하기 때문에 더 이상 직거래가 아니게 된 거예요. 하지만 구매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곳까지 찾아간 노력을 이미 기울였기 때문에 거래 성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태에서 신중한 판단을 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래서 직거래를 한다고 해도 거래액이 크다면 더더욱 위에서 언급된 개인정보 조회 등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꼼꼼하게 확인하고 나가면 어떨까요? 영상통화 등으로 상대방과 상품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을 거예요. 또한, 직거래 장소에서 물건을 보여주기 전에 선입금을 요구한다면 절대로 응하지 마세요.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걸리면 100% 당하는 중고 사기꾼 수법 공개⟩를 참고하세요.
Q4. 제가 중고로 물건을 판매할 때도 조심해야 할 점이 있다고요?
판매자에게는 구매자인 척, 구매자에게는 판매자인 척 속이는 이중사기도 있어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가방을 구매하려다 사기를 당한 친구가 있어요. 판매글을 보고 마음에 들어 구매 의향을 밝혔고, 입금해달라고 하는 계좌로 돈을 부쳤어요. 그리고 서로 입금이 확인되었다는 연락을 주고받았죠.
그런데 3주가 지나도록 가방이 오지 않은 거예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게시글은 사라졌고요. 놀란 친구는 입금했던 내역이 있으니 그걸 가지고 경찰서에 가서 당장 신고했어요. 경찰에서는 친구가 입금한 계좌 주인에게 연락을 취했죠. 그런데 경찰의 연락을 받고 경찰서에 온 사람은 어리둥절해한 거예요. 자신은 스마트폰을 팔았는데 무슨 가방이냐면서요. 결국 이 계좌의 주인은 범인이 아닌 걸로 밝혀졌다고 해요. 대체 어떻게 된 걸까요?
사기범이 중간에서 가방을 사려는 친구와 스마트폰 판매자를 모두 속인 거예요. 이중 사기 수법은 이랬답니다.
A: 중고로 스마트폰 판매하는 사람 B: 중고로 가방을 사려던 친구 C: 사기범
A가 중고거래 플랫폼에 스마트폰 판매글을 올렸어요. 사기범 C는 중고로 가방을 판다고 올렸죠. 가방을 사려고 한 B는 C에게 구매 의향을 밝혔고, 그때 C는 A에게 연락해 스마트폰을 사겠다고 하고 계좌번호를 받았어요. 그리고 그 계좌번호를 B에게 알려줬죠.
B는 결국 A의 계좌로 돈을 보낸 거예요. A는 돈을 받았으니 C에게 스마트폰을 보냈고 그후 C는 연락이 두절됩니다. 판매자 A는 돈을 받았으니 아무 상관 없지만, B는 가방을 받지 못하고 사기를 당한 거예요. C는 스마트폰을 공짜로 얻었고요.
이렇게 이중으로 속이는 사람이 있다니 너무 놀랍죠. 이런 사람들 때문에 중고 거래를 하면서 우리는 내 물건을 사는 구매자의 정보까지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안게 됐습니다.
Q5. 사기범들의 수상한 행동은 또 어떤 게 있나요?
① 돈 보내는 사람의 이름을 바꿔서 입금해달라는 요구사항
법인세 감면을 핑계로 돈 보내는 사람의 이름을 바꿔서 입금해달라는 수법 기억하죠? 그런데 우선 계좌에 ‘내 이름'을 남기지 않는 것부터 거래에서 찝찝한 점이죠. 이런 경우 범죄 조직에서 대포 통장(명의를 도용한 통장)을 사용하며 자신의 몫을 구분하려고 요구하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② 미개봉 새 제품인데 가격이 시세보다 저렴할 때
중고로 물건을 찾아볼 때는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사고 싶어서인 경우가 많잖아요. 되도록 새것에 가까운 상품을 최대한 저렴하게 사려는 건 모든 사람이 똑같겠죠.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가장 수요가 많으니 비싸게 팔 수 있는 ‘미개봉 새 제품'을 굳이 저렴하게 팔 이유가 없어요. 미개봉이라고 써놓으면 내가 물건을 실제로 찍어서 보여줄 필요도 없어서 사기글을 올리기도 편하다고 합니다. 그러니 시세보다 눈에 띄게 저렴하게 나온 중고품은 경계하기로 해요.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요.
③ 통화를 거부할 때
사기범들은 보통 댓글이나 메신저, 오픈채팅 등으로만 얘기하고 통화는 꺼리는 경향이 있어요. 자신의 목소리를 포함한 개인정보를 최대한 노출하고 싶지 않겠지요. 중고 거래를 할 때 영 불안하다면 영상통화로 물건을 보여달라고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④ 가짜 안전거래 링크
사기범들이 간편결제나 안전거래 링크를 가짜로 보내주는 경우도 있어요. 간편결제 안전거래를 클릭했는데, 배송지를 등록하라고 나오는 경우나 안전거래 링크에서 결제화면에 입금해야 할 은행이 지정되어 있다면 사기입니다. 정상적인 안전거래는 구매자가 입금할 은행을 선택하도록 되어 있거든요. 참고로 네이버페이 안전거래는 예금주가 ‘네이버페이’고, 유니크로는 예금주가 ‘유니크로’예요. 만약 네이버페이인데 예금주가 ‘이** (주)N페이’ 등으로 다른 이름이 붙어 있는 경우, 유니크로인데 예금주가 ‘(유니크로) 박** [유니크로에서 발행한 가상계좌]’ 등으로 다른 이름이 붙어 있는 경우는 입금하면 안 됩니다.
Q6. 헉, 사기 수법이 너무 많아요. 평소에 조심할 것이 있나요?
휴대폰에 신분증, 통장 사본 저장해두지 마세요.
사기 조직의 경우, 여러 개인들의 휴대폰을 해킹해서 그 정보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면 해킹한 휴대폰에 들어있던 사진들을 이용하죠. 특히 신혼부부 사진, 아기와 함께 있는 가족 사진들을 잘 써먹습니다. 이런 사진이 의심을 덜 사기 때문이지요.
여러분 혹시 휴대폰에 신분증 사진이나 통장 사진을 저장해두지는 않았나요? 이런 경우는 해킹당했을 때 사진보다 훨씬 위험합니다. 사기범들이 해킹한 휴대폰에 들어있던 신분증을 위조해서 사용하기도 하고, 통장의 경우 대포 통장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있어요. 휴대폰에 저장한 개인정보는 얼른 삭제하는 게 좋겠죠. 구글, 네이버 등 계정을 해킹하는 경우도 있으니, 드라이브나 구글 포토에도 신분증이나 통장 사본은 저장해두지 마시고요.
Q7. 만약 중고 사기를 당했다면, 신고는 어떻게 하면 되나요?
더치트에 신고하고,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 신고 혹은 경찰청에 고소장을 작성해서 등기로 보내세요.
사기를 당하자마자 신고하는 게 중요해요. 중고거래 사기는 보이스피싱이나 다른 사기에 비해서 소액인 경우가 많아서 그냥 포기해버리는 피해자도 많대요. 하지만 사기범들은 이런 점을 이용해서 비슷한 패턴으로 사기를 반복하고 있죠. 신고를 통해 사기범들을 잡을 수 있게 행동하는 게 필요합니다.
더치트 앱에 들어가서 하단 ‘피해 사례 등록’ 탭을 누르면, 피해 사례를 등록할 수 있어요. 더치트에 피해 사례를 등록하면 다른 사람들이 계좌번호, 이름, 연락처를 검색해서 사기에 이용된 적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피해를 준 사기범을 고소할 때는 경찰청에 고소장을 보내면 됩니다. 경찰서에 직접 가서 신고할 때는 수사관 판단에 따라 최종 접수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요, 등기로 경찰서에 고소장을 발송하면 반드시 정식으로 접수하게 되어 있어요. 고소장 양식은 각 경찰서 누리집에 올라와 있으니 다운로드받아서 작성하면 돼요.
고소장을 우편으로 보낸 후, 정식으로 접수가 되면 사건 접수번호가 부여됩니다. 그 이후엔 고소보충조사라는 걸 거치게 돼요. 고소보충조사는 말 그대로 고소한 내용에 대해 보충 조사하는 걸 말해요. 경찰서에 가서 좀 더 필요한 사항에 대해 답하는 거예요. 필요한 증거가 있으면 이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제출 가능한 증거들을 수사관에게 더 보내주면 됩니다.
상황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추가로 필요한 서류에는 중고거래 플랫폼이나 카톡 등에서 채팅한 내용, 판매자에게 입금한 은행 입출금 내역, 신분증 등이 있습니다. 채팅은 내용을 복사한 텍스트가 아니라 채팅창 원본을 캡처한 사진이 필요해요. 판매자에게 입금한 은행 입출금 내역은 은행앱에 로그인해서 입금한 당일 출금 내역을 프린트하면 됩니다. 중고 거래한 후, 물건을 받을 때까지는 채팅한 내역을 지우지 마세요!
중고 거래할 때,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면? 오늘의 미션 완료! 축하합니다🍀
Edit 주소은 Graphic 조수희 허유진
– 해당 콘텐츠는 2023.10.19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토스피드의 외부 기고는 전문가 및 필진이 작성한 글로 토스피드 독자분들께 유용한 금융 팁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현명한 금융 생활을 돕는 것을 주목적으로 합니다. 토스피드의 외부 기고는 토스팀 브랜드 미디어 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라 작성되며, 토스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서울의 중학교에서 학생들과 공부하고 성장하고 있는 교사. 실험하며 경제와 수학을 익히는 ⟪최강의 실험경제반 아이들⟫, ⟪세계시민이 된 실험경제반 아이들⟫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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