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의 날⟩, 쓰라렸던 그 경제위기가 다시 올까

by 박병률

지금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다시 보는 이유 

진짜 경제 위기가 올까? 요즘 들어 이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주가는 떨어지고, 집값은 급락하는데 고금리에 고물가, 고환율까지 계속되니 걱정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국내외 언론도 계속 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갈등이 겹친 현 글로벌 경제는 여지껏 겪어보지 못한 복합 위기에 처해 있다. 특히 작금의 고물가와 고금리는 최소한 한 세대 동안 겪어보지 못한 기이한 광경이다. 한국 경제도 빠르게 침체로 빠져 모두가 경제 위기의 악몽을 떠올리고 말았다. 3고와 무역수지 적자는 1997년 외환 위기 당시 한국을 덥쳤던 바로 그 위기지표다.

최국희 감독의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꺼내보게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영화는 25년 전 한국에 들이닥쳤던 경제 위기에 대한 기록을 담았다. 199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며 세계화를 외쳤던 한국은 2년 만에 ‘국가 부도’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해 위기를 넘기지만, 공짜는 아니었다. 그들의 요구는 고통스러웠다. 많은 기업들이 흑자도산했고, 이어 헐값으로 외국자본에 팔렸다. 강력한 구조조정에 실업자가 양산됐고, 일자리를 잃은 가족은 해체됐다. 당시 한국은 마땅한 복지제도도 없었다. 

최국희 감독은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 분)의 입을 빌려 묻는다. 그때의 우리에게 과연 IMF로 가는 길밖에 없었느냐고. 

태국이 먼저 당했고,  한국은 ‘다르다’고 말했었다

영화는 세 명의 등장인물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1997년 초반 경기 호황으로 모두가 파티를 즐길 때 한시현 팀장은 연말 외환 부족 가능성을 감지한다. 

“환율 방어로 일주일에 20억 달러 써. 원달러 환율 800원 지키기 위해 환율 방어 안 할 수 없을 거고. 10월 말 롤 오버(만기 연장) 비율 86.5%, 일제히 만기 연장 거부. 12월 안에 자신들 투자금 갚으라고 할 거야.”

증권맨 윤정학(유아인 분)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서민들의 사연을 듣다 시장의 이상 징후를 느낀다. 사표를 내고 회사를 나온 윤정학은 역베팅을 결심한다. 한국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리 없는 소규모 제조업체 사장 갑수(허준호 분)는 대형 백화점과의 거래가 성사돼 꿈에 부푼다. 어음 거래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그는 빚을 내 납품을 시작한다.

아시아 경제 위기의 시작은 태국이었다. 1997년 7월 투기 세력이 태국 바트화를 공격했다. 고정환율제였던 태국은 급락하는 바트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달러를 썼는데 투기 세력을 당해낼 수 없었다. 태국 정부는 곧 외환 부족에 상태에 빠졌고 국가신용등급이 급락했다. 8월 태국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며 고정환율제를 포기했다. 동남아 경제 강국 태국이 흔들리자 위기는 곧 이웃 인도네시아로 전이됐다.

동남아가 위기에 빠졌지만 한국 정부는 “한국은 다르다”고 자신했다. 한국은 대우, 현대, 삼성 등 재벌이 있었고, 경제 규모도 동남아국가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컸다. 하지만 한국도 약한 고리가 있었다. 갑작스럽게 세계화를 추진하면서 경상 수지 적자가 대폭 늘어났다. 1996년 한국의 경상 수지 적자는 GDP 대비 5%에 달했다. 재벌들은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며 해외로 나갔지만, 자기 돈이 아니었다. 재벌들은 글로벌 저금리를 틈타 많은 자금을 해외에서 조달했고, 종합금융사 등 국내금융사들도 엔화 등을 단기 저금리로 끌어다 썼다. 

1997년,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곧 대출금리가 상승했고,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이 빌렸던 대출의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미국의 긴축으로 경기가 급랭하자 한국의 대미 수출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미국 금리 인상의 여파로 달러 강세가 시작되자 외국인 자본 이탈도 이어졌다.

당시 한국도 태국처럼 사실상 고정환율제였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치솟자 한국 정부는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를 외환시장에 뿌려야 했다. 하지만 대규모 경상 수지 적자로 곳간은 이미 비어가고 있었다. 

“11월 15일 외환보유액 158억 달러. 거절 당한 롤 오버*, 선물환* 거래 감안하면 실질보유고는 90억 달러 이내. 이대로라면 수출과 수입을 정부가 보증할 수 없어.”

*롤 오버(Roll-Over): 채권이나 계약 등에 대해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해 만기를 연장하는 것을 의미하거나 선물계약과 연계하여 차익거래 등의 포지션을 청산하지 않고 다음 만기일로 이월하는 것을 말한다. *선물환: 장래의 일정기일 또는 일정기간 내에 일정액의 외국환을 일정한 환시세로 매매할 것을 미리 약속한 외국환. 

영화 속 한시현 팀장의 말 그대로였다. 한국 부도설이 퍼지자 만기가 도래한 채권을 롤 오버할 수가 없었다. 만기가 된 채권 원금을 상환하고, 선물환 결제를 하고 나면 한국이 실제로 갖고 있는 달러는 얼마 없었다. 

한국은 수출입으로 먹고 사는 나라다. 수출입 때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이 보증을 선다. 달러가 없다면 보증을 설 수 없고 수출입이 멈추게 된다. 

IMF 말고 다른 길도 있었다 

달러가 줄어드는 속도와 잔고를 계산해보니 국가 부도의 날까지 남은 시간은 단 일주일. 대책반 내부에서 위기 대응 방식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재정국 차관은 IMF행을 요구한다. IMF에서 달러를 빌려와 위기를 넘기자는 거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IMF로부터 달러를 빌리면 그들이 요구하는 조건들을 받아들여야 한다. 채권자가 부도 직전에 다다른 채무자에게 빌려주는 돈인 만큼 조건은 까다롭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한은의 한시현 팀장은 반대한다. “국가자산을 담보로 자산유동화 증권(ABS) 발행하거나, 모라토리엄을 선언해야 합니다.”

모라토리엄(Moratorium)이란 채무 이행을 연기하거나 유예하는 일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외부에서 빌린 돈에 대해 일방적으로 만기에 상환을 미루는 행위다. 라틴어로 ‘지체하다’는 의미인 ‘morari’에서 유래됐다. 돈을 안 갚겠다는 게 아니라 ‘갚고는 싶은데 돈이 없으니 기다려 달라’는 얘기다.

은행권에 이런 얘기가 있다. 10억 원을 은행에서 빌리면 돈 빌린 사람(차주)과 은행 중 누가 잠을 못 잘까? 답은 돈 빌린 사람이다.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담보를 차압당하고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1000억 원을 빌리면 어떻게 될까? 이제는 은행이 잠을 못 잔다. 차주가 돈을 못 갚으면 은행이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1조 원의 돈을 빌리면 어떻게 될까. 은행도, 돈 빌린 개인이나 기업도 ‘될 대로 돼라’가 된다고 한다. 은행과 개인, 기업이 해결할 수 있는 규모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 정부만 쳐다본다. 겁을 내는 쪽은 정부다. 해당 은행이 무너질 경우 다른 은행으로 위기가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금융시스템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만약 100조 원을 빚졌다면 어떻게 될까. 이젠 정부도 “나도 모르겠다”가 된다. 겁을 내는 쪽은 타국가들과 국제금융기관이다. 자칫 해당 국가의 금융 위기가 자신들에게로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미 촘촘한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만약 1997년 외환 위기 당시 한국이 채무를 당분간 못 갚겠다며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더라면 어땠을까? 간담이 서늘해진 글로벌 채권사들을 움직여 IMF로부터 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었을까? 한국은 IMF의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였다. 외국인에게 자본시장을 전면 개방해 아시아의 자동입출금기(ATM)가 됐다. 금리를 30%까지 올리는 긴축정책을 쓰느라 알짜 우량기업이 흑자도산했다. 외국자본에 의한 적대적 인수합병을 허용하고, 외국인 주식 투자 한도를 50%까지 확대해 위기에 몰린 한국 기업들이 헐값에 해외 헤지펀드에 팔려 나갔다. 비정규직이 도입되고 해고가 쉬워지면서 노동 안정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이분화된 노동 양극화도 이때 시작됐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때 치솟은 자살률은 지금도 그대로다. 한국은 20년째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국가다.

말레이시아와 러시아는 그 다른 길을 택했었다

이 무렵 한국과 반대의 처방을 내린 곳도 있다. 말레이시아는 1997년 외환 위기 때 투기자본 규제와 자본 유출 통제로 맞섰다. 결과적으로 말레이시아에서는 한국과 같은 기업 도산, 서민 경제 위축, 높은 자살률은 없었다. 당시 말레이시아 총리였던 마하트리는 김영삼 정부보다 더 현명한 판단을 한 것일까.

아시아 금융 위기 다음해인 1998년, 위기를 맞은 러시아도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러시아는 1998년 8월부터 3개월 동안 외채 상환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당시 국제 사회는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지만, 러시아에 어떤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방적인 지급 정지를 통해 러시아는 큰 이득을 얻었다. 채권국으로부터 채무의 30%를 탕감받았다. IMF는 러시아의 채무 지급 정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러시아에 차관을 제공했다.

특정 정부가 빌린 돈을 못 갚겠다고 뒤로 넘어지면 현실적으로 돈을 회수할 방법이 없다. 군사를 동원해서 담보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는 전쟁을 하자는 소리니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급해지는 곳은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이다. 이들도 어디선가로부터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에 대출금 회수가 막히면 먼저 파산 위험에 몰릴 수 있다. 타국 금융기관이 대출해준 것이라면 위험은 제3국으로 전이된다. 때문에 특정 국가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면 국제금융 안정을 위한 응급 조치로 국가간 채무조정작업(rescheduling)에 들어간다. 채무 삭감, 이자 감면, 상환기간 유예 등의 협상이 진행된다. 모라토리엄은 프랑스에서 시작된 제도로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독일이 엄청난 전쟁배상금을 지불하게 되자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최근 사례를 보면, 1982년 멕시코와 브라질이, 1998년 러시아가, 2008년 두바이가 각각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아예 돈을 갚지 못하겠다고 선언한다면 디폴트*다. 2001년 아르헨티나, 2008년 에콰도르가 선언했다. 

*디폴트(Default): 채무에 대한 이자 지불 또는 채무원리금을 상환할 수 없는, 채무불이행 상태.

우리도 다른 길로 갔다면 어땠을까 

모라토리엄과 디폴트는 돈을 약속한 기한 내 갚지 못한다는 ‘부도 선언’이기 때문에 사실상 국제금융거래가 끊긴다. 신용등급이 폭락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환율은 폭등한다. 한 번 깨진 신뢰로 추후 신용을 회복하기도 어렵다. 벼랑 끝 전술이긴 하지만 상당한 리스크가 뒤따른다는 얘기다.

한시현 팀장의 주장처럼 한국이 모라토리엄을 선언했으면 어땠을까. 말레이시아와 러시아처럼 아무 일도 없었을까. 한국이 말레이시아, 러시아와 다른 사정임은 감안해야 한다. 한국은 에너지를 전량 해외에서 전량 수입해야 한다. 당장 달러가 없으면 하루도 버틸 수 없다. 원유가 나는 말레이시아와는 상황이 달랐던 것이다. 설사 모라토리엄 선언이 잘 받아들여졌다고 하더라도 협상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라토리엄 선언은 정말 불가능했을까. 혹시 관료들의 배짱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아니면 영화처럼 경제당국이 노동 유연화*, 외국인 투자 확대 등을 위해 의도적으로 방치했던 것은 아닐까. 1995년 세계화를 선언했던 한국 정부는 비정규직 도입 등 노동 유연화를 추진했지만 야당의 벽에 막혀 있었다. 구제금융을 대가로 한 IMF의 비정규직 도입 요구는 야당도 감히 반대할 수 없었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구제금융으로 곧바로 가는데 기득권 집단의 사익이 걸려 있었던 것은 아닌가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영화 속에서도 경제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는 재벌총수와 경제관료들 사이 ‘그들만의 리그’가 비춰진다.

*노동 유연화: 경기 변동에 따라 고용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식. 이로 인해 기업은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지만, 노동자들은 안정된 직장에서 일하지 못하게 되는 리스크를 안게 된다. 

또 하나. 위기 처방으로 강도 높은 긴축을 요구했던 IMF의 해법은 옳았던 것일까. 그로부터 10여 년 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 미국과 IMF가 내린 처방은 달랐다. 긴축이 아닌 금리 인하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고, 채권을 대량 사들이는 양적완화를 통해 역대급 자금을 시중에 풀었다. 코로나19 위기 때도 긴축을 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모두 재정 확대를 택했다. 

1997년 외환 위기는 한국 경제의 산업경쟁력이 떨어져서 발생한 사건이 아니었다. 해외투기자본의 공격이 빌미가 돼 환율과 금리가 폭등하면서 일시적인 자금경색이 발생했던 사건이었다. 실제 한국 경제는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직후부터 빠르게 회복됐다. 4년 뒤인 2001년 8월 한국은 구제금융 전액을 갚고 IMF 관리 상황에서 조기 졸업했다. 

가능성은 낮지만 경제에 ‘무조건’이란 없다

2022년으로 돌아와 보자. 무역수지 적자에 3고가 겹친 2022년 연말의 한국은 1997년의 그림자가 다시 어리고 있다. 하지만 지표를 하나하나 뜯어보면 당시와는 차이가 많이 난다. 무역 수지는 적자지만 경상 수지는 흑자다. 환율과 금리도 높긴 하지만 1997년 수준(달러당 1900원, 금리 30%)에는 못 미친다. 외환 위기의 학습 효과로 외환방어막도 튼튼하게 쌓아놨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400억 달러로 세계에서 9번째로 많다. 1997년 당시에는 없었던 대외금융자산도 많다. 대외금융자산이란 기업과 가계가 보유한 해외 채권과 주식 등을 말한다. 우리가 보유한 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에게 지급해야 할 대외금융채무를 뺀 순대외금융자산은 3분기 말 기준 7860억 달러(1061조 원)로 역대 최대다. 

2008년식 금융 위기도 발생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는 미국인들이 과도하게 주택담보대출을 끌어 썼다가 집값이 폭락하면서 발생했다. 소득을 넘어서는 대출이 빚은 참극이다. 한국도 가계대출 리스크가 있다. 부동산 대출이 워낙 많아 GDP 대비 가계대출 비중이 104%에 달하며 세계에서 가장 높다. 다만 DTI(총부채상환비율)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적용해 개인의 부채를 소득 대비 일정 수준 이하로 묶어놨다. 가계대출 총액은 많지만 개인이 감당 못할 빚은 내주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내년 경제 위기는 오지 않을까. 경제에 ‘무조건’이란 없다. 아무리 방벽을 잘 쌓아놔도 미처 대비하지 못한 ‘약한 고리’에서 사달이 난다. 최근에는 가상통화에서 위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고민하는 사이 가상통화는 덩치를 크게 불렸다. 2022년 11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가상통화거래소인 FTX가 파산 선언을 하자 CNN은 “‘리먼 모멘트’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리먼 모멘트란 대형기관이나 국가에서 발생한 혼란 또는 위기가 다른 나라로 확산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리키는 말이다. 2008년 금융 위기의 진원지가 됐던 리먼 브라더스 사태에서 파생된 용어다. 

IMF로부터 받은 구제금융을 4년도 안 되어 전액 갚은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은 빠르게 외환 위기 체제에서 벗어났지만, 외환 위기는 한국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외환 위기 20년 후 영화 속 중소기업 사장 갑수는 작은 공장을 운영하며 재기에 성공한다. 하지만 갑수는 예전의 갑수가 아니다. 그는 아들에게 “그 누구도 믿지 말고 너만 믿으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직원들에게 친절하고 이웃을 먼저 생각하던 갑수는 죽었다. 외환 위기 이후 한국 사회는 각자도생의 사회로 변했다. 만약 25년 전 한국 정부가 IMF에 곧바로 가지 않고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더라면 어땠을까.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복기’는 해볼 수 있다. 


Edit 주소은 Graphic 조수희, 함영범

– 해당 콘텐츠는 2022. 12. 6.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토스피드의 외부 기고는 전문가 및 필진이 작성한 글로 토스피드 독자분들께 유용한 금융 팁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현명한 금융 생활을 돕는 것을 주목적으로 합니다. 토스피드의 외부 기고는 토스팀 브랜드 미디어 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라 작성되며, 토스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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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률

경향신문 경제부장. 공학 전공 후 경제부 기자가 되었을 때의 좌충우돌이 쉬운 정보 전달을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경제라는 쓴 커피에 영화라는 연유를 넣어 달콤한 연유라떼를 내어놓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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