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투자자가 초보에 머무르지 않도록

by 정경화

토스코멘터리 8화. 토스증권 의 지난 1년, 앞으로의 1년

처음부터 증권사를 직접 설립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이전에는 토스 사용자들이 주식이나 펀드 투자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다른 증권사들과 연결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다 불현듯 ‘토스와 증권사의 본질적인 특성이 다르지 않다’는데 생각이 미쳤다. 증권사를 영어로 Brokerage Firm 이라고도 한다. 증권사가 고객과 투자처를 이어주는 중개인(broker)이라는 의미다. 토스도 금융 플랫폼으로서 사용자와 금융 상품을 이어주는 중개인 역할을 한다. 토스가 증권사의 중개자가 되면 고객은 중개자를 두번이나 거쳐야 하는 비효율을 겪는 셈이다. 토스 사용자가 토스 앱을 통해 바로 투자할 수 있도록, 증권사를 열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렇게 꾸려진 토스증권 팀은 기존의 주식 투자 경험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부터 정의했다. 

박재민 토스증권 대표 Team Leader

세 가지 문제 모두 우리가 풀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토스팀은 이미 모바일에서 사용자 경험(UX)을 간편하게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었죠.고객 관점에서 어떻게 하면 더 투자를 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차별화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고요. 토스 사용자 중 60%가 MZ 세대인 만큼이들을 중심으로 투자 문화의 저변을 넓혀 나가자고 결심했습니다.

12년만에 처음 태어난 증권사  

토스증권 설립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던 2020년, 국내외 주식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동학개미운동’이 불붙었다. 은행에만 돈을 맡겨 놓아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한 개미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토스증권 팀은 토스 사용자, 밀레니얼 세대, 초보 투자자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이들이 기존 주식 투자 과정에서 어렵거나 혼란스럽다고 지적한 부분은 과감히 제거하고, 이해를 돕기 위해 필요한 기능을 하나씩 구현해 나갔다. 핵심 원장 시스템은 한국거래소 자회사인 코스콤과 협력해 개발했다.  

2020년 11월 18일, 토스증권은 금융위원회로부터 투자중개업 본인가를 받았다. 국내 증권사로서는 12년 만에 첫 인가였다. 그리고 4개월 뒤인 2021년 3월 15일 토스 앱을 통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전체 공개됐다. 

토스증권의 MTS에는 2030 밀레니얼과 초보 투자자를 위한 모바일 증권사라는 방향성이 충실히 반영됐다. 예를 들면 투자자가 브랜드나 제품명만 알아도 해당 종목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검색창에 신라면을 입력하면 신라면을 만드는 농심 주식이 뜨는 식이다. ‘구매 Top 100’, ‘수익률 Top 100’ 등 사용자의 매매 통계를 기반으로 한 투자 정보가 마치 음원 차트처럼 펼쳐졌다. 매출액, 영업이익률, 배당 등 재무제표 기반의 어려운 정보도 모바일에 적합한 형태로 보여줬다. 투자자가 관심 종목을 설정해두면 주가가 급등락할 때 곧바로 알림을 보냈다. 

토스증권의 ‘주식1주 선물받기’ 이벤트는 뭐가 달랐나 

2022년 1월 현재, 토스증권 고객 계좌 수는 400만을 넘어섰다. ‘주식 1주 선물 받기’ 이벤트의 대성공이 놀라운 성장을 이끌었다. 토스증권 출시 직후에는 가입자 수 그래프가 완만하게 올라갔지만, 이벤트가 입소문을 타면서 서비스 시작 한 달만에 200만명 넘는 고객이 주식 거래 계좌를 개설한 것이다. 

이벤트 참여 방법은 간단했다. 새로 계좌를 개설하는 모든 고객에게 주식 1주를 무작위로 나눠줬다. 삼성전자, 현대차, 네이버 등 20여개 국내 주식이 지급 대상이 됐다. 아직 주식 투자를 접해본 적 없는 사용자들에게 한 회사의 주주가 되어보는 경험을 제공하려는 취지였다. 

토스증권만의 독특한 이벤트는 아니었다. 많은 증권사들이 계좌를 개설하면 주식이나 고가의 경품을 추첨해 주는 이벤트를 때때로 열었다. 하지만 토스증권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지는 못했다. 설립 당시부터 고심했던 토스증권만의 강점이 잘 작동한 덕분이었다. 

무엇보다 사용자 경험(UX) 측면에서 고객이 주식 선물을 받기 위한 계좌 개설 과정이 쉽고 간편했다. 토스 사용자라면 불과 1분 내에 주식 탭에서 계좌를 만들 수 있었다. 이전까지 토스를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토스에 가입하고 이어 토스증권 계좌를 개설하기까지 막힘이 없었다. 이벤트의 디테일에서도 승부가 갈렸다. 계좌 잔고에 주식 하나를 넣어주고 마는 것이 아니라, 선물 받은 주식을 널리 자랑하고 싶도록 만들었다. 화면에 선물 상자가 뜨고, 고객이 이를 여는 순간 ‘축하합니다! 네이버 주식 한 주를 받았습니다’ 문구가 나왔다. 이를 캡처한 ‘인증샷’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온라인에 일상을 활발히 공유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다수 참여한 것도 큰 역할을 했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토스증권에서 나눠준 주식들의 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토스픽 toss pick’ 에 대한 관심도 계속됐다.

‘큰 맘’ 먹지 않아도 되는  토스증권 해외 주식 서비스

토스증권의 해외 주식 서비스는 베타 테스트를 거쳐 지난달 공식 출시했다. 국내 주식 서비스를 준비할 때와 마찬가지로, 여타 토스의 모든 서비스를 만들때와 마찬가지로, 해외 주식 역시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부터 실마리를 찾았다. 

윤민정 해외주식 사일로 Product Owner

토스 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어요.이미 국내 주식에는 투자하고 있으면서, 심지어 해외 주식에 관심이 있으면서도,아직 해외 투자를 시도해 보지 못했다는 고객들이 많았죠. 누구나 ‘큰 맘’ 먹지 않고도 해외 주식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습니다.

많은 고객들이 해외 투자를 하고 싶지만 선뜻 뛰어들지 못하는 이유는 이런 것들이었고, 토스증권은 이를 반영해 해외 주식 서비스를 만들었다.

첫째, 국내 주식 투자와 거래 방식이 다르다는 점에 부담을 느꼈다. 장이 열리는 시간이 다르고, 환전도 해야 하고, 세금이 부과되는 비율도 다르다는데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는 것부터 허들로 작용했다.  → 그래서 토스증권은 계좌에 원화가 있으면 해외 주식을 살 때 자동으로 환전되도록 했고, 하루 중 언제든 원하는 시간에 주문을 넣어두면 미국 시장이 열렸을 때 거래가 체결되도록 했다. 달러와 원화를 병기해 주가를 가늠하기 쉽게 했다. 양도소득세 등 세금을 내야 하는 대상자에게는 알림을 주기로 했다.

둘째, 해외 주식에 관해 이해하기 쉬운 정보의 양이 국내 주식과 비교하여 크게 부족했다. “실적 발표를 했다는데 어디서 봐야하는지 모르겠어요” “영어 뉴스의 장벽이 너무 높아요” “테슬라 뉴스가 국내에서는 몇시간씩 늦게 나와요” → 토스증권의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 팀이 영문 뉴스를 자동으로 번역하는 AI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특정 종목과 관련된 뉴스나 공시가 나오면 10초 이내에 번역해 제공한다. 또 친숙한 해외 브랜드 보여주기, 배당 많이 주는 순서대로 나열하기 등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투자 결정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보여준다. 해외 주식 시세가 실제보다 15분 늦게 뜨는 불편도 없앴다.

셋째, 알만한 해외 주식은 가격이 비싸다는 것도 밀레니얼 세대의 해외 주식 접근을 가로막고 있었다. 아마존, 구글(알파벳) 등 익숙한 종목을 검색해 투자하려고 하면 한 주에 300만원이 넘는 것을 보고 ‘다음에’ 하고 미뤄둔다는 것이다. → 해외주식을 0.5주, 0.3주 등으로 쪼개어 살 수 있는 소수점 거래는 2022년 1분기 지원을 시작한다.

초보 투자자의 성장을 응원하며

토스증권은 분명 초보 투자자를 위한 MTS로 시작했지만, 이들이 언제까지고 ‘초보’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투자금이 5000만원 이상인 사용자 수가 출범 시점과 비교해 10배 이상 늘었다. 토스증권에 자산을 맡긴 고객들이 성공적인 투자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토스증권의 다음 역할이다. 그러려면 의미있는 투자 정보를 쉽고 편리하게 찾고 흡수할 수 있는 창구가 되어야 한다. 투자하려는 회사가 무슨 사업으로 매출을 내는지, 업계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회사인지, 그 분야의 중장기 전망은 어떤지 알고 투자해야, 시장이 혼란스러울 때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토스증권은 뉴스와 공시, 투자 콘텐츠와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포털 사이트에서 종목 뉴스를 검색하고, 투자 관련 유튜브나 커뮤니티에서 정보와 의견을 나누고, 증권사 MTS에서는 주식을 사고 팔기만 한다. 하지만 토스증권 사용자들은 이 모든 정보를 토스 앱 내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예슬 디스커버리 사일로 Product Designer

저도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투자 스타일을 확립하게 됐어요.(참고로 말씀드리면 매달 꼬박꼬박 적립식 투자를 합니다)50명이면 50가지 다른 투자 방식이 가능하다는 것도 배우게 됐고요. 토스증권의 사용자 수가 많이 늘어난 데서 만족해서는 안되고,고객들이 투자자로서 성장하는 과정과 투자 성향을 살펴서알맞은 정보와 적절한 투자 방식을 제안해 줄 수 있어야 토스증권이 고객과 함께 커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토스증권 애널리스트와 콘텐츠 매니저가 함께 만드는 ‘투자는 이렇게’ 콘텐츠는 파편적인 뉴스와 공시 정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맥락’을 짚는다. 많은 증권사에서 매일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발간하지만, 초보 투자자에게는 접근이 어려웠다. 기관 투자자를 1차 독자로 삼고 있어 난도가 높기 때문이다. 토스증권은 밀레니얼 투자자의 특성에 맞고 모바일에서도 보기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호응을 얻고 있다. 초보 고객을 위한 기초 콘텐츠부터 ‘요즘 모르면 안되는 메타버스 3분 정리’와 같은 산업 리포트,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보여주는 ‘토스증권 데일리’ 등을 발행한다. 오징어게임 등 국내 드라마 시리즈가 글로벌 성공을 거둔 뒤 발행된 ‘콘텐츠주 살걸 할 때 살걸’ 아티클은 16만개에 달하는 ‘좋아요’를 받았다.

투자자들끼리 의견을 교류하는 ‘커뮤니티’는 토스증권의 또다른 차별점이다. 객관적인 투자 정보 외에 다른 투자자들은 어떤 생각과 판단 기준을 가지고 투자하는지 엿볼 수 있다. 특정 종목을 보유한 고객이 그 종목에 대한 의견을 올리면 ‘주주’라고 표시하는 등 신뢰도를 높이는 장치도 마련돼 있다. 

2022년 새해, 토스증권에서는 시간외 거래, 국내 ETF 거래가 가능해지고,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도 열릴 예정이다. 로보어드바이저 기반의 자산관리 서비스에 진출할 계획도 있다. 보다 숙련된 투자자를 위한 기능 업데이트도 고안하고 있다. 토스증권은 ‘누구나 투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든다’는 비전을 가지고 업계에 등장했다. 투자에 쉽게 입문할 뿐 아니라, 각자의 상황과 특성에 맞는 투자를 통해 자산을 불리고 궁극적으로는 경제적 자유를 이루어 나가도록 토스증권도 함께 성장하고자 한다.

신재승 인포 사일로 Product Owner

‘앞으로 이 주식이 오른다더라’ 는 말만 듣고 투자를 시작하는 경우가 있어요.그러다 그 주식이 10% 떨어지면 그때부터 왜 그런지 찾아보는데, 이미 때는 늦어버리죠.적어도 어떤 회사인지 알고 투자하면 주가가 잠시 출렁여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잖아요. 토스증권은 주식을 사고파는 거래 도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고객이 정보를 얻고, 투자를 결정하고, 적절한 시기에 사고 파는투자의 모든 여정을 함께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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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화

토스팀이 품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더 많은 분들께 알리는 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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