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폭폭 금융 콘텐츠를 실은 기차가 달리고 있어요

우리, 금융에 대해 알기를 포기하지 말아요

by 정경화

사용자가 몰라서 손해보는 일이 없도록

토스는 여러 금융 서비스를 쉽고 편리하게 제공할 뿐 아니라, 금융 정보와 상식을 쉽고 재미있는 콘텐츠로 풀어내는 일도 하고 있어요. 브랜드 미디어인 토스피드를 넘어 토스 ‘앱’을 통해 콘텐츠를 내보내기 시작한 게 2021년부터인데, 어느새 180만명(2023년 3월 기준) 넘는 구독자가 앱 콘텐츠를 꾸준히 받아보고 있어요.

만 14세 이상의 사용자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오늘의 머니팁’과 만 19세 미만 청소년(teens)을 위한 ‘머니스터디카페’ 두 가지 앱 콘텐츠 서비스를 운영하는데요. (토스증권과 토스뱅크는 별도의 앱 콘텐츠를 만들어요!) 토스의 여느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사용자들이 어떤 정보를 필요로 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흥미롭게 여기는지 늘 관찰하고 귀 기울여가며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럼 180만 구독자는 어떤 금융·경제 콘텐츠에 호응하는지, 콘텐츠와 독자들은 그동안 어떻게 상호작용 해왔는지 알아볼까요? 콘텐츠 매니저 박혜주, 송수아님과 이야기를 나눴어요.

101 콘텐츠에는 힘이 있다

Q. ‘오늘의 머니팁’은 토스팀 안에서 ‘오팁’이라고 줄여서 부르는데요. 오팁은 어떤 내용을 담는지, 그 선정 기준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요.

주말과 공휴일을 빼면 매일 1~3가지 소식을 독자들에게 전해요. 그 내용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들이 토스 앱에서 콘텐츠를 찾도록 하기보다는 ‘여러분이 지금 알아야 할/알고 싶은 정보를 저희가 먼저 알려드리겠다’는 태도를 가지고 있어요. 길가에 펼쳐 놓고 ‘여기 와서 보세요’ 외치는 대신, 그 콘텐츠를 제일 필요로 할 법한 사람에게 직접 찾아가서 ‘딩동’ 벨을 눌러요. 토스 앱을 켜고 ‘콘텐츠가 어디 있지?’하면 찾기 어려울 수 있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 적시적소에서 콘텐츠를 만난 경험을 가진 분들은 많을 거예요.

초반에는 토스 사용자들이 어떤 콘텐츠를 좋아할지 찾아내려고 서로 다른 내용과 형식의 콘텐츠를 수없이 만들어 봤어요. 저희끼리 ‘칙칙폭폭 오팁공장’이라고 부르며 정말 열심히 콘텐츠를 생산했죠. 그러다 사람들이 많이 검색하는 금융 관련 키워드를 보고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 우선순위를 잡아나갔어요.

오늘의 머니팁은 연령이나 직장인·대학생 등 구독자의 특성에 따라 관심을 가질만한 콘텐츠를 배달해요.

Q. 검색량이 많은 키워드와 관련한 금융 콘텐츠를 만든 건가요?

매년 ‘뉴비(newbie·초보자)’가 생겨나는 금융 서비스가 있어요. 사회초년생이 되어 처음으로 연말정산 할 때, 부모님이 대신 내주시던 보험료를 스스로 내게 됐을 때, 생애 첫 신용 대출을 받게 됐을 때, 사람들은 검색창에 ‘연말정산’ ‘보험’ ‘신용대출’을 쳐보더라고요. 그런 분들을 위한 101, 즉 기초·입문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죠.

‘대출 A to Z’ 시리즈가 그런 콘텐츠였는데요. 아마 대출 한 번 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예요. 학자금 대출이든 전세자금대출이든 신용대출이든, 삶의 어느 지점에서는 대출이 필요한 순간을 만나게 돼요. 그런데 첫 대출을 받기 전에 많은 사람들이 물음표의 늪에 빠져요. ‘빚을 져도 괜찮은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부터 ‘어느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금리, 한도, 만기가 뭐지?’ ‘DSR이 뭐지?’까지요.

그 물음표의 답을 차근차근 정리한 시리즈가 뜨거운 호응을 받았어요. 클릭률이 높았을 뿐 아니라 ‘대출 받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됐다’는 정성적인 반응이 쏟아졌어요. 101 시리즈에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배웠고, 더 나아가 사람들이 ‘대출을 필요로 하는 순간’ ‘보험이 궁금해지는 순간’에 딱 맞는 콘텐츠를 배달해 주자는 계획을 가지게 됐어요.

Q. 그 ‘순간’은 어떻게 찾아내나요?

모든 콘텐츠를 매번 구독자 180만명 전체에게 보내는 것이 아니예요. 어떤 사람들이 이 콘텐츠를 원할지, 유용하게 여길지 분석해서 발송 대상을 좁혀요. 최근에 반응이 좋았던 ‘휴가지원비를 신청할 수 있어요’라는 콘텐츠는 정부가 매년 운영하는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에 관한 건데요.

‘직장인’으로 추정되는 구독자들을 발라내 콘텐츠를 보냈더니 클릭률이 평소보다 150% 높게 나왔어요. 조회수가 40만에 가까웠고, 비구독자가 구독자로 전환되는 비율도 매우 높았죠. 자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면 높은 반응을 보인다는 걸 재차 확인하는 기회였어요.

아이돌 앨범 값은 얼마가 적당할까?

Q.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머니스터디카페’는 오팁과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될 것 같은데요.

맞아요, 청소년들은 ‘필요한 정보’ ‘유용한 소식’에 잘 반응하지 않았어요. 머스카는 시작한 지 1년 정도 됐고, 그동안 다양한 콘텐츠 실험을 해왔는데요. 10대들은 즉각적인 재미를 원하고 스스로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마음에 들면 SNS에도 바로 바로 공유해 주변 친구들에게 알리고요. 그래서 지금은 저희가 일방적으로 지식과 정보를 알려주는 방식보다, 10대들이 자유롭게 돈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공간을 만들어 보려고 해요.

마치 친구처럼 입말과 반말을 쓰고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와 같이 10대들의 질문 또는 의견을 듣는 창구를 열어놓고 있어요. 10대가 돈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는지 알아야 그들에게 꼭 맞는 정보를 전해줄 수 있으니까요. 토스폼이라는 설문 기능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질문하고 그 답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이끌어 내요. 지금 머스카 구독자는 15만명 정도인데, 한번 질문을 던질 때마다 1만명 넘게 답을 줘요.

머니스터디카페는 10대 청소년들과 친구처럼 대화하며 금융과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요.

Q. 그럼 10대들의 이야기로부터 생산된 금융 콘텐츠는 어떤 것들이 있어요?

‘일상 속 돈에 대해 궁금한 게 있나요?’라고 물어봤을 때 흥미로운 답이 많이 왔는데요. 그 중 하나가 ‘아이돌 앨범이 얼마 정도면 적당한지 모르겠어’라는 거였어요. 이 질문의 답을 저희가 찾기가 어렵잖아요. 그래서 다시 질문을 던졌어요. “아이돌 앨범 가격,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해?” 그랬더니 무려 1만8000명이 즉각 반응했어요. 1만원대 후반 정도면 적당하다는 게 대세(5989명)더라고요.

최근에는 ChatGPT가 화제여서인지, 누군가가 “AI가 모든 것을 대체하는 시기에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직업은 뭘까?”하는 질문을 보내왔어요. 어쩌면 청소년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 일텐데요. 그래서 이 질문에 대한 다른 10대들의 생각을 들어 콘텐츠를 만들었죠.

“로봇은 마음을 헤아릴 수가 없잖아. 사람의 마음을 공감하고 들어주는 따듯한 직업은 절대 로봇이 대체할 수 없을 것 같아”라는 열다섯 살 친구의 말에 마음이 녹더라고요. 앞으로도 얼마나 기상천외한 혹은 현명한 질문과 답이 오가게 될지 기대가 돼요.

Q. 10대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금융 상식이나 뉴스를 흥미로워 보이게 만드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역시 청소년들과의 대화에서 답을 찾곤 해요. 올해가 시작될 때는 “새해 다짐 뭐 했어?”라고 물어봤거든요. 답변 1위가 ‘계획적으로 공부할 거야’ 2위는 ‘다이어트나 운동에 힘쓸 거야’ 3위가 ‘저축이나 알바를 통해 돈을 모을 거야’로 나오더라고요. 설날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에 이어서 ‘세뱃돈 관리하는 법’을 정리해 발행했어요. ‘방학 한 달 동안 용돈 버는 법’ ‘알바 계약서 쓸 때 주의할 점’ 같은 것도 알려주고요.

대출 정책이나 주택 청약 관련 뉴스에 청소년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할 거예요. 그래서 경제 뉴스 중에서도 ‘요즘 난방비가 많이 올랐대’ ‘이제 유통기한이 소비기한으로 바뀐대’처럼 10대들도 일상에서 변화를 느낄 만한 소식들을 골라 보내는 편이에요.

몰라서 손해보는 일이 없도록

레고랜드 부도 사태를 쉽게 풀어쓰기 위해선 먼저 채권 시장과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대해 알아야 했어요.

Q. 콘텐츠마다 독자들이 낯설게 여길 수 있는 금융 용어를 쉽고 친근하게 풀어쓰려는 흔적이 엿보여요.

예를 들어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의 인기가 올라가요’ 같은 내용을 한 줄로 쓰고 넘어가지 않아요. 지난해 레고랜드 부도 사태에 대한 콘텐츠를 낼 때 그랬어요. 채권이 뭔지, 금리와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지, 금리와 이자 중 어떤 표현이 더 적합한지 따져보고 고민했어요. 신문 기사였다면 한 문장으로 지나갔을 내용이 오팁에서는 세 문장 네 문장이 되고 아예 한 문단이 되기도 해요.

왜냐면 돈과 금융에 관심은 있지만 어디서 정보를 얻고 공부해야 할지 어려워 하는 사용자가 많아서예요. 저희 역시도 예전에는 ‘채권? 내가 투자할 것도 아니니까 몰라도 되겠지’하는 마음이었거든요. 하지만 채권 시장의 움직임은 채권을 사고 파는 사람들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었어요. 금융 시장의 변화가 내 삶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알게 됐고, 그러니 독자들도 이 한 문장을 이해하지 못해 금융에 대해 알기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어요.

Q. 토스는 왜 앱을 통해 금융 콘텐츠를 내보내나요? 콘텐츠를 통해 사용자의 삶이 어떻게 바뀌기를 바라나요?

토스 사용자들이 ‘몰라서 손해보는 일’이 없기를 바라요. 토스는 누구도 소외 당하지 않고 금융 생활을 영위하는 세상을 비전으로 수십가지 금융 서비스를 만들어 왔잖아요. 하지만 아무리 쉽고 편리한 서비스를 만들어도, 그 존재를 알지 못하면 사용할 수 없어요.

그럴 때 콘텐츠가 서비스와 사용자 사이의 연결고리가 되어 줍니다. 금융의 모든 순간을 해결하겠다는 토스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콘텐츠는 꼭 필요한 조각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1금융권에서 대출이 안돼 막막한 상황에 처한 중·저신용자들이 있어요. 이들을 위한 서민금융 상품도 있지만, 그 정보를 찾아보기 어려웠던 거예요. 오팁에서 햇살론 등 정책금융 상품에 대해 상세히 알리는 콘텐츠를 내보내고, 이를 제공하는 ‘내게맞는대출찾기’ 서비스로의 연결 지점을 만들었어요. 열렬한 반응이 있었죠.

사람들이 알기만 하면 훨씬 더 현명한 금융 생활을 해나갈 수 있겠다, 또한 콘텐츠가 그 과정에 분명한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었어요.

Q. 금융 콘텐츠를 만들며 토스 사용자, 그리고 구독자들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점이 있다면요?

사람들은 겉으로 돈 얘기를 잘 하지 않지만, 사실은 모두가 관심을 가진 분야가 돈이라는 점이에요. 특히 지난 몇년간 돈과 투자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게 높아졌고요. 하지만 그만큼 제대로 공부하고 시작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시장이 급변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고요. 뜨거웠던 분위기는 가라 앉았고, 이제는 ‘돈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걸 느껴요.

그래서 금융의 기초 체력을 탄탄히 기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하려고 해요. ‘요즘은 이런 재테크가 대세래’하는 트렌드를 좇기보다, 금융 시장이나 정책이 움직일 때 그게 독자들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장 정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방식으로요.


Graphic 이은호 엄선희

정경화 에디터 이미지
정경화

토스팀이 품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더 많은 분들께 알리는 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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