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에 숫자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면

제품에 숫자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면

by 송수아

여러분의 첫 카드를 기억하나요? 요즘은 만 7세*부터 카드를 가질 수 있다고 해요. 어릴 때부터 경제관념을 가져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높아졌고, 어린 친구들도 자신의 이름으로 된 카드를 가짐으로써 주체적인 금융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거예요. *법적으로 체크카드 발급은 만 12세부터 가능해요. 하지만 토스에서는 만 7세부터 자신의 이름으로 발급받을 수 있는 선불충전카드 ‘토스유스카드'를 만들 수 있어요.

하지만 미성년자가 금융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졌어요. 여러 금융 사기 피해로부터 어린이와 청소년을 보호하는 건 어른들의 의무겠죠. 토스에서도 청소년의 금융 생활이 안전할 수 있도록 3단계에 걸쳐 미성년자의 토스 가입 방식을 강화해 왔어요.

토스의 미성년자 가입 방식은 어떤 점이 다를까요? 10대의 금융 생활을 위해 제품을 고민하고 개발하는 틴즈 팀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미션: ‘진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라

Level A. SMS 본인 인증

만 14세 미만의 청소년이 토스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부모님 등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해요. 청소년이 회원 가입을 하는 과정에서 법정대리인은 직접 동의 내용을 확인하고 체크한 뒤, 법정대리인의 휴대전화 문자(SMS)로 온 6자리 숫자를 인증해야 하죠.

Level A. SMS 본인 인증

SMS 본인인증은 금융사뿐만 아니라 티머니, 카카오톡, 네이버, 다수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사용하는 보편적인 인증방식이에요. 안전하면서도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어 범용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어요.

여기에 더해 토스는 별도의 가입 FDS(이상탐지시스템⋅Fraud Detection System)도 운영했는데요. 청소년과 법정대리인의 나이 차이를 확인하거나, 법정 대리인 1인이 최대 인증할 수 있는 자녀 수에 제한을 둠으로써 인증 절차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Level B. 주민등록등본 인증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SMS 본인 인증만으로는 법정대리인의 적합성을 100%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인증자가 실제 법정대리인이 맞는지 SMS 본인인증만으로는 정확히 확인이 어려웠던 거죠.

SMS 본인인증 방식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한 방식이 ‘주민등록등본 인증’이에요. 많은 경우 부모와 자녀가 같은 거주지에 산다고 가정하고, 주민등록등본의 세대주 개념을 이용해 ‘진짜' 법정대리인이 동의하는 건지 확인하는 방법이에요.

주민등록등본을 별도로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없어요. 토스 앱에서 전자문서지갑을 통해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을 수 있거든요. 가입자 본인과 법정대리인이 동의하면, 토스는 주민등록등본의 정보를 이용해 인증을 진행할 수 있어요.

하지만 주민등록등본만으로는 친권 여부를 알 수 없고*, 등본상 세대주와 부모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조부모가 세대주인 경우)가 있어, 법정대리인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다는 한계는 여전히 존재했어요. *만 14세 미만 자녀의 서비스 가입에 필요한 개인정보 수집이용 및 제공동의는 실제 친권을 가진 법정대리인만 동의할 수 있어요.

Level C. 가족관계증명서 + 기본증명서 인증

일반적으로 은행에서 미성년자가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서는 법정대리인의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가 필요해요. 기본증명서는 친권 변동과 관련된 정보가 기재된 서류인데요. 이 개념을 이용해 토스에서도 가족관계증명서와 기본증명서 2가지 종류를 모두 이용해 인증 절차를 거치기로 합니다.

Level C. 가족관계증명서 + 기본증명서 인증

만 14세 미만이 서비스에 가입할 때, 가족관계증명서와 기본증명서 두 가지 정보를 바탕으로 가입 인증을 하는 곳은 모든 국내 온라인/모바일 서비스 중 토스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굉장히 많이 존재하는 예외 케이스*에 대한 인식 최적화도 완료했어요. *발급 지역에 따라 서류상 정보 표기 방식이 일부 다르기 때문

숫자보다 중요한 게 있다면

B단계(주민등록등본 인증), C단계(가족관계증명서+기본증명서)의 인증방식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법정대리인도 토스에 가입되어 있어야만 해요. 만약 자녀가 토스 가입을 요청했는데, 부모님이 토스를 쓰지 않는다면 자녀는 가입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인 거죠.

가입 전환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단점을 안고서라도 지금의 인증방식을 유지하기로 한 건,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금융 서비스인 만큼 더 안전하게 운영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대신 부모가 자녀에게 용돈을 편리하게 줄 방법이나 자녀가 카드를 잃어버렸을 때 대신 일시정지 및 분실 처리를 하는 기능 등 부모와 자녀가 토스를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가치들을 확대해나가고 있어요.

그리고 놀라운 사실이 하나 있는데요. 세 단계의 방식 중 가장 까다롭다고 여겨지는 Level C의 평균 가입 전환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어요. 가입 절차가 두 배, 어쩌면 그 이상으로 까다로워진 만큼 사용자들이 가입 과정을 복잡하게 느끼지 않도록 치열하게 고민하며 안전하고 완전한 가입 방식을 만들고자 했던 저희 팀의 노력이 통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청소년의 금융 생활을 위한 가장 안전한 공간을 만든다

적법한 SMS 본인인증 방식이 있음에도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가장 안전하고 완전한 가입 방식’이라는, 저희가 이뤄야 할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대한민국에는 이미 뛰어난 공공 데이터 인프라가 존재해요. 모바일로 서류를 발급하는 시스템도 잘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활용법만 잘 찾아내면 되겠다고 생각했죠. 토스 내 여러 팀과 논의하고 함께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가입 방식을 국내 최초로 만들 수 있게 되었고요.

토스는 앞으로도 10대에게 사랑받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요. 그 첫걸음은 청소년들이 마음 놓고 금융 생활을 할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나올 토스의 청소년 서비스들 또한 재미와 편리함을 추구하면서도, 안전함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


Graphic 엄선희 함영범

- 이 콘텐츠는 2023년 9월 7일 기준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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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아

토스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금융이 더는 불편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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