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커지는 중고 거래 시장
ㆍby 커피팟
리세일 시장 중간점검
밀레니얼과 Z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트렌드로 지목되면서 중고 거래 혹은 리세일(resale) 시장은 큰 주목을 받고 있어요. 특히 중고 의류의 대표 기업인 포시마크(Poshmark, POSH)와 스레드업(thredUP, TDUP)이 2021년 연속적으로 기업공개를 했고, 2019년에 상장한 럭셔리 브랜드의 중고 거래 플랫폼인 더리얼리얼(The RealReal, REAL)도 성장을 이어나가면서 밝은 전망을 증명하는 듯하고요.
한편 이들 모두 상장 이후 발표한 지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대체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안정적인 구조의 사업 모델은 자리 잡지 못한 상황이에요.
잠재력만큼 못 보여주는 실적
상장한다는 것은 실적을 계속 증명해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해요. 우선 각각 지난 2분기 실적*을 살펴볼게요. * 최근에 발표된 2021년 3분기 실적도 같이 업데이트했습니다. – 편집자 주
- 포시마크는 이번 2분기에 매출이 8,180만 달러(약 95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 성장했지만, 순손실 300만 달러(약 35억 원)를 기록했고요. (3분기 매출은 7,965만 달러, 순손실 7,200만 달러)
- 스레드업은 6,000만 달러(약 7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 성장했지만 손실은 1,440만 달러(약 170억 원)로 더욱 커졌어요. (3분기 매출은 6,327만 달러, 순손실 1,471만 달러)
- 더리얼리얼은 매출이 1억 490만 달러(약 1,220억 원)로 83%나 성장했어요. 하지만 역시 순손실도 7,070만 달러(약 820억 원)를 기록했어요. (3분기 매출은 1억 1,884만 달러, 순손실 572만 달러)
포시마크는 중고 거래를 중개해 주는 플랫폼이고, 스레드업과 더리얼리얼은 사용자에게 의류를 직접 매입해 재고를 운영하며 판매하는 사업 모델인데요. 거래를 중개하는 포시마크는 운영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기에 손실 폭이 작았고, 스레드업과 더리얼리얼은 재고 운영을 위한 시설 확장과 자동화 추진에 비용이 계속 커지는 상황이에요.
시장 전망은 밝다고 하지만
스레드업은 매년 발행하는 중고 거래 시장 관련 리포트를 통해, 2025년이면 전 세계 중고 거래 시장이 현재 대비 2배가 넘는 770억 달러(약 89조 6,0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보스턴컨설팅그룹(BCG)도 중고 거래 시장이 향후 5년간 15~20%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기록할 것이라고 언급했고요. 이들은 한발 더 나아가 10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기업들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관련 기업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빠른 시일 내 구축할 수 있느냐에 따라 전망이 맞고 틀림이 갈릴 것으로 보여요.
모두의 경쟁이 된 리세일
지금까지 지속가능성이라는 키워드는 기업들이 꼭 써야 하는 마케팅용 문구 같았는데요. 점점 더 심각해지는 기후위기로 인해 이 키워드는 예상보다 일찍 각 기업의 사업 모델에도 영향을 줄 거예요.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 업계는 이미 먼저 움직이고 있고요.
최근에는 리세일 시장에 아직 진출하지 않은 패스트 패션 사업자이자 대형 의류 리테일러였던 H&M까지 새로운 플랫폼의 론칭을 앞두고 있는데요. 이들도 지속가능성이 시장의 가장 큰 키워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리세일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어요. 이제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신생 기업과 기존의 리테일 기업 모두가 누가 고객을 더 끌어들이는 사업 모델을 만들어내느냐의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크록스도 뛰어드는 중고 거래
크록스(Crocs)가 스레드업과 협업을 시작했어요. 미국에서는 이제 사람들이 신지 않는 크록스 신발을 스레드업에 보내고 크록스의 쇼핑 크레딧을 지급받는 방식이에요. 이미 아디다스와 갭 등 30개에 가까운 리테일러와 리세일 협업을 하는 스레드업은 점점 RaaS(Resale-as-a-Service)를 확대하고 있어요.
크록스가 중고 거래하는 이유크록스는 2002년 창립 이후 현재까지 7억 족이 넘는 신발을 전 세계에 판매했다고 해요. 비싸지 않고 누구나 편하게 신을 수 있어 꾸준히 인기를 얻으며 팬데믹의 대표 신발로도 등극했죠.
스레드업과의 협업을 결정한 배경에는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하는 탄소중립 목표가 있어요. 크록스는 올해 내에 자사 매장에 고객들이 중고 의류를 담아 스레드업에 보낼 수 있도록 스레드업의 클린 아웃(Clean Out) 키트도 비치하기로 했어요. 예전 크록스를 반납한 고객이 새로운 크록스를 살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죠. 무엇보다 새로운 세대를 중심으로 큰 흐름이 된 중고 거래 참여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도 있고요.
스레드업이 RaaS하는 이유
스레드업은 대표적인 리세일 플랫폼이 되면서 점점 커지는 중고 거래 시장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는 리테일러들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어요. RaaS 사업은 주력 사업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 더 많은 상품을 수급할 수 있는 방법이면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파트너 기업에게 매달 비용까지 받으니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통로거든요.
올해 200만 달러(약 24억 원)의 매출을 올려 아직 수익 규모가 크진 않지만, 최근 미국 대형 은행 웰스 파고(Wells Fargo)는 스레드업이 2025년까지 이 사업만으로 3억 달러(약 3,550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어요. 최대 300개의 리테일러들과 협업이 확대될 것으로도 예상했고요.
모두가 중고 거래하는 이유
본래 리테일러들은 중고 거래에 적극적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고려한 경영 흐름 속에서 각 기업들은 진지하게 참여하는 걸 고려 중이죠. 무엇보다 중고 의류 거래가 새로운 세대를 중심으로 현재 큰 흐름이 되면서, 중고 거래에서도 찾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고 인식하기 시작했어요. 그동안 신규 제품 판매에 영향을 끼칠까 봐 망설였다면, 이제는 리세일 시장에 참여해야만 새로운 소비자층에게 새로운 상품도 어필할 수 있음을 깨닫고 있죠.
앞서 언급한 스레드업의 중고 거래 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리세일 시장의 구매자는 2019년 6,400만 명이 되었고 그 숫자는 계속 늘고 있어요. 중고 거래는 생산국의 환경오염과 과도한 소비로 인한 자원 낭비를 줄여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지만,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리테일 기업도 뛰어들어야 하는 사업이 되고 있습니다.
성장이 본격화되는 리세일과 중고 거래 이커머스가 어떤 모습으로 커나갈지는 지켜봐야겠죠.
Edit 손현 Graphic 박세희, 엄선희
본 글은 8월 13일, 11월 9일에 발행된 커피팟의 뉴스레터에 기반해 12월 1일(수) 기준으로 재편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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