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개발자 컨퍼런스 SLASH, 4년의 여정
ㆍby 금혜원
SLASH,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SLASH가 시작된 2021년 당시, 토스는 한창 조직 규모를 키우던 때였습니다. 개발자만 무려 100분 모셔야 한다는 목표로 한 분 한 분 컨택하던 중, 채용팀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됐는데요. ‘업계에 있는 유능한 개발자는 모두 토스에 지원하게 해야 하는 거 아냐?’
그러려면 이미 토스에 지원해본 사람이 아닌, ‘토스에 한 번도 지원한 적 없는 사람’도 토스에 관심을 가지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어요. 토스 외부에 계신 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그분들이 이직할 때 우선순위로 고려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고자 했습니다. 공통적으로 나왔던 답변은 바로 ‘우수한 동료’. 이걸 힌트 삼아 토스가 가진 우수한 기술력과 팀원들의 뛰어난 역량을 더 적극적으로 외부에 알리기로 했어요.
토스 외에도 토스뱅크, 토스증권, 토스페이먼츠 등 여러 계열사가 생겨날 때라, 다양하고 깊이 있는 기술 사례를 세션으로 풀어낼 수 있었습니다. 첫 SLASH 21은 총 19개의 세션으로 진행됐고, 토스 개발자들이 기술을 대하는 태도를 담은 오프닝 키노트부터 서버 인프라 모니터링 경험, SRE 사례 소개, 데이터의 흐름과 활용법, 프론트엔드 클린 코드까지 다양한 테크 영역의 이야기를 다뤘어요.
당시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행사 진행이 어려워 컨퍼런스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는데도, 참가자분들이 보내주신 관심과 평가는 감동적이었습니다.
“3일간 행사 참여자 3만명 이상, 참여자 평점 4.4점 (5점 만점), 토스의 다음 개발자 컨퍼런스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자 92.7%”
그렇게 시작된 SLASH는 어느덧 어엿한 4년차 개발자 컨퍼런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2021, 2022, 2023년에는 온라인에서 2024년에는 오프라인에서 진행된 SLASH가 어떤 여정을 거쳐 발전해 왔는지 보여드리려 해요.
온라인으로 진행되어 온 SLASH, 3년의 변천사
매년 진행하는 컨퍼런스이지만, 사람들에게 늘 새롭게 기억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해 왔습니다. 그 해에 꼭 담아내고 싶은 메시지를 뽑아내고, 이전에 본 적 없던 신선한 키 비주얼과 컨셉을 활용했어요. 전통적인 컨퍼런스 이미지에서 벗어나 ‘토스만의 이미지’를 보여주고자 했던 노력의 일환을 연도 별로 담아봤어요.
🚩 SLASH 21 - No User, No Technology
SLASH 21에서는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담았습니다.
‘토스에서는 어떤 기술을 쓰고 있을까?’ ‘그 기술은 어떻게 구현되고 있을까?’ ‘토스 기술의 기반을 이루는 것은 어떤 것들일까?’
토스에서 사용하는 기술 자체가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토스팀 엔지니어들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특별한 방식을 세션에 녹여냈는데요. 그 방식이 특별한 이유는, 사용자들이 가장 원하는 서비스, 해결하고 싶은 문제 자체를 실현하는 데에 토스 엔지니어링 팀의 기술과 에너지를 집중해왔기 때문입니다.
오직 사용자 중심으로 진화해온 토스의 기술 혁신. 사용자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고 직관적인 서비스를 만드는 것, 그와 동시에 기존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며 느끼는 불편과 의문을 해소시키는 일에는 항상 기술적인 도전이 뒤따랐습니다. 더 나아가 완전히 새롭고 혁신적인 경험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과정도 있었기에, 이 이야기를 더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SLASH 21을 준비하는 과정을 돌이켜 보면, 컨퍼런스 이름을 정하는 과정에서부터 토스만의 색깔을 녹여내기 위해 많은 논의를 거쳤습니다. 컨퍼런스 이름인 SLASH는 개발할 때 명령어 앞에 사용되는 ‘/’ 기호를 말합니다. 토스 사용자들의 삶에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관습을 깨고 기술 혁신의 획을 그었다는 의미로 ‘긋다'라는 중의적 의미도 담아냈어요. 더 나아가 컨퍼런스 전체를 관통하는 키 그래픽을 만드는 데도 공을 들였는데요. ‘/’ 기호를 3D 그래픽을 활용해 입체적으로 구현하고, 다각도로 움직이는 모습을 구현해 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개발 생태계 선순환에 기여하기 위한 깜짝 이벤트도 준비했었는데요. 참가자들이 컨퍼런스에 사전 신청을 하면 개발 커뮤니티의 성장과 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했어요. 총 1억 원이 넘는 금액이 모였고, 후원금은 토스에서 전액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발자 컨퍼런스를 후원하였습니다.
🚩 SLASH 22 - No User, No Technology
2021년에 ‘토스가 첫 개발자 컨퍼런스를 열었다’는 메시지는 잘 전달되었는데, 우리가 꼭 알리고 싶었던 슬로건 ‘No User, No Technology’는 잘 전달이 안 됐다는 것을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어요.
늘 사용자 관점에서 기술을 고민하고 고객 중심으로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토스인 만큼, 이 슬로건을 더 잘 알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으로 2022년에도 동일한 슬로건을 활용했습니다. 2022년에는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워 사람들에게 잘 인지시키도록 해보자는 목표로 컨퍼런스가 기획되었어요.
2021년보다 2022년에 더 많이 신경썼던 것은 세션의 퀄리티인데요. 참가자분들이 따로 시간을 내어 참석하시는 만큼 세션에서 얻어가는 것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각 엔지니어링 챕터 리드, 테크니컬 라이터, 커뮤니케이션 팀까지 3단계 검수 프로세스를 거쳤고, 연사분들이 촬영에 들어가기 전까지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리허설도 진행했습니다. 스피치 코치도 따로 모셔서 어디를 어떻게 강조해야 하는지, 어디에서 쉬어가야 하는지 등 세세한 피드백을 제공하며 세션 퀄리티를 높였고요.
키 비주얼 사이드에서는 ‘개발자 오브제'를 3D 에셋으로 만드는 작업이 진행됐어요. 개발자 컨퍼런스인 만큼 개발자분들에게 친숙한 오브제를 활용해 컨퍼런스도 친숙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커피, 헤드셋, 키보드 등 개발자분들에게 친숙한 것들을 선정해 둥둥 떠다니는 3D 에셋으로 만들었죠. 세션 리스트에 하나하나 넣어서 토스다운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 SLASH 23 - The Hidden Side of Technology
2022년에는 세션 퀄리티를 높이는 방법을 시도했으니 2023년에는 키 비주얼, 컨셉 또한 더 세련되게 풀어내고자 했어요. 이전과 다르게 완전히 새로운 슬로건을 세우고, 토스에서도 이전에 해본 적 없던 방식의 크리에이티브한 키 비주얼을 활용했습니다. 여러모로 새로운 도전이 돋보인 SLASH였던 거죠.
슬로건은 ‘The Hidden Side of Technology’로, 쉽고 간편한 토스 서비스 이면에 정말 꼼꼼하고 치열한 논의 끝에 채택된 기술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선정됐습니다. ‘토스, 너무 편하고 쉬운데 보안은 약한 거 아냐?’라는 이미지를 깨기 위함이었죠.
전체적인 세션 내용에서 편하고 쉽고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보안을 지키기 위해 토스 엔지니어링 조직의 치열한 노력이 수반된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토스 전반의 브랜딩에도 기여하기 위한 목표를 세웠어요.
키 비주얼은 그동안 토스에서 많이 활용해왔던 3D 에셋을 벗어나, 2D 애니메이션을 기획해보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릭 앤 모티’ 2D 애니메이션 컨셉으로 5명의 개발자 캐릭터를 만들어 오프닝 필름을 만들었어요. ‘토스는 개발자 컨퍼런스도 다르다'는 이미지를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실제로 설문을 통해서도 “개발자로서 자부심 느껴지는 애니메이션”, “토스가 브랜딩에 대해 많이 고민하는 모습이 보인다. 작년보다 훨씬 친근하게 각인됐다", “감탄하면서 봤다. 진짜 작정했구나 싶어 소름 돋았다" 등 오프닝 필름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많이 받아볼 수 있었고요.
드디어 오프라인에서 진행된 SLASH 24
왜 화면 밖으로 향했냐면
2021년 SLASH를 처음 기획할 때부터 ‘컨퍼런스는 오프라인'이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하지만 당시에는 팬데믹 시기였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 없이 온라인으로만 진행해야 했죠.
그런데 펜데믹 이전의 ‘컨퍼런스'를 떠올리면 직접 대면해 명함 주고받으며 네트워킹도 하고, 같은 시간 한 장소에 다같이 모여 행사의 열기를 느끼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거예요. 제약이 없어진 만큼 이번 컨퍼런스는 오프라인에서 진행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SLASH 컨퍼런스의 목표는 ‘채용’이었기 때문인데요. 컨퍼런스 참가자분들이 채용으로 이어지려면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이 효과적일 거라 기대했습니다.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눠보시면, 토스팀에 없던 관심을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No Limit: 풀지 못할 문제는 없다
이번 SLASH 24 슬로건은 ‘한계 없는 도전, 그리고 실패해도 일어나는 끈기'라는 심상을 뽑아내는 데에 집중한 문장인데요. 그 기저에는 토스의 개발 문화가 큰 몫을 했습니다. 토스의 모든 엔지니어들이 한계없이 도전하고 있다는 것을 많은 곳에서 체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메시지 개발 단계에서는 크게 3가지 포인트에서 중점적으로 고민했습니다.
1) 기술 관련 이야기 외에도 토스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인가? 2) 참가자에게도 울림을 줄 수 있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3) 오프라인에서 더 임팩트 있게 전달될 수 있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이 3가지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교집합을 찾기 위해, 그간 SLASH에 참여해주셨던 분들의 피드백을 샅샅이 뒤졌어요.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컨퍼런스이지만 틀을 깨는 도전과 시도를 많이 한다', ‘시행착오를 여러 번 겪더라도 될 때까지 하는 팀이라는 것을 느꼈다'는 말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끝까지 멈추지 않고 한계없이 도전하는 토스의 개발 문화를 표현하기 위해 “No Limit: 풀지 못할 문제는 없다"는 슬로건을 뽑아낼 수 있었고, 더 나아가 ‘클라이밍'이라는 키 컨셉까지 선정할 수 있었어요. 한계를 규정하지 않고 늘 다음 ‘문제'를 찾아다니고, 처음부터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수없이 많은 도전 끝에 결국은 정상을 찍는 클라이밍의 모습이 토스의 개발 문화와도 많이 닮아있었거든요. 재밌게도 클라이밍에서도 이 과정을 개발처럼 ‘문제'라고 부릅니다. ‘개발'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클라이밍과 개발 사이의 교집합을 보다 명확히 짚어주고자 했어요.
브랜딩과 디테일에 힘쓴 결과
처음에 키 컨셉 ‘클라이밍'을 잡고 실내 클라이밍에 집중해 키 비주얼을 구현하고 있었는데, 진행하다 보니 시각적 한계가 명확하게 보였습니다. 실내 클라이밍장은 일반적으로 배경 벽과 홀더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크기의 홀더가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되어 있는데요. 이러한 요소들을 활용해 SLASH와 연관된 시각적 장치를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만, ‘No Limit’이라는 타이틀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 같았어요.
고민을 이어가던 중, 차라리 ‘인간이 자연에 도전하는 야외 클라이밍 컨셉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높은 암벽을 맨손으로 오르는 야외 클라이밍 영상들을 보니, 불가능할 것 같은 한계에 도전하는 토스 개발자들의 정신과 잘 어우러진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그렇게 실내 클라이밍장의 배경 벽보다는 야외 클라이밍이 펼쳐지는 자연 컨셉으로, 일반적인 바위산보다는 슬래시(/) 형태의 비현실적인 형태의 산을 오르는 클라이머를 통해 불가능할 것 같은 한계에 도전하는 토스 개발자들의 정신을 담고자 했습니다.
오프닝 필름은 SLASH를 처음 접하게 되는 첫인상인 만큼, 사람들에게 강렬하게 남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후킹되는 비주얼을 만드는 동시에 클라이밍 컨셉과 No Limit 타이틀 심상까지 잘 전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과제였고요. 담고 싶은 이야기는 너무 많았지만 임팩트와 집중도가 떨어질 것 같아서, 클라이밍 장면에서 슬래시(/)로 이어지는 키 비주얼을 통해 많은 내러티브를 생략하고, 최종 장면에서는 ‘No Limit’ 타이틀을 임팩트있게 담아내기로 했어요.
짧은 영상으로 큰 임팩트를 주기 위해 초 단위로 디테일하게 고민해 나온 결과물인데, 유튜브 댓글에 ‘행사 영상 하나에도 토스 클래스가 느껴진다', ‘역시 토스는 토스다. 이 영화 언제 개봉해요?’ ‘와, 나 개발자 아닌데 왜 이렇게 마음이 웅장해지는지' 반응들을 보니 의도한 심상이 잘 전달될 것 같았어요.
오프라인 행사 현장이었던 코엑스의 넓은 공간에도 키 비주얼을 일관성 있게 담아냈어요. 오프닝 필름에서의 경험을 확장하여 심상을 전달하는 한편, 야외 클라이밍이라는 컨셉에서 오는 개방감 있는 느낌으로 채웠습니다.
코엑스 하면 떠오르는 커다란 ㄷ자형 미디어에는 키 비주얼 바위가 임팩트 있는 사이즈로 굉장히 크게 들어가게 했어요. 영상에서 봤던 말도 안 되는 사이즈의 바위 규모감을 현장에서도 전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웹사이트에서도 차별화된 디자인 톤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는데요. 카드 UI를 각진 돌 형태로 변경하거나, 스크롤 바를 암벽 등반하는 모습으로 커스터마이징하는 등의 장치를 추가해 클라이밍 컨셉을 더욱 강조했어요. 기존에 토스에서 선보이던 것과 다른 톤앤매너로 개발자들에게도 신선한 느낌을 주고자 했고, 업계 트렌드를 주도하는 도전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토스에서 진행하는 첫 오프라인 개발 컨퍼런스인 만큼, 키 비주얼과 컨셉이 어느 한 매체에서 툭 튀는 것이 아니라 오프닝 필름, 웹사이트, 오프라인 현장까지 일관된 경험을 하도록 자연스럽게 설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초반 얼개를 짜고 컨셉을 잡는 데에 많은 공을 들였던 거고요.
행사 이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접한 SLASH 24 메시지와 비주얼이 컨퍼런스 이미지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물었는데요. 약 63%의 응답자가 ‘컨퍼런스에 대한 흥미가 높아졌다'고 답변했습니다. 뒤이어 58%의 응답자가 ‘컨퍼런스에 꼭 참여하고 싶어졌다', 33%의 응답자가 ‘영감을 받았다'는 답변을 기록했고요.
2023년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2D 애니메이션 같은 컨셉으로 가는 것도 고민했지만, 같은 걸 반복할 수 없다 생각한 보람이 있는 설문 결과였습니다. 어떤 분야든 늘 새롭게 도전하는 토스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이왕이면 새로운 컨셉으로 새로운 심상을 전달하고 싶었거든요.
무엇보다 SLASH 24에 참여하는 분들이 기술적인 지식과 경험을 얻어가는 것 이상으로, ‘토스'를 온전히 경험하시길 바랐습니다. 그동안 토스를 모바일과 PC로만 만나셨을 개발자분들이 토스를 실제로 만나는 기회이기 때문에, 완성도 높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경험을 선물하고 싶었고요.
그 어느 컨퍼런스보다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오프라인 행사 특성 상 단순히 세션을 듣는 것 그 이상의 경험이 필요하다 생각했기 때문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세션과 연계해 더 깊이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세션 관련 질의응답 및 기술 관련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소규모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구성했고, 커리어 고민과 연계해 맞춤 채용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리크루팅존도 운영했어요.
가장 반응이 좋았던 것은 이벤트 월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러닝&인사이트 존인데요. 연사들의 모든 발표 자료를 바인딩해서 가져갈 수 있도록 한 체험 공간이었어요. 개별 카드에는 연사 정보 및 각 세션의 내용이 요약되어 있고, 발표 자료를 pdf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QR코드도 넣어두었어요. 생각보다 더 많은 분들이 이 존을 경험하기 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을 보고, 컨퍼런스에 오는 분들의 열의가 엄청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발 지식 관련 세션 이외에도 조직 관리, 리더십, 일 잘하는 방법 등을 다룬 스페셜 세션이 진행됐는데요. 다양한 토픽 중 ‘Dear Future CTO’ 세션이 인상 깊었다는 피드백이 많았습니다. 이 세션은 토스뱅크와 토스증권의 Head of Technology 두 분이 참여하셨는데요. 앞으로 리더십 포지션을 꿈꾸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아냈습니다.
세션 하나하나에도 브랜드 가치를 녹여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요. 특히 이 세션을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CTO를 커리어패스로서 소개하지 않기'였어요. 이 세션에서는 ‘CTO가 되려면 경력이 얼마나 필요한지'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토스의 CTO는 어떤 리더십을 가지고 있고, 어떤 비전을 꿈꾸는지 나누는 것에 집중했어요. 왜냐하면 토스가 일하는 방식을 간접적으로 녹여내 토스팀 개발 문화를 좀더 과감하게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오프라인 컨퍼런스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해, 스피커와 청중이 서로 공감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아고라 형태로 기획했는데 다른 세션과 달리 일방적으로 정보 전달하는 것을 넘어 서로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답변받을 수 있도록 구성한 덕분에 많은 분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공간적인 측면에서는 평일에 진행되는 행사임을 감안해, 업무를 보셔야 하는 참가자분들의 편의를 고려한 ‘워크스테이션' 존도 마련했어요. 노트북, 스마트폰 등 기기를 충전하거나 잠시 앉아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을 미리 배려한 것이었는데요. 시디즈라는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자분들 타겟으로 만들어진 퍼포먼스공학 의자를 비치해두었고, 기대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이용해주셨습니다.
굿즈에서도 일관된 브랜딩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키 비주얼의 여러 요소들을 적절히 적용했어요. 가방에는 오프닝 필름의 인트로에 코딩 텍스트를 이스터 에그로 담았었는데 가방 디자인에 활용했고요. No Limit 타이틀을 메인 오브젝트로 삼아 키링도 제작했어요. 카라비너, 와이어 키링 등 소재도 함께 사용해 클라이밍 컨셉을 제대로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SLASH가 가져온 변화
4년에 걸쳐 SLASH가 만들어온 브랜드의 크기가 새삼 어마어마하게 느껴집니다. 2021년에는 토스의 개발 문화를 잘 알리기 위해 온라인으로 컨퍼런스를 열었고, 2022년에는 모든 세션의 퀄리티를 업그레이드했고, 2023년에는 세련된 키 비주얼과 컨셉으로 개발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2024년에는 화면 밖으로 나가 1,500여 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현장에서 호흡하며 토스의 개발 문화를 널리 전파했죠.
“토스 SLASH 올해는 언제 해요?” 라는 질문이 꽤 오는 걸 보면, 이제 매년 기다려지는 개발자 컨퍼런스로 자리매김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실제로 SLASH는 토스팀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현재 토스팀에 있는 개발자의 60% 이상이 지원할 때 SLASH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요. 좋은 동료분들을 모셔오는 데에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죠. 매년 컨퍼런스를 준비해온 길드는 해를 거듭할 때마다 러닝과 인사이트를 쌓아나가고 있고요.
다음 SLASH는 또 어떤 모습으로 찾아올지 궁금해지는 가을입니다. 첫 오프라인 컨퍼런스를 성공적으로 치뤄낸 토스팀은, 언제나처럼 더 나은 컨퍼런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토스가 토스했다'는 피드백이 유효하기를 기대해주세요.
Words 차지현 조유현 정다솔 김태성 권영찬 Photo 김세희 Cover & Graphic 이서영
토스팀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을 콘텐츠로 선보이고 있어요. 좋은 콘텐츠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굳게 믿고, 혁신을 일으키는 서비스는 우리 삶과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끈다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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