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새로운 세계가 열리다

by 김명선

Editor’s Note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는 대표적 직업 중 하나가 펀드매니저입니다. 호기심이 있어야 사회의 변화 흐름을 따라갈 수 있고, 그 변화를 읽을 줄 알아야 투자 판단을 내리거든요. 그렇다면 펀드매니저가 주목하는 테마는 무엇일까요? <요즘 펀드매니저의 요즘 테마>는 주식시장에서 최근 이슈가 되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테마를 투자 관점에서 설명하고, 관련 기업이 어떻게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지 이야기하는 시리즈입니다. 이 시리즈는 현업에서 국내/해외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며 신성장 사업에 관심이 많은 김명선 펀드매니저가 매월 한 편씩 연재합니다. 첫 번째 테마는 ‘메타버스’입니다.

SM의 신인 아이돌 그룹 ‘에스파(aespa)’는 몇 명의 멤버로 구성되어 있을까?

정답은 8명이다. ‘에스파’는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멤버 4명과 가상세계에 존재하는 제2의 자아인 아바타 멤버 4명이 합쳐진 그룹이다. 현실에 존재하는 에스파 멤버가 아바타인 ‘아이’(ae)-에스파를 만나 모험을 떠난다는 독특한 세계관에는 메타버스 개념이 접목되어 있어 ‘메타버스 아이돌’으로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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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Metaverse)

‘가상’, ‘초월’ 등을 뜻하는 영어단어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개념으로, 아바타를 활용해 게임이나 가상현실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현실과 같은 사회∙문화적 활동을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메타버스 개념은 언뜻 보기에 어렵고 생소할 수 있지만, 이미 우리 삶 곳곳에 들어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은 닌텐도의 최신작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 ‘바이든 섬’을 열고 선거 유세에 나섰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네이버 Z가 운영하는 <제페토>에 사이버 대선캠프를 마련해 최근 누적 방문자수 2만 명을 달성했다. 인기 걸그룹 블랙핑크는 제페토에서 팬미팅을 개최하기도 했다.

메타버스는 1992년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이 출간한 SF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 처음 등장한, 과거부터 존재했던 개념이다. 그러나 오늘날에 이르러서야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로블록스의 상장,
주식시장에 메타버스 바람이 불다

로블록스(Roblox)가 2021년 3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되면서 주식시장에서 메타버스가 화두로 떠올랐다. 로블록스의 증권신고서에 ‘메타버스’란 단어를 직접 언급하면서, 주식시장 참여자들이 직접적으로 관심을 가진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로블록스는 미국의 게임 제작업체로 동명의 게임을 개발 및 운영하고 있다. 높은 자유도를 기반으로 다양한 플레이 패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샌드박스(sand box) 장르의 게임이지만, 게임보다는 하나의 플랫폼에 가깝다. 사용자들은 레고와 유사하게 생긴 아바타를 생성하여 원하는 모습으로 꾸밀 수 있고, 이 아바타를 통해 다른 사용자와 교류한다. 이곳 생태계 안에서 커뮤니티에 참여하기도 하고, 게임을 즐기거나 직접 개발할 수도 있다. 이처럼 아바타를 활용해 현실에서와 같은 경제·사회·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메타버스 생태계다.

로블록스는 ‘로블록스 스튜디오’라는 플랫폼을 제공해 사용자들이 쉽게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했는데, 이들이 개발한 게임이 팔릴 때마다 게임 개발자에게 해당 금액의 70%를 지급한다. 현재 1인칭 슈팅 게임(FPS, first-person shooter), 레이싱, 퍼즐 등 다양한 형태의 게임들이 개발되어 <로블록스> 내에서 소비되고 있다. 게임뿐 아니라 캐릭터를 꾸밀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들어 팔 수도 있다. 아이템은 팔릴 때마다 크리에이터에게 해당 금액의 30%를 지급한다.

게임 내에서는 가상화폐인 ‘로벅스(Robux)’가 통용되고, 수익 배분 또한 로벅스를 기반으로 한다. 로벅스는 달러로 환전*할 수 있어서 <로블록스> 내 게임 개발자들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 로벅스(Robux)를 구입할 때의 환율은 1로벅스=0.01달러, 개발자가 실질화폐로 교환할 때 적용되는 환율은 1로벅스=0.0035달러이다.

△ 출처: 로블록스

<로블록스>의 사용자들은 주로 MZ세대이며, 코로나19 이후로 그 숫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2021년 1분기 기준으로 13세 미만 사용자는 전체 사용자의 50%를 차지한다.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6세 미만의 절반 이상이 <로블록스>를 사용한다. 2019년 4분기 기준 약 1,910만 명이었던 일별 활동 사용자(DAU, daily active users)는 2021년 2분기 기준 약 4,320만 명으로 2.26배 증가했다.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매출 지표도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로블록스는 해당 분기에 사용자들이 로벅스를 얼마나 구매했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결제액(bookings)* 데이터를 제공한다. 로블록스의 2021년 2분기 실적발표에서 밝힌 2분기 결제액은 약 6억 6,550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2019년 4분기 2억 4,960만 달러의 2.67배로 놀라운 수치이다.
* 로블록스의 매출액은 결제액(bookings)과 다르다. 사용자들이 가상화폐 ‘로벅스’를 구매하면 로벅스의 사용처에 따라 즉시 매출을 인식하기도 하고, 23개월 동안 분할하여 매출액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 출처: 로블록스

사용자 숫자와 이들이 <로블록스>에서 쓰는 돈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게임 개발자들의 수익도 커지고 있다. 로블록스가 개발자에게 배분한 수익은 2019년 4분기에 약 3,980만 달러였는데, 2021년 2분기에는 1억 2,970만 달러로 급증했다.

△ 출처: 로블록스

아래는 로블록스가 상장 당시에 밝힌 게임 개발자의 수익 분포표다. 2020년 9월 기준, 과거 12개월 동안 1,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개발자는 3명, 1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개발자는 249명, 1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개발자는 1,057명이다. 2020년 9월 이후 결제액이 또 한 번 가파른 상승을 보이면서, 현재 <로블록스> 내 고수익 개발자의 수는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 출처: 로블록스

전통적인 게임업체와 로블록스의 결정적 차이는 메타버스 생태계의 구축 여부다. 전통적인 게임업체는 하나의 게임을 서비스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자가 흥미를 잃고 서비스를 이탈하게 된다. 사용자 이탈을 막고 게임의 라이프사이클을 늘리기 위해 게임업체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하고 마케팅비를 지출해야 한다.

반면 <로블록스>에는 매일 새로운 게임 콘텐츠가 생겨난다. ‘로벅스’라는 보상 체계가 더 재미있는 게임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플랫폼 내 풍부한 게임들은 신규 사용자를 늘리는 동시에 기존 사용자의 이탈도 방지한다. 사용자가 많아지면 자연스레 플랫폼 내 결제액이 늘어나고, 게임 개발자의 정산 기대 수익은 늘어나는 구조다. 로블록스가 구축한 메타버스 생태계는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하나의 작은 사회 같다.

로블록스는 현재 플랫폼 확장과 출시 국가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소니뮤직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으며 향후 플랫폼에서 콘서트를 열고 굿즈를 팔아 수익을 낼 계획이다. 또한 중국 진출을 위해 2020년 12월, 중국 내 게임 서비스 권한인 판호를 획득했으며 텐센트의 자회사와 합작 법인을 설립했다. 최근에는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메타버스 생태계를 기반으로 플랫폼과 시장을 확대해 나가는 로블록스의 미래가 기대된다.

기술의 발전,
메타버스의 대중화를 가져오다

메타버스는 기술의 발전, VR/AR 기기의 확산, 메타버스 플랫폼과 콘텐츠의 보급으로 대중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VR 기기는 2015년 삼성전자의 기어 VR, 2016년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리프트가 출시되며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듯했으나, 가격, 무게, 어지럼증 등의 문제로 대중화되지 못했다. 글로벌 출하량도 2015년 기준 약 200만 대 수준에 그쳤다. VR 기기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 수가 적은 것도 VR 기기의 확산을 저해하는 요인이었다.

한편 2020년 10월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퀘스트2가 발매됐고, 이 제품은 단번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좀처럼 확산되지 않던 VR 기기의 보급이 가속화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오큘러스 퀘스트2는 어지럼증 문제를 대폭 개선했고 무게도 더 가벼워졌으며, 가격도 299달러(64GB), 399달러(256GB)로 퀘스트1에 비해 100달러가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 판매대수를 공개하지는 않지만, 오큘러스 퀘스트2는 2020년 4분기에 약 2~300만대, 2021년 1분기에는 약 200만 대의 출하량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2020년 전체 VR 헤드셋 출하량은 약 640만 대인데, 오큘러스 퀘스트2가 출시 이후 2개 분기 동안 약 4~500만 대의 출하량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니, 이는 놀라운 수치다.

페이스북은 VR 헤드셋 개발 업체인 오큘러스를 2014년 20억 달러에 인수했다. 그 후 오큘러스의 매출은 페이스북의 매출 중 ‘기타(others)’ 매출로 인식되고 있다. 2018년 이후 기타 부문의 분기별 매출 추이는 다음과 같다.

△ 출처: 페이스북 IR

2020년 4분기와 2021년 1분기 매출액의 가파른 상승은 오큘러스 퀘스트2의 흥행 덕분일 것으로 판단된다. 오큘러스 퀘스트1은 2019년 5월에 출시되었는데, 매출 추이를 비교해 보면 오큘러스 퀘스트2가 전작 대비 얼마나 흥행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다.

오큘러스 퀘스트2의 흥행은 시장 판도를 바꿔놓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XR(VR & AR) 헤드셋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증가했으며, 이는 오큘러스 퀘스트2의 판매 증가 덕분이라고 밝혔다. 오큘러스 퀘스트2가 XR 시장을 3배로 키운 셈이다. 이 제품의 흥행으로 그동안 30%대에 머물러 있던 오큘러스의 시장 점유율은 2020년 4분기를 기점으로 74%, 2021년 1분기에 75%로 확대되며 시장 선도 업체로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 출처: 카운터포인트(Counterpoint)

오큘러스를 구입하면 ‘오큘러스 퀘스트 플랫폼’에서 각종 VR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다. <로블록스>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오큘러스 퀘스트 플랫폼에서도 고수익을 창출하는 타이틀이 늘고 있다. 2021년 2월 기준, 1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는 타이틀은 총 69개로, 2020년 9월 38개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1,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는 타이틀도 2021년 2월 기준 6개나 된다.

현재 VR 기기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게임은 <비트세이버(Beat Saber)>*다. 약 400만 카피, 4,000만 곡이 판매되었으며, 2018년 4월 출시 이후 추정 매출액은 1.8억 달러에 달한다. <비트세이버>가 2020년 2월 밝힌 판매량이 약 200만 카피, 1,000만 곡임을 감안했을 때, 판매량 증가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체코의 하이퍼볼릭 마그네티즘(Hyperbolic Magnetism)에서 제작하고 유통하는 VR 전용 리듬 게임. ‘Beat Saber’란 이름처럼 두 손에 라이트 세이버(일종의 광선검)를 들고 리듬에 맞춰 노트를 자르면 되는 게임.

△ 출처: 오큘러스, 페이스북

오큘러스 퀘스트 플랫폼에서 고수익을 창출하는 타이틀의 증가는 VR 기기 보급을 확산할 수 있는 긍정적 요소다. 그동안 VR 기기가 널리 퍼지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콘텐츠의 부재였다. 고수익을 창출하는 타이틀의 개수가 늘어나고 VR 콘텐츠 시장이 커지면 지금보다 더 많은 콘텐츠 개발자들이 VR 기기용 콘텐츠를 개발할 것이며, 이는 VR 기기의 보급을 가속화하는 촉매로 작용하며 선순환 구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메타버스

AR/VR 기술의 발전, VR 기기의 보급 확대, 메타버스 플랫폼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메타버스가 활용되기 시작했다.

커머스 분야에서는 AR/VR 기술을 통해 고객이 제품을 가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케아(IKEA)의 앱 ‘이케아 플레이스(IKEA Place)’가 대표적 사례다. 이 앱은 AR 기술을 활용해 가구를 원하는 공간에 배치해 볼 수 있다. 앱을 실행해 원하는 공간을 카메라로 비추고 가구를 선택하면 공간의 크기와 기존 가구를 스캔하여 어떻게 배치되는지 보여준다.

출처: IKEA

명품 브랜드 구찌(GUCCI)는 자사 앱에서 AR 기능을 활용한 운동화 피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신발을 선택한 후 카메라로 발을 비추면 운동화를 가상으로 착용한 모습이 화면에 나타나는 식이다.

출처: 구찌

부동산업에도 AR/VR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미국 최대 부동산 종합 플랫폼 질로우(Zillow)는 3D 홈 투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질로우의 3D Home 앱에서 원하는 매물을 선택하면 가상으로 집안 곳곳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질로우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던 2020년 3월, 3D 홈 투어 게시물이 전월대비 188% 증가했고, 2020년 4월 2일 기준으로는 전월대비 599.8%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2020년 3월 기준, 3D 홈 투어를 제공하는 매물은 클릭수가 약 50% 더 많았고, 관심 매물 저장 숫자도 약 60% 더 많았다고 밝혔다. 부동산업과 AR/VR 기술의 만남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황에서 사용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매물을 구경할 수 있도록 한다.

△ 출처: 질로우(Zillow)

메타버스 플랫폼의 확산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콘서트를 열고, 팬 미팅을 하고, 굿즈를 파는 새로운 시장이 생겨난 것이다.

2020년 7월, 미국의 인기 래퍼인 트래비스 스콧(Travis Scott)은 <포트나이트>*에서 진행한 9분 동안의 공연으로 약 2,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스콧이 2018년 11월부터 4개월 동안 투어를 돌며 총 57개의 공연을 했을 당시의 투어 매출은 약 5,350만 달러로 공연 1회당 약 1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포트나이트>의 이번 공연으로 벌어들인 매출은 오프라인 투어 20번으로 벌어들인 매출과 맞먹는다. 스콧의 콘서트를 계기로 사람들은 메타버스 콘서트의 시장성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 에픽게임즈에서 개발 및 유통하고 있는 온라인 비디오 서바이벌 슈팅 게임.

메타버스 플랫폼의 확산은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브랜드는 앞서 언급한 구찌다. 구찌는 2021년 5월 17일부터 31일까지 <로블록스> 게임 내에 ‘구찌가든(GUCCI Garden)’을 오픈했다. 이는 현실 세계에서 진행했던 전시 <구찌 가든 아케타이프(GUCCI Garden Archetypes)>*와 거의 동일한 모습이었다.
* 구찌는 이 전시 또한 가상 투어를 제공하고 있다.

구찌는 가상 전시를 통해 <로블록스> 한정판 가방을 판매했다. 처음 판매 당시 가격은 475로벅스(약 5.87달러)였는데, <로블록스> 내의 재판매 가격이 35만 로벅스(약 4,115달러)까지 치솟았다. 동일한 실제 가방은 약 3,400달러로, 현실에 존재하지도 않는 가상 아이템이 실제 가방보다 비싸게 팔렸다. 구찌는 <제페토>에도 가상 매장인 ‘구찌 빌라’를 열어 아바타가 자유롭게 상품을 착용해 볼 수 있게 했고, 가방과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출처: 로블록스/구찌/제페토

패션 브랜드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 온라인 패션쇼를 개최했으며, 현대자동차는 제페토에서 쏘나타 N라인 가상 시승 체험 행사를 열었다. 기업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메타버스 플랫폼의 주 사용자인 MZ세대가 장기적으로는 이들의 잠재고객이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ETF의 출시

메타버스 테마는 펀드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라운드힐 자산운용(Roundhill Investments)은 지난 6월 30일, 메타버스 관련 ETF로 첫 상장을 했다. 이 ETF는 벤처캐피털리스트인 매슈 볼이 개발한 ‘볼 메타버스 인덱스(Ball Metaverse Index)’를 추종한다. 크게 컴퓨팅, 네트워킹, 가상 플랫폼 등 메타버스와 관련된 7가지 섹터로 구성되어 있는 ‘볼 메타버스 인덱스’는 대표적인 기업 세 곳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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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Exchange Traded Fund, 상장지수펀드)

주식처럼 거래가 가능하고, 특정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펀드. 통상적인 펀드와 달리 개인 주식거래계좌를 통해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데다 증권거래세 면제 등으로 거래비용이 낮고 소액으로도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수익률이 지수의 일정 배율에 연동되는 레버리지 ETF, 지수 변동의 반대 방향으로 수익률이 정해지는 인버스(Inverse) ETF 등 다양한 구조의 상품들이 있다.

티커 (Ticker, 종목코드)

주식거래를 위한 시스템에서 종목명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알파벳 약자. 주로 알파벳 또는 숫자, 알파벳+숫자 혼합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 증시에서는 종목명을 직접 입력하거나 6자리 숫자로 이뤄진 종목코드를 입력하며, 미국 주식의 경우 주로 알파벳으로 이뤄져 있다. 가령 테슬라는 TSLA, 애플은 AAPL, 아마존은 AMZN을 사용한다. 알리바바홀딩스의 경우 BABA를 쓴다.

△ 출처: Ball Metaverse Research, 저자 번역

라운드힐 자산운용의 상품 ‘라운드힐 볼 메타버스 ETF(Roundhill Ball Metaverse ETF)’(티커: META)의 구성 비중 상위 종목은 8월 22일 기준으로 아래와 같다.

△ 출처: Roundhill Investments, 2021년 8월 22일 기준

이 ETF는 펀드 설정 이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설정 당시 150만 달러에 불과했던 펀드의 운용자산 규모(Asset Under Management, 이하 AUM)는 2021년 8월 20일 기준 5,400만 달러로 증가했다. 타 ETF와 비교했을 때 절대적인 AUM은 여전히 작은 수준이지만, 비교적 빠른 속도로 증가하며 시장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점점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출처: Refinitive

글로벌 컨설팅 기업 PwC는 메타버스 경제가 2030년에는 1.5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이 커지면서 기업들도 메타버스에 관심을 보이며 제품 및 서비스를 기획하고, 출시 계획을 세우고 있다.

페이스북은 최근 미국 IT 전문 매체인 더 버지(The Verge)와의 인터뷰에서 5년 내 메타버스 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고, 애플은 2022년 하반기 AR 글래스 출시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R 기기인 ‘홀로렌즈’를 출시했다. 빅 테크 기업들이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메타버스의 대중화 속도는 점점 빨라질 것이다. 앞으로 메타버스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된다.

Edit 손현 Graphic 김예샘, 이홍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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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선

현 칸서스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펀드매니저. 프랍 데스크와 운용사를 오가며 다양한 투자전략을 경험해왔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성장 산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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