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라는 기업을 대양을 항해하는 선박에 빗댄 그림

토스 투자자들이 토스에 묻는 것들

by 정경화

최근 토스의 2024년 상반기 실적이 공개되면서 토스의 재무적 성장세가 시장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요. 올해 상반기 매출이 9,141억원(연결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요. 2분기로 좁혀 보면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기 때문이에요.

토스는 그동안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탈, 싱가포르투자청, KDB산업은행 등 국내외 유수의 기관으로부터 누적 1조 6,000억원 넘는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이 투자자들은 토스가 보여주는 성과에 놀라워하는 한편, 앞으로의 성장 잠재력을 더욱 궁금하게 여깁니다.

그럴 때 토스팀이 내놓는 답은 무엇일까요?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토스의 매력을 알리는 역할을 맡고 있는 Investor Relations Team 리더 김민우 님으로부터 토스의 IR 스토리*를 들어봤습니다.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지금까지 달성한 회사의 성과와 앞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및 그 계획을 하나의 이야기로 꿰어 전달하는 것을 말해요.

투자자들이 보는 세 가지 바다, 배, 선장

스타트업은 ‘자유항해’를 꿈꿉니다. 더이상 외부 자금을 투자받지 않고도, 스스로 충분한 매출과 이익을 만들어 내며 나아갈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해요. 토스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자자들도 이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기업에 투자하기 마련이에요. 그렇다면 어떤 기업이 자유 항해에 성공할까요? 투자자들은 크게 세 가지 측면을 살핍니다.

  1. 바다(Ocean): 기업이 경쟁하고 있는 시장을 의미합니다. 이 기업이 항해하고 있는 바다가 충분히 거대하며 성장하고 있는 산업인지를 보는 거예요. 지금 토스의 바다는 한국의 금융 산업, 그 중에서도 디지털화 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 시장에 대한 규제 환경 변화 등 어떤 순풍 혹은 역풍이 불고 있는지도 중요한 판단 요소입니다.
  2. 배(Boat): 기업이 그 시장에서 뚜렷한 경쟁 우위를 갖는 분명한 리더인지를 봅니다. 토스가 한 척의 배라면 얼마나 멀리까지, 빠르게 갈 수 있을지 증명해야 하죠. 토스 코어를 포함해, 토스증권, 토스뱅크, 토스인슈어런스, 토스페이먼츠, 토스플레이스 등 토스 커뮤니티의 비즈니스 모델이 서로 잘 결합돼 있으며, 앞으로 수십년간 성장의 가능성과 속도를 명확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해요.
  3. 선장(Captain): 기업의 리더십과 전략을 말해요. 경영진이 얼마나 훌륭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으며,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는지 살펴보는 거예요.

토스가 항해하고 있는 바다, 그리고 토스라는 배와 그 위의 선장이 투자자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살펴볼게요.

토스가 항해하는 드넓은 대양, 50조원에 이르는 디지털 금융 산업

현재 토스가 경쟁하는 시장은 한국의 디지털 금융 산업입니다. 결제, 증권 투자, 금융상품 광고, 중개(Marketplace) 등 수익성이 높은 사업 영역이 포진돼 있어요. 토스는 이 시장을 현재 연 매출 50조원(2023년 기준)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50조원 규모의 시장에서 토스가 현재 차지한 비중은 약 3%에 불과합니다. 갈 길이 멀지요. 반대로 토스의 매출 창출 여력이 크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향후 5년간 각 영역에서 빠르게 토스의 비중을 늘려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어요.

다시 말해 “토스가 항해하는 바다는 굉장히 넓은 대양이고, 앞으로 토스가 가야 할 길은 멀다. 이 시장은 앞으로 더 클 텐데, 토스는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크겠다”라는 것이 토스팀의 비전이자 방향성입니다.

토스라는 튼튼한 배, 원앱 전략과 압도적인 인게이지먼트

그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거냐고요? 토스의 원앱(One App) 전략이 그 기반이 되어줍니다. 투자, 뱅킹, 보험, 결제 등의 영역에 따라 별도의 앱을 만드는 대신, 하나의 토스 앱에서 모든 영역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해요.

토스증권, 토스뱅크가 토스 앱 안에서 순차적으로 런칭한 2021년 이후, 토스는 사용자들에게 ‘금융의 슈퍼앱’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투자자들은 세 가지 지표를 보고 금융 슈퍼앱 토스가 한국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라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첫 번째는 1,900만(2023년 말, 와이즈앱 기준)에 이르는 MAU입니다. 우리나라 인구 3명 중 1명 이상이 토스를 매달 한 번 이상 사용한다는 의미이지요. 두 번째, 무려 600조원을 초과하는 토스 플랫폼의 연간 금융 거래액입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이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지표는 ‘인게이지먼트(Engagement)’ 수준입니다. 고객 참여도 또는 앱 활성도라고도 표현하는데요. ‘사용자 수가 많은 것은 알겠는데, 그들이 토스 앱을 얼마나 자주, 유용하게 쓰고 있느냐’고 묻는 것입니다.

토스팀은 “월간 활성 사용자 중에서도 ‘매일 토스 앱을 쓰는 사용자(DAU)’의 비중이 50% 이상”이라는 답을 내놓습니다.

여기서 많은 투자자들이 놀랍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나 채팅 앱에서나 가능한 숫자이기 때문이에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채팅 앱 왓츠앱의 DAU/MAU가 50% 초반이라고 하니, 토스는 이미 핀테크의 영역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토스 사용자들이 하루 평균 9번 토스 앱을 켠다는 데이터에 해외 투자자들은 감탄합니다. 스스로 ‘슈퍼 앱’이라고 주장하는 앱이 많지만, 토스처럼 ‘슈퍼 앱’ 전략이 제대로 작동해 압도적인 인게이지먼트를 만들어 내는 앱은 전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에요.

앞으로의 성장 전략,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ARPU

토스는 현재 70가지 넘는 서비스를 11개 카테고리로 구분하는데, 2024년 3월 기준 사용자들은 평균 4.1개 카테고리의 서비스를 넘나들며 토스 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또 이렇게 4개 이상 카테고리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월간 리텐션은 90%에 달해요. 다음 달에도 토스 앱을 이용하고 있을 확률이 90%라는 뜻입니다.

토스 앱을 자주 켜고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행위는 곧 토스의 매출 성장 잠재력으로 이어집니다. 아래 표에서 보는 것처럼 토스의 각 서비스는 ‘전략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요.

송금이나 금융 대시보드, 혜택 등은 토스가 돈을 버는 구조의 서비스는 아니지만, 사용자들이 토스에 가입하고 계속 쓰는 유인이 됩니다. 이후 토스 앱에 모인 사용자들이 간편결제, 금융상품 가입, 주식투자, 뱅킹 등 토스가 매출을 창출해 낼 수 있는 서비스까지 이용하기 시작합니다.

커머스, 광고, 세금환급 등 새로운 서비스를 론칭했을 때에도, 사용자들은 여전히 토스 앱 안에서 쉽게 접근하고 탐색합니다. 투자자들에게는 “사용자를 획득하고 리텐션 시키는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사용자 1인당 매출은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사용자 1명이 발생시키는 매출을 ARPU(Average Revenue Per User)라고 부르는데요. 사용자가 이용하는 서비스 개수가 늘어날수록 ARPU도 늘어납니다. 토스팀은 특히 사용자의 가입 시점에 따른 서비스 이용 개수와 ARPU의 변화를 유의해서 지켜보고 있어요.

지난 2018년 토스에 가입한 사용자들은 1개 이하의 서비스만 쓰다가 6년이 지난 지금 평균 4개 이상의 서비스를 이용하는데요. 최근 가입한 사용자들은 처음부터 평균 2.4가지 서비스를 사용하고, 빠르게 4개 이상에 도달하는 추이를 보입니다.

그만큼 토스의 사용자 대상 서비스 ARPU 역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요. 2022년 연 22.6달러였던 ARPU는 2023년 26.7달러, 2024년 1분기에는 연환산 기준 34달러로 늘었습니다. 반면 사용자 획득 비용과 서비스 운영 비용은 안정화되며 토스 전체의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지요.

토스의 내일을 기대하는 까닭

토스는 사용자 인게이지먼트가 높은 플랫폼 서비스가 더 많은 ARPU를 창출하며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가설을 매순간 증명해 내고 있습니다.

2024년 2분기에는 처음으로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흑자로 전환하는 성과를 거뒀어요. 상반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0%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토스증권 등 계열사의 실적도 뛰어났지만, 이번에는 간편결제와 광고, 세무 서비스 등 토스 코어의 사용자 대상 서비스가 크게 성장했던 것도 한 몫 했습니다.

연 매출 1조원 넘는 기업이 매년 이처럼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는 사례는 굉장히 드뭅니다. 전 세계의 핀테크 회사들을 지켜보는 투자자들이 ‘토스는 아직 더 클 여지가 있구나’ 흥분을 불러 일으키는 대목이자, 토스의 다음 분기, 반기, 내년을 기대하는 까닭입니다.


Words 김민우 Edit 정경화 Graphic 조수희・이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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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화

토스팀이 품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더 많은 분들께 알리는 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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