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사업보고서에서 눈여겨봐야 할 3가지 : 매출·MAU·EBITDA
ㆍby 정경화
10년차 유니콘 토스는 지금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사용자 수의 가파른 증가를 토대로 역대 최대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어요. 이런 내용이 담긴 2023년 토스 사업보고서가 최근 공개되었는데요.
사업보고서는 일정기간 기업의 재무상태와 경영성과를 정리해 투자자들에게 알려주는 문서입니다. 이 회사가 어떤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지, 각 사업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지 읽어낼 수 있어요.
기업이 공시한 보고서는 누구나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하지만 두꺼운 분량과 전문 용어의 장벽 탓에 쉽게 열어보지 못하는 자료인 것도 사실이지요.
오늘은 토스의 사업보고서를 따라가며, 토스를 이해하는데 핵심이 되는 숫자를 짚어봅니다.
2023년 토스, 1조 3,706억원 역대급 매출 냈어요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토스를 운영하는 회사 이름 ‘비바리퍼블리카'를 검색하면 최근 2023년 사업보고서를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총 395쪽짜리 사업보고서에서 곧바로 64쪽 Ⅲ.재무에 관한 사항 2. 연결재무제표를 열어볼까요?
회사의 핵심적인 재무정보와 체력 등은 ‘재무에 관한 사항', 즉 재무제표에서 점검할 수 있어요. 재무제표는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요, 그 중에서도 먼저 연결 기준의 포괄손익계산서를 살펴보겠습니다.
토스는 토스뱅크, 토스증권, 토스인슈어런스, 토스페이먼츠, 토스플레이스 등 여러 계열사 및 관계사와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연결 재무제표'를 들여다봐야 전체적인 흐름을 조망할 수 있거든요.
별도 기준의 ‘재무제표’는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코어)만의 재무상태를 담는 반면, 연결 재무제표는 토스가 가지고 있는 지분율에 따라 계열・관계 회사의 손익까지 종합적으로 반영해요. 기업 실적을 다루는 뉴스 기사가 대부분 연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삼는 것도 이런 이유예요.
연결 기준, 토스는 2023년 한해동안 매출(영업수익) 1조 3706억원을 올렸습니다. 지난 2022년 처음으로 조 단위를 넘어섰고, 올해는 전년보다 20% 이상 늘어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어요. 토스의 매출 규모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여왔어요.
꾸준한 매출 성장세도 중요하지만, 특히 당기순손실의 규모가 40% 가까이 줄었다는 점이 고무적이에요. 이전해에는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지출하는 비용도 함께 늘어나 손실 규모가 컸던 반면, 이번에는 매출이 늘면서도 손실이 줄어드는 건강한 방향으로 성장했기 때문이에요.
당기순손실은 당기순이익의 반대말인데요. 기업의 당기순이익은 일정 기간 발생한 기업의 전체 매출에서 비용(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을 제하고 이자나 세금까지도 내고 남은 금액이에요. 이 액수가 마이너스일 때 당기순손실이라고 하고요.
MAU 1,910만 토스 : 우리나라 금융 앱 1위
토스를 포함해 모바일 앱을 운영하는 IT 기업에서는 MAU를 주요 지표 중 하나로 봅니다. MAU는 월간 활성 사용자(Monthly Active User)의 준말로, 토스 전체 가입자 2,600만명 중 월 1차례 이상 토스 앱을 켜서 사용하는 유저를 의미하지요.
지난 2023년 12월, 토스의 MAU는 1,910만 명(와이즈앱 기준)을 기록했습니다. 2022년 말 1,520만 명 대비 26% 이상 늘어난 거예요. 우리나라 금융 앱 가운데 1위이자, 출시 10년째에도 멈추지 않고 성장하고 있는 금융 슈퍼앱임을 보여주는 숫자였어요.
게다가 토스 사용자는 토스 앱을 자주 켜고 오래 들여다 봅니다. 사용자 1명이 월 평균 270번 토스 앱을 열어 총 100분 이상 이용하거든요. 이는 국내 수많은 금융 앱을 통틀어 압도적인 수준입니다. 이를 ‘인게이지먼트(engagement)’가 높다고 표현해요. 고객 참여도 혹은 앱 활성도가 크다고도 해요.
지난해 출시된 ‘함께 토스 켜기'나 ‘고양이 키우기' 등 고객 참여형 서비스가 유저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고, 유저들은 자연히 토스 앱을 더 자주 열어보고 더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됐어요. 이러한 압도적인 사용자 인게이지먼트는 곧 토스의 견고한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여러 사업 영역이 균형 있게 성장했어요
지난해 토스는 높은 MAU를 기반으로 균형 잡힌 성장을 이뤘어요. 수년간 인터넷은행, 증권, 결제, 광고 등 여러 분야에 과감히 집행한 투자가 고루 성과를 내고 있는 거예요. 사업보고서 35쪽에서 주요 서비스 부문별 매출 현황을 찾아봤어요.
토스 커뮤니티에서 운영하는 서비스는 크게 컨슈머(Consumer)와 머천트(Merchant) 둘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 컨슈머 부문에는 일반 사용자가 토스 앱을 통해 직접 이용하는 송금, 뱅킹, 증권, 대출중개, 카드중개, 결제 등이 포함되고요.
- 머천트 부문은 온라인 PG 사업이나 오프라인 결제 단말기 판매 등 가맹점을 통해 발생하는 매출을 말해요.
2023년 기준 토스의 매출 중 컨슈머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42.5%, 머천트 부문은 57.5%로 나타났습니다. 전년도에는 약 3 대 7 비율이었던 두 부문의 매출 비중이 균형을 이루기 시작했어요.
우선 토스뱅크, 토스증권 등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덕분이에요.
- 토스뱅크는 지난 2023년 4분기 당기순이익 124억원을 거두며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어요. 토스 코어는 토스뱅크의 지분 26.6% 보유하고 있어요. 뱅크의 개선된 실적은 그 지분율만큼 토스의 재무제표에 반영되었습니다.
- 토스증권은 지난해 매출 2,020억원을 기록하며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는데요. 토스 코어가 100% 소유하고 있는 계열사로, 토스의 손실 폭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했어요.
4~5년 전부터 토스증권과 토스뱅크에 지속해온 투자가 이제 결실을 맺기 시작한 거예요.
토스가 운영하는 간편결제와 광고 서비스도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요. 특히 지난해 토스의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6조5,02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서비스 초창기인 2019년(7,409억원)에 비하면 9배 가량 증가한 숫자입니다. CU와 알리페이플러스 등 토스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났고, 토스 앱 안에서도 공동구매가 활성화되면서 시너지가 났어요.
2024년 토스는? EBITDA 흑자 전환을 꿈꿔요
지금까지 지난해 토스가 어떻게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살펴봤어요. 이제 토스의 올해가 어떨지 궁금합니다. 사업보고서 340쪽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어요. Ⅳ.이사의 경영진단 및 분석의견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있어요. 기업의 재무 책임자가 내놓는 의견이에요.
EBITDA(Earning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란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을 말해요. 앞글자만 따서 ‘에비따'라고 읽어요. 영업이익에서 판매관리비와 같은 영업비용은 차감하지만, 영업 활동과 무관한 이자나 세금, 감가상각비 등은 포함해요.
EBITDA는 기업이 영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 즉 순수한 기업 운영 성과를 조명하는 지표가 됩니다. 쉽게 말하면 ‘회사가 현금 기준으로 얼마를 벌었는지'를 보는 거예요. 투자자들은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EBITDA를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삼지요.
‘턴어라운드(turn around)’란 한 회사가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것을 의미하고요. 따라서 “EBITDA 턴어라운드를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은 토스가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올해는 현금 기준으로 ‘돈 버는 기업'이 되겠다는 다짐과 같답니다.
“토스는 지금 매출과 수익성, 그리고 사용자가 함께 확대되는 플랫폼 본연의 건강한 성장에 집중하고 있어요. 토스뱅크와 토스증권 등 관계·계열사는 물론 토스 코어의 결제, 마켓플레이스, 광고 등 여러 사업 영역이 균형 있게 약진하고 있고, 수익성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항상 그래왔듯이 사용자들에게 최고의 금융경험과 혁신적인 서비스를 계속해서 제공해나갈 것이고, 동시에 기업으로서 건강한 재무적 성장과 수익성도 증명하고 있습니다. ” - 토스의 COO 겸 CFO 서현우 님
Graphic 조수희・함영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