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근로계약서 쓸 때 알아야 할 4가지

알바 근로계약서 쓸 때 알아야 할 4가지

by 심건욱

들어가기 전에: ‘알바’, 이름은 하나인데 법적 지위는 여러 개

‘알바’라고 다 같은 ‘알바’가 아닙니다. 알바*는 흔히 근로시간이 짧은 근로자를 의미하는데, 근로기준법은 ‘근로 시간이 짧은’ 근로자를 여러 기준으로 나누어 규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알바 근로계약서를 읽기 전에, 나는 어떤 유형의 알바에 해당하는지 먼저 알아봅시다. * 프리랜서, 일용직 등을 알바로 칭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 글에서의 알바는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아 일하는 근로자를 전제로 합니다.

  • 단시간근로자: 특정 사업장에서 같은 종류의 업무에 종사하는 통상 근로자(이하 “통상 근로자”)와 비교하여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짧은 경우 단시간근로자로 분류합니다. 같은 종류의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 중 나의 소정근로시간이 제일 길거나, 같은 종류의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 모두의 소정근로시간이 동일한 경우라면 나는 통상 근로자에 해당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나는 단시간근로자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 초단시간근로자: 근로기준법에 등장하는 표현은 아니지만,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를 주로 초단시간근로자라 부릅니다.
근로자 유형에 따라 알바 근로계약서 세부 내용이 달라져요

대부분의 알바는 단시간근로자에 속하는 점에서, 이하로는 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단시간근로자를 “단시간근로자”로, 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단시간근로자를 “초단시간근로자”로 각각 칭하고 단시간근로자와 초단시간근로자를 합하여는 “단시간·초단시간근로자” 또는 “알바”로 칭하도록 하겠습니다.

알바, 즉 단시간·초단시간근로자에게는 근로조건에 관한 여러 특례 규정이 적용되는데,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마저 살펴보겠습니다.

1. 알바 근로계약서는 잘 받으셨나요?

근로계약서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 합의한 근로조건 등을 담은 중요한 문서입니다.

근로계약서는 반드시 서면으로(전자문서도 가능해요) 작성해야 하고, 근로자에게 교부되어야 합니다. 구두로만 근로계약을 체결했다면, 혹은 서면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더라도 근로자에게 교부하지 않았다면, 사용자는 근로기준법 위반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근로자가 먼저 요청하지 않더라도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서면 근로계약서를 반드시 교부해야 하는 점, 꼭 기억해 주세요.

2. 알바 근로계약서에 필요한 근로조건이 모두 적혀 있나요?

근로계약서를 받아보았다면, 다음의 내용이 모두 적혀 있는지 확인해 주세요. 단시간·초단시간근로자가 교부 받는 근로계약서는 적어도 다음의 내용을 명시하고 있어야 합니다. 실제 근로계약서는 이렇게 생겼어요.

  • 근로계약기간
  • 근로일, 근로일별 근로시간, 휴게시간
  •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지급방법
  • 휴일
  • 연차유급휴가
  • 취업의 장소와 종사할 업무

3. 알바 근로계약서 중 근로기준법보다 불리한 내용은 없나요?

근로계약서가 앞서 살펴본 항목을 모두 담고 있다면, 다음으로는 각 내용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지는 않는지 확인해 주세요. (만약 미달한다면 적어도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기준에 따른 권리는 나중에라도 청구할 수 있어요*.) *다만 임금채권은 발생한 뒤 3년 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해 더 이상 행사할 수 없으니, 이 기간 내에 청구해야 하는 점은 주의해 주세요.

모두 챙기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1) 소정근로시간, (2) 휴일, (3) 임금, (4) 연차유급휴가는 유심히 살펴보기로 해요.

(1) 소정근로시간

소정근로시간이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미리 합의로 정한 근로시간을 의미합니다.* *소정근로시간은 근로기준법에 정해진 법정근로시간(1일 8시간, 1주 40시간, 별도로 합의하더라도 1주 52시간)은 넘을 수 없어요. 단시간, 초단시간 근로계약상 소정근로시간은 대개 법정근로시간 미만이므로 이 부분은 나아가 설명드리지 않는 점 참고를 부탁드립니다.

‘미리 합의로 정한’ 근로시간을 의미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 (i) 1주일에 20시간만큼 일하기로 합의했다면 갑작스럽게 5시간 초과근무를 해 실제 25시간을 일한 경우에도 주 소정근로시간은 20시간이고, (ii) 1주일에 정상근무를 14시간, 초과근무를 12시간 하기로 합의했다면 주 소정근로시간은 미리 합의된 근로시간 전부인 26시간이 됩니다.

‘근로시간’을 의미하기 때문에 휴게시간은 포함되지 않아요. 근로기준법은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부여하도록 정하는데, 이러한 휴게시간을 제외한 근로시간만이 소정근로시간 계산에 포함됩니다.

  • 소정근로시간을 넘어 일한 시간에 대해서는 연장근로수당이 지급돼요.* *단, 상시 근로자 수가 5인 미만인 사업장은 연장근로수당 지급 의무가 없어요. *과거에는 법정근로시간 이내인 한 단시간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 이상으로 일을 하더라도 연장근로수당 지급 의무가 없었지만, 기간제법 개정으로 2014. 9. 19.부터는 지급 의무가 생겼어요.
  • 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초단시간근로자)는 주휴일(유급휴일)과 연차유급휴가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보장을 받지 못해요.
  • 초단시간근로자에게 적용되는 4대보험 가입의무는 다른 근로자와 다르게 적용돼요.
    • 산재보험은 반드시 가입되어야 하고, 국민연금과 고용보험은 3개월 이상 계속해서 근무하는 경우에 한해 가입되어야 하며, 건강보험 가입의무는 면제돼요.

다른 조건이 비슷하다면,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에 근소하게 미달하는 곳보다는 15시간 이상인 곳이 근로자에게 유리하다고 볼 수 있어요. 또한 사용자와 사전에 합의한 소정근로시간이 근로계약서에 정확히 적혀 있는지도 꼭 확인해 주세요.

(2) 휴일

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근로자는 1주 동안 근로하기로 미리 정한 날 모두 개근*했다면 누구나 주 1회의 유급휴일(주휴일이라고도 합니다)을 보장받아요. 이러한 주휴일에 대해 지급되는 것을 주휴수당이라고 해요.** *개근이란 결근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므로, 지각이나 조퇴가 있는 경우에도 출근했다면 개근에 해당합니다. **이는 상시 근로자 수가 5인 미만인 사업장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때 받게 될 주휴수당은 다음과 같이 계산합니다. 통상 근로자와 단시간근로자 사이 근로시간의 비율에 따라 단시간근로자의 일급(하루 일하고 받은 급여)을 산출하는 내용입니다.

아르바이트생의 주휴수당을 계산하는 법

예를 들어, 둘리는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주 20시간을 일하며 시급 9,700원을 받고, 둘리가 일하는 카페에 주 5일씩 출근해 풀타임으로 일하는 바리스타(=통상 근로자)가 있다면, 둘리가 받게 될 주휴수당은 다음과 같이 계산됩니다.

초단시간근로자에게는 이러한 주휴일이 부여되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주휴수당도 받을 수 없습니다.

(3) 연차유급휴가

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이고 상시 근로자 수가 5인 이상인 사업장이라면 연차유급휴가가 부여됩니다. 연차유급휴가는 휴일과 별도로 돈을 받고(유급으로) 쉴 수 있는 날을 의미해요.

통상 근로자는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경우 1개월 개근 시 1일,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이상인 경우 1년간 80% 이상 출근 시 15일의 연차유급휴가를 받습니다.

주휴수당과 마찬가지로, 단시간근로자의 연차유급휴가 역시 통상 근로자와 단시간근로자 사이 근로시간의 비율에 따라 산정되고, 다만 ‘일’ 단위가 아닌 ‘시간’ 단위로 발생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둘리는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주 20시간을 일하고, 둘리가 일하는 카페에 주 40시간을 일하는 바리스타(=통상 근로자)가 있으며, 둘리와 통상 근로자 모두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1개월이고 1년간 80% 이상 출근하였다면, 둘리에게 부여될 연차유급휴가는 다음과 같이 계산됩니다.

초단시간근로자에게는 이러한 연차유급휴가가 부여되지 않아요.

(4) 임금

2023년도 최저임금은 시간급 기준 9,620원입니다. 만약 지급받은 임금이 최저임금보다 적다면 적어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한 임금은 3년 내라면 나중에라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임금은 다음의 4대 원칙을 준수하여 지급되어야 합니다.

4. 이런 내용이 적혀 있다면 주의 깊게 살펴보세요

(1) 나에게 위약금을 물리는 조항

사용자는 근로계약 위반을 이유로 근로자에게 위약금을 부과하는 계약을 체결해서는 안 됩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이 근로계약서에 포함되어 있다면, 금지되는 위약 예정에 해당하고, 임금의 전액 지급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 ‘6개월 이상 근속하지 않는 경우 100만 원의 위약금을 지급한다.’
  • ‘업무상 실수 발생 시 소정의 벌금액을 급여에서 차감한다.’

(2) 내 급여에서 3.3%를 원천징수 한다는 조항

우리가 지금까지 전제한 알바는 모두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며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 즉 근로자입니다. 근로자는 앞서 살펴본 초단시간근로자에 대한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4대보험 가입 대상이 되므로 사용자는 4대보험에 가입해야 합니다.

그런데 급여에서 3.3%를 원천징수 한다는 것은 내가 받는 급여를 근로소득이 아닌 사업소득으로 처리하고, 4대보험에도 가입시켜주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3) 사용자가 나에게 무급 휴일을 부여할 수 있다는 조항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받기로 미리 약속한 날인데, 사용자의 통보만으로 무급 휴일이 되면 근로자의 생계에 예상치 못한 지장이 발생하겠죠. 사용자는 자신의 귀책 사유로 휴업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하므로, 사용자가 마음대로 무급 휴일을 부여할 수 있다는 조항은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것입니다.

(4) 수습 기간 중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의 70%를 지급한다는 조항

수습 기간에 대해 최저임금 미만의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서는 (i) 근로계약기간을 1년 이상으로 약정해야 하고, (ii) 수습 시작일로부터 3개월 이내의 기간에 한하여야 하며, (iii) 이 경우에도 최저임금의 90% 미만으로 지급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수습 기간에 최저임금의 70%만 지급한다는 조항은 최저임금법을 위반하는 것입니다.

근로계약서, 체결만큼이나 그 이후도 중요해요.

지금까지 근로계약서 읽는 법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근로관계는 근로계약서에 담지 않았더라도 법령에 따라 보장되는 권리도 많고, 근로계약서와 법령으로 정해진 내용임에도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때문에 근로계약서는 체결만큼이나 그 이후도 중요해요. 분쟁이 생길 경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출퇴근 시간, 근로조건과 관련한 의사소통 등은 가급적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보관해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dit 송수아 Graphic 이은호 함영범

- 이 원고는 2023년 6월 25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본 글에 포함된 내용 및 의견은 일반적인 정보제공만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며, 구체적 사안에 대해 법률적 의견을 드리는 것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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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건욱

스타트업과 함께 일하는 변호사. 법무법인 세움에서 스타트업, 기술기업과 관련된 기업자문/M&A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 편입니다. 혁신가들의 마음을 닮은 변호사이고자 늘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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