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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전, 비상금은 얼마나 모아둬야 할까?

회사생활에 지쳐 잠깐 쉬려 합니다. 퇴사 하기 전에 돈을 얼모아두는게 좋을까요?

최소 3개월 치 생활비를 모아두세요. 직장 생활자의 경우는 3개월 치 생활비, 프리랜서나 자영업자의 경우는 6개월치 생활비를 적정 비상금으로 봅니다. 재취업이나 다른 소득 활동을 시작하게 될 때까지 필요한 시간을 그 정도로 보는 건데요. 무슨 일이 언제 발생할지도 모르는 인생에서 적정규모의  비상자금을 보유하는 것은 중요한 삶의 안전관리죠.

자의든 타의든 직장을 나오게 된다면, 비상자금은 심신의 안정을 돕습니다. 비상자금은 급할 때 꺼내 쓸 수 없는 곳에 묶어놓기보다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미처 모아 둔 비상자금이 없을 때는 퇴직금이 역할을 대신합니다. 따라서 퇴사하기 전에 자신의 퇴직금 예상 수령액이 어느 정도 되는지부터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죠. 여기에 실업급여까지 합쳐지면 다음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 기본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겁니다.

다만 퇴사 후 여행이나, 새로운 걸 배우거나 할 경우엔 기본 생활비 외에도 추가 비용이 들어가게 됩니다. 이런 부분까지 고려한다면 역시 비상자금을 갖고 있는 것은 매우 유용하겠죠. 비상자금은 얼마를 보유하느냐의 문제라기보다 돈을 벌 수 없는 기간을  대비하는 일종의 ‘안전관리 습관’으로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쉬는 동안 생활비 분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소득이 없을 예정이다 보니 예전처럼 쓸 수는 없을 것 같아요. 3개월치 생활비를 모았다면 어떻게 사용 해야 할까요? 

나의 경제생활을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눠보세요 균형 잡힌 분배를 위해서는 돈이 빠져나가는 3가지 경로를 알아야 합니다. ①대출상환 ②현재지출 ③미래저축. 대출은 과거에 미리 빌려 쓴 돈을 현재 갚고 있는 거니까 과거형의 경제생활이죠. 지금 먹고사는 문제는 현재형, 나중을 위해 지금의 여력을 일부 떼어 두는 저축은 미래형입니다. 이렇게 나의 경제생활은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수입이 끊기고 나면 보유한 비상자금 액수를 놓고 월별 가용자금이 얼마인지부터 재빠르게 산출해야 하는데요. 200만 원씩 x 3개월, 총 600만 원의 비상자금을 놓고 예시를 들어볼게요. 돈을 아래 그림과 같이 배분해봅니다.

➀ 가장 먼저 계산해야 할 것은 고정지출 피도 눈물도 없이 빠져나가는 고정비용부터 우선적으로 집계합니다. 그 비용을 제외하고 나머지로 생활비를 책정해야겠죠. 월세, 관리비, 공과금, 각종 렌탈비, 인터넷, 휴대전화, 보장성 보험료, 각종 할부금, 대출상환 등이 고정지출에 해당됩니다.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보험금이나 세금부터 얼마인지 언제 납부해야 하는지를 챙겨야 목돈 나갈 때 당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➁ 놀면 더 쓴다. 최저생계비 책정하기  삶의 아이러니는 일할 때보다 놀 때 돈이 더 든다는 데 있습니다. 일에 쫓겨 사느라 그동안 못하고 살았던 거 해보는건 당연한 수순이겠죠. 다만 이것저것 우선순위 없이 내키는 대로 하다가는 정작 중요한 상황에 돈이 부족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니 주어진 여력을 사전에 잘 배분해 놓는 게 중요하단 얘기죠.

비상상황에 맞는 최저생계비 예산을 먼저 짜볼 필요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최소 비용으로 살아남는 나만의 예산안을 미리 한 번 짜보는 걸 의미합니다. 한 달에 식비 얼마, 사람 만나는데 얼마, 문화생활 및 여행에 얼마. 이런 식으로 예산을 미리 짜 두고 그 예산 안에서 돈을 차감해 나가는 방식으로 써나가면 나도 모르게 발생하는 지나친 마이너스 상황을 피할 수 있겠죠. 

➂ 추가 소비여력은 잠시 접어두기 신용카드 얘깁니다. 우리나라 경제활동 인구 1인당 3.9개의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비상상황이니만큼 정해진 예산 안에서 돈을 쓰고 신용카드나 마이너스통장과 같은 추가 소비여력 (내 돈도 아닌데 내 돈처럼 느껴지는 남의 돈)은 잠시 서랍에 넣어두시고 생활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중에 돈 벌게 될 때를 생각해서 지불을 유예시키는 습관은 미래 부담을 증가시킵니다. 비상 상황 시, 그 어떤 지불도 유예시키지 않는 것도 마음 편한 소비생활을 위한 방법입니다. 

정해놓고 돈을 쓰면 억압당하는 느낌이 들어 불편함을 호소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사람은 자기 성향에 따라 최적의 돈 관리법이 다르기 때문에 정답은 없지만, 예산을 정해두고 쓰는 훈련은 생각보다 여유로운 지출을 가능하게 합니다.

외식비를 너무 많이 써서 고민이던 A씨는 외식을 할 때마다 마음이 불편하고 싼 메뉴를 고르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 달 외식비 예산을 정해두고 나서부터는 짜장면을 열 번 먹을지, 탕수육을 세번 먹을지 예산 안에서 결정하면 되기 때문에 오히려 막연한 부담감을 줄이고 외식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단 써도 되는 예산을 산출해보고, 예산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더 나을지를 생각하는 단계를 거쳐야 후회 없는 소비가 가능합니다. 정해진 한도 내에서 최선의 소비를 찾는 것이 바로 현명한 경제생활이니까요. 

퇴사 전, 회사에 소속되어 있을 때 야무지게 챙겨야 할 혜택은 뭐가 있을까요?

① 퇴직금/퇴직연금 퇴직금은 기본적으로 1년에 1개월 치 월급으로 계산됩니다. 회사를 3년 다녔으면 3개월 치, 5년 다녔으면 5개월 치 월급을 받는 거죠. 단, 회사에 따라서 매년 퇴직금을 정산해서 지급하는 경우, 퇴직금으로 누적되어 있는 경우, 퇴직연금으로 가입되어 있는 경우 등 다양하니 수령조건을 잘 알아봐야 합니다.  [퇴직금 계산하기]

실업급여 고용보험 적용사업장에서 실직 전 180일 이상 근무하고, 비자발적으로 퇴사한 경우에 한해 받을 수 있는 생계안정 급여입니다. 근무 일수에 따라 급여 지급 기간도 다르니 자세한 사항은 아래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시고, 퇴직 즉시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업급여 계산하기

건강검진 등 각종 복지혜택  회사에서 제공하는 각종 복지 혜택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건강검진 서비스는 챙겨 받아보는 것이 좋겠죠. 사내 상조회 같은 것이 운영되고 있을 경우, 퇴사에 대한 지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단체보험에 가입된 경우 이를 개인 보험으로 이전할 수 있는지를 알아봐야겠죠. 마이너스 통장은 아무래도 회사에 소속되어 있을 때 발급해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퇴사 후에도 개인 신용등급으로 발급은 가능하다지만 아무래도 발급 과정이 까다롭죠. 회사에 있을 때 미리 챙겨두면, 훗날 급한 돈이 필요할 때 자금 융통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겠죠.  

④ 기타 잔여 임금이 얼마 정도인지, 연차 수당은 얼마나 남았고 어떻게 받을 수 있는지, 연말 정산 서류는 어떻게 챙겨야 하는지 등도 퇴사 전 알아보고 챙겨야 합니다. 

돈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돈 때문에 평생 회사 생활을 해야 하는 게 괴로워요. 마음을 편하게 먹기 위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내가 할 줄 아는 게 많을수록 돈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사실 소득 창출 과정은 에스컬레이터라기보다 징검다리 같습니다. 내가 계획한 대로 순탄하게 이어지는 경우보다는, 예기치 않은 기회나 인연으로 건너뛰듯 연결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게 회사생활이든 프리랜서든 창업이든 형태는 중요하지 않죠. 꼭 돈을 벌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나이 들어갈수록 자기만의 일은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고 주어진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서라도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당장의 ‘소득’에 집중하기보다 어떤 경험이든 내게 맞는 일을 찾아 나가는 과정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저 업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여가활동을 했던 것이 꾸준히 이어져서 퇴사 후 직업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커리어 과정이 징검다리처럼 다소 생뚱맞은 방향으로 튀더라도, 자신의 적성을 고려하면서 계속 다음 기회로 연결해나갈 줄 아는 것이 지속가능한 소득 창출을 위해 중요합니다. 

좀 더 장기적 소득 창출 전략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름의 쓸모와 용도를 찾는 일입니다. 꾸준히 자기 관심사에 대해 시간과 돈을 들여 배우는 건 그래서 중요하죠. 돈을 번다는 것은 타인의 돈이 내게 들어오는 일입니다. 즉 사람이 내게 돈을 기꺼이 써야 돈을 벌고 사는 거지요. 음식을 잘 만드는 일, 남의 얘기를 잘 들어주는 일, 어린이를 좋아하고 잘 돌보는 일, 노래를 잘하는 일, 사진을 잘 찍는 일 등 누군가가 필요로 할 만한 일을 잘하는 삶의 기술이 있다면 굶을 일은 없죠. 내가 할 줄 아는 게 많을수록 돈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바꿔 말해 내가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누구를 위해 무언가를 하기도 싫다면, 살기 위해 돈이 더 절실하게 필요해집니다. 

미래 불안은 어쩌면 자신의 무궁한 가능성을 잘 모르는 데서 비롯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나의 가능성을 발견하진 못합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 그래서 타인이 내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모든 과정은 비용이 들건 시행착오가 있건 모두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과정이 됩니다. 돈을 남기기 위해 돈 관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가치를 찾기 위해 돈 관리를 해 나간다는 점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dit 이지영 Graphic 이은호 이홍유진

– 해당 콘텐츠는 2020. 07. 15. 기준으로 작성되고, 2024년 03월 02일 기준으로 업데이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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