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한 도전》이 던지는 3가지 질문

《유난한 도전》이 던지는 3가지 질문

by 토스

지난 11월 출간된 《유난한 도전》은 토스의 10여 년을 엮은 책입니다. 하지만 결코 토스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프롤로그의 저자의 말처럼 ‘저마다의 목표를 향하여 유난한 도전을 치러내고 있는 이들과 만나 공명하기를 소망’하는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북저널리즘 김혜림, 이다혜 에디터, 그리고 저자 정경화 토스 콘텐츠 매니저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유난한 도전》이 던지는 3가지 질문과 집필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작고 큰 도전을 한번 쯤 꿈꿔본 사람이라면, 일에 대한 동력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삼국지 같은 책이길 바라며,
당신은 어떤 사람을 응원하고 싶은가요?

토스에 대한 책을 써보겠다고 경화님이 팀에 먼저 제안을 하셨다고요. 한 권의 책을 쓰는 건 정말 긴 과정이잖아요. 책을 쓰기로 결심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건 1년 전이었어요. 당시 토스뱅크가 출범하고 한 달 정도 지난 시점이었고 기사가 정말 많이 나왔던 때였거든요. 토스뱅크가 조건 없이 2% 이자를 주는 ‘2% 통장’이 이슈였어요. 그런데 토스뱅크가 왜 이런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았는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맥락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토스의 모든 서비스에는 초기부터 지키고 있는 고객중심적 철학이나 가치가 녹아져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매체가 부족했어요. 아무래도 기사는 분량의 제한이 있고, 모든 배경을 다 전달할 순 없으니까요. 우리가 직접 우리의 목소리를 전할 수 있는 책을 써보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제안하게 됐어요.

《유난한 도전》의 특징을 하나 꼽는다면 ‘관계성’인 것 같아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 집중한 책이라고 느꼈거든요. 책을 쓰기 위해 35명을 인터뷰했다고 들었어요.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인터뷰 하셨나요?

35명 각각이 느꼈던 가장 큰 ‘감정의 굴곡’을 찾고 싶었어요. 다른 팀원과 갈등했던 순간일 수도 있고,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끼는 순간일 수도 있고, 무언가에 완전히 몰입했던 순간일 수도 있고요. 인터뷰를 하면서 ‘내가 왜 이렇게까지 했지?’ 싶은 순간들을 이야기해달라고 부탁드렸었어요.

돋보기로 들여다본 토스는 달랐다. 일견 거대해 보이는 성취는 ‘실패’라는 수없이 많은 획이 모여 만들어낸 것이었다. 지나온 단계마다 도전과 좌절, 충돌과 갈등이 있었고, 여전히 겪는 중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있었다. 담대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실패를 겁내지 않으며, 치열하게 다투고, 급진적으로 솔직한, 단순함을 사랑하는 이야기들이었다.

– 《유난한 도전》, 프롤로그 중

유기체 같은 책을 원하셨군요. 경화 님은 이 책을 쓰기 시작할 때 ‘삼국지’같은 책이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고요.

삼국지를 읽다 보면 사람마다 응원하는 캐릭터가 다르잖아요. 누구는 유비를 응원하고, 누구는 조조를 응원하고. 저는 장비를 제일 좋아하거든요. 괴팍한 스타일(웃음). 토스팀 리더 승건 님이 주인공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주인공의 역할을 하길 바랐어요. 독자가 자기 상황에 비추어 응원하고 싶은 사람 한 명쯤 있을 수 있게요.

2011년부터 2022년 초까지, 토스의 10년 여 년을 글로 정리한 거잖아요. 긴 시간을 정리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어떤 이야기를 덜어낼지를 가장 많이 고민했어요. 토스 팀원들만 공감하는 이야기가 되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했고요. 더 나아가서는 스타트업에 다니는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도 아니길 바랐어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갈등, 실패, 성공의 순간을 맞이하는데 각자의 상황에 대입해 볼 수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개인적으로 인물 중에 김유리 님이 마음에 많이 남았어요. 토스대부 서비스 실패 후, 신용등급조회 서비스 론칭하기 까지 서비스 뒤에 사람 이야기가 담기니까 공감 되더라고요. 일을 하면서 도전하고, 실패하고, 자괴감에 빠져있던 경험이 있으니까요. 이런 도전기가 마음에 남았어요.

한밤중 난데없는 트윗 메시지가 올라온 것은 김유리가 토스대부를 맡아 소액대출 서비스를 운영한 지 반년쯤 지났을 무렵이었다. (중략)하루 새 리트윗이 5108번 일어났고, 실제 토스 앱 탈퇴로 이어졌다. 평소 10-20명 내외였던 시간당 탈퇴자 수가 최대 160명까지 치솟았다. 김유리는 그 숫자를 보고 얼어붙었다. 토스팀이 만들어온 성장이 눈 녹듯 사라질 기세였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두커니 서 있는 김유리에게 이승건이 큰 소리로 말했다. “유리 님 정신차려요! 정신 차리고 제가 쓰는 거 그대로 복붙하세요!” 그러더니 노트북을 펼치고 트위터에 로그인했다. 토스대부를 언급하는 모든 메시지에 일일이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유난한 도전》, 3장 세상에서 가장 빨리 크는 스타트업, p.117

관찰자 시점으로 책을 서술했어요. 프롤로그에도 ‘팀원들이 꿈꾸고 좌절하고 싸우고 분노하고 극복하고 기뻐한 기억과 그 감정에 불순물을 보태지 않으려 노력했다’라고 나와있고요. 회사에 속한 조직원이면서, 관찰자 시각을 유지해야 하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인터뷰를 진행할 때는 제가 토스 팀원이기 때문에 인터뷰이들이 마음을 열고 조금 편하게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인터뷰를 마치고 글을 쓸 때는 관찰자의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기 때문에 외부 소스를 활용했어요. 언론 기사나 다른 매체를 참고하는 방식으로요. ‘토스는 이런 생각을 했지만, 외부에서는 이렇게 평가하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외부 시선으로 균형을 잡으려 했어요.

당신을 일하게 하는 동력은 무엇인가요?

스타트업의 특징은 도전을 통해 기성 시장에 균열을 내는 거잖아요. 북저널리즘의 미션 또한 ‘뉴스와 책을 재정의한다’거든요. 책을 읽으면서 간편송금으로 시작한 토스가 이렇게까지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뭐였을까 궁금했어요.

토스는 간편송금 이전에도 많은 실패가 있었고, 실패를 일찍 경험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업의 몸집이 커지고, 사용자와 팀원 수가 너무 많을 때 큰 실패를 해버리면 회복하기 어려운 순간이 오잖아요. 그런데 토스는 팀원이 3~4명일 때 작은 실패를 여러 번 해봤기 때문에 계속 도전할 수 있는 동력이 남아있었다고 생각해요. 물론 간편송금 서비스 이후에도 계속 실패를 겪지만 ‘우리 예전에도 실패해 봤는데 이렇게 극복했어’ 라는 경험이 쌓이니까 자신감이 붙어서 계속 도전해올 수 있지 않았을까요.

실패의 경험이 토스팀을 계속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너무 많은 실패를 해왔기 때문에 ‘실패를 통해 배우고, 그 다음에 잘하면 된다’ 이런 생각과 태도가 기본적으로 있는 것 같아요. 토스가 처음에 아주 작은 규모로 시작했던 것처럼, 지금도 한 사일로에 구성원이 10명이 넘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실패해도 10명을 넘지 않는 거예요. 지금 토스팀원이 2,000명 정도 있는데 그 중 10명의 실패는 사실 작은 실패잖아요. 그러니까 계속 도전할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일하는 시간과 속도도 빠른 편이에요. ‘스프린트를 돈다’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요. 서비스를 설계하고 어떤 실험을 해볼 때 기간을 보통 2주 정도로 잡아요. 그 기간 안에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다른 방향으로 틀어보고, 계속 빠르게 조정해 나갑니다. 작은 실패를 반복하면서 노선을 수정하고 결국 성공으로 가는 길을 만들어내요.

유연하게 움직이는 것도 또 하나의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책을 읽으면서 가시지 않는 질문이 있었는데요. ‘왜 이렇게까지 일할까? 왜 이렇게 유난할까?’ 토스가 은행과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 손 편지를 써서 보낸다거나, 토스증권 인가 준비할 때 150장의 사업 계획서를 혼자서 작성한다거나. 사실 개인 입장에서는 절망할 법도 하고 포기할 법도 하잖아요. 개개인의 동력이 무엇일까 참 궁금했어요.

이벤트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안지영은 은행 지점장 수백 명에게 손편지를 써서 부쳤다. (중략) 나중에는 개발자들도 슬그머니 안지영의 옆자리에 앉아 편지를 썼다. 은행 직원들에게 토스 앱을 써달라고 부탁하는 게 말이 안되는 것 같기도 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편지를 보냈다. 정성스럽지만 또 포악스러웠다.

– 《유난한 도전》, 2장 정성스럽게, 그러나 포악스럽게 p.72


김동민은 증권 사업계획서를 붙들고 내내 끙끙대고 있었다. 처음에는 증권사 설립을 큰 사일로 하나 만드는 일 정도로 얕잡아본 것이 사실이었다. 6개월 안에 증권 본인가를 받아 영업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돈을 아낀다는 이유로 컨설팅회사도 선임하지 않았다. 150장짜리 사업계획서를 혼자 제로에서부터 써가면서 김동민은 증권사 필수 인력 7명, 자기자본 최소 30억 원 등 법적 최소 요건만 맞추면 될 거라 생각했다.

-《유난한 도전》, 5장 위대한 도전이라는 신호, p.231

저도 그 답을 찾는 것이 책을 쓰게 된 이유고 목표였어요. 결과적으로는 각자의 동력은 모두 다른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은 명예일 수도 있고, 돈일 수도 있고, 성장 그 자체이기도 하고, 다른 팀원과 협업해 결과를 만들어낼 때의 희열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공통점을 찾자면 ‘우리가 하는 일이 결국에는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거야’라는 공감대가 있어요. 각자 다른 이유로 열심히 살지만 결국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위대하고 선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렇게 유난 떨고 남다르게 노력하지 않으면 사실 해낼 수 없다’라는 걸 이미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 같아요.

‘개인의 목표보다 팀의 미션을 추구한다’ 토스팀의 핵심 가치 중 하나로 책에 소개되었어요. 그런데 팀의 지향점과 개인의 지향점이 일치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팀과 개인의 미션 사이에 불일치가 있을 때는 어떻게 하나요?

저도 불일치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예방하고 해결하는 차원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계열사별로 위클리 미팅을 열어요. 한 달에 한 번은 전사 위클리 미팅을 갖고요. 1년에 2번 상반기, 하반기 각각 한 번씩 ‘얼라인먼트 위크’를 갖는데요. 일주일 동안 업무를 거의 내려놓고 전사가 함께 지난 반기 동안 했던 일이 뭔지, 어떤 성취와 실패를 했는지를 돌아봐요. 그리고 다음 반기의 목표를 세워보는 시간이거든요. 이런 것들을 통해서 팀과 개인의 간극을 좁히는 것 같고요. 그런데 저는 팀과 개인의 미션 불일치도 건강한 혼란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해요. 책에도 그런 내용이 있긴 하지만, 혼란과 갈등을 겪으며 결국 좋은 성과를 거둔 적도 있어요. 때로는 건강한 혼란이 더 새로운 것을 상상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 같아요.

당신이 유난하게 도전하고 싶은 순간은 언제인가요?

도전하는 사람과 도전하는 기업의 본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될 때까지 하는 것. 승건 님을 포함해 인터뷰했던 다른 팀원들도 이 표현을 많이 썼어요. 실패는 당연해요. 실패는 기본이고 성공할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그 시간을 견디는 힘은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를 명확히 아는 것’이라고요. 예를 들어 직장인은 내가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게 무엇인지가 명확해지면 실패를 하더라도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거죠. 버티다 보면 언젠가는 성공이 찾아오고요.

고등학생이 읽어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거든요. 학생들도 도전하고, 실패하고 그럼 내일은 또 어떻게 해볼까? 이런 고민의 연속이니까요.

맞아요. 고등학생, 대학생에게도 책을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누구나 살아가면서 유난하게 도전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온다고 생각하거든요. 도전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하는 때가 학생 때인 것 같고요. 진로 고민을 되게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이 책을 보면 ‘나도 인생의 어떤 순간은 이렇게까지 유난하게 살아보고 싶어’라는 생각이 들 것 같아서 학생분들이 읽어보신다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자로서 《유난한 도전》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어떤 책일까요?

어려운 질문인데요(웃음). 저는 ‘용기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책에 나오는 인물들이 실패나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 또 책의 내용 또한 실패를 숨김없이 용기 있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고요. 결과적으로 책이 다양한 독자에게 읽히고, 많은 분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유난한 도전

Interview 북저널리즘 김혜림·이다혜 Edit 이지영 Photo 김예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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