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먼트위크 (1) 서로 다른 악기들이 이루는 하모니

by 정경화

토스 사용자들은 단 하나의 앱에서 송금·결제는 물론 보험 상담, 대출 비교와 실행, 주식 투자, 자산 관리 등 금융의 모든 순간을 만납니다. 그리고 이 하나의 앱은 토스와 토스뱅크, 토스증권, 토스페이먼츠, 토스인슈어런스, 토스CX 등 여러 조직, 수많은 직군이 한 몸처럼 협업한 끝에만 작동할 수 있어요.

서로 다른 소리를 내는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가 모여 하모니를 이루는 오케스트라처럼요. 이 악기들은 자기만의 소리를 내면서도 서로의 소리를 유심히 듣고 박자를 맞춰 하나의 악곡을 연주해냅니다. 지난주 열린 토스팀 얼라인먼트* 위크(Alignment Week)는 그래서 오케스트라의 심포니 연주에 빗댈 수 있을 것 같아요.

얼라인먼트 위크는 토스 커뮤니티(전 계열사)가 지난 6개월을 회고하고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앞으로의 방향을 공유하는 주간이예요. 각자의 자리에서 바삐 일하는 팀원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여 ‘원 팀(One Team)’으로서 하모니를 이루는 경험이기도 합니다.

토스팀은 언제부터 얼라인먼트 행사를 열었는지, 왜 이토록 얼라인먼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일주일 동안 얼라인먼트 위크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지, 세 차례에 걸쳐 알아보려고 합니다.

*얼라인먼트 : 정렬이라는 뜻의 영단어로, 기업에서 조직과 팀, 개인의 목표를 일치시킨다는 의미로 종종 씁니다. 구성원들이 조직의 목표와 그 전략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얼라인먼트가 잘 이루어졌다고 말해요.

토스팀 최대 축제 얼라인먼트 위크 변천사

사무실 한 켠 라운지에서 열린 2019년 여름 얼라인먼트 데이 현장(위)과 2023년 얼라인먼트 위크 행사장을 가득 메운 토스팀원들(아래). 하루면 충분했던 일정이 일주일로, 팀원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았던 라운지는 600석 규모 행사장으로 확대됐어요.

토스팀은 2018년 4월 처음으로 얼라인먼트 데이(Alignment Day)를 열었습니다. 각 사일로의 PO와 팀 리더가 ‘지난 3개월 간 배운 것과 앞으로 3개월의 계획’을 5분씩 발표했어요. 전체 팀원이 50명도 안 됐을 때라, 느지막이 점심 먹고 사무실에 모여 반나절 정도면 모든 세션이 끝났죠. 첫 모임이 팀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고, 이후 정기적으로 얼라인먼트 데이를 열게 됐습니다. 3개월마다 하루는 너무 잦은 것 같아서, 상·하반기 한 차례씩 열기로 했어요.

얼라인먼트 데이의 중요성은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졌어요. 서비스가 확장되면서 사일로와 팀이 많아졌고, 그만큼 팀의 규모도 커졌기 때문입니다. 세션이 점점 늘어나다 보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배운 것을 공유한다’는 첫번째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팀원들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재미’ 요소도 필요했지요. 참석한 팀원들은 피자와 맥주를 나눠 먹고, 모든 발표가 끝나고 난 뒤에는 ‘베스트 러닝쉐어 상’ ‘빅재미상’ 수상자를 뽑았어요. 여기에서 2019년 얼라인먼트 데이 현장을 들여다볼 수 있답니다.

얼라인먼트 데이는 어느덧 토스팀 최대 축제로 자리잡았습니다. 코로나가 덮친 2020년에도 얼라인먼트 데이는 중단되지 않았어요. 각 사일로의 발표를 영상으로 녹화해 송출하는 등 온라인으로 행사를 진행했어요. 이어 증권과 뱅크, 페이먼츠 등이 탄생하자 얼라인먼트 ‘데이’ 하루로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일주일에 걸쳐 진행하는 ‘얼라인먼트 위크’로 확대된 것이 2021년부터였어요. 각 계열사별 얼라인먼트 데이가 나흘간 진행되고, 금요일에는 토스 커뮤니티 전체를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방식으로요.

아홉번째 얼라인먼트 위크

2023년 2월, 어느덧 아홉번째 얼라인먼트 위크가 열렸습니다. 팬데믹 이후 처음 열리는 현장 행사였는데, 그동안 토스팀 규모가 성장한 만큼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모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졌어요. 처음으로 사무실 라운지가 아닌 외부 공간을 빌려 무대를 마련했습니다.

컨셉은 ‘심포니’. 토스팀이 일할 때 자주 쓰는 토글(toggle) 그래픽, 캔들 차트, 원형 그래프를 각각 모티프로 삼아 트럼펫, 피아노 건반, 드럼 모양의 키 비주얼이 완성되었습니다. 밝은 조명과 음향 기기를 갖춘 가로 15미터, 세로 6미터 T자형 무대는 콘서트 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인터널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오세은 님은 “발표자를 비추는 핀 조명을 활용해 몰입감을 주려고 했어요. 전하려는 메시지가 넓은 공간에서도 구석구석 가닿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어요.

현장에 참석하기 어려운 팀원들을 위해서는 온라인 중계를 병행했고, 외부 공간인만큼 보안도 강화했어요. 토스플레이스가 개발한 얼굴 인식 시스템으로 행사장에 출입하는 팀원들을 검증했답니다. 600석 규모 객석이 곧 토스팀원들로 가득 찼습니다.

얼라인먼트 위크에 진심인 까닭

올해 얼라인먼트 위크에서 각 팀에 주어지는 발표 시간은 8분 안팎이었어요. 세미나하듯 자세한 정보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내용을 임팩트 있게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발표에 꼭 포함되어야 하는 내용은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1. 지난 반기의 현황을 핵심 지표와 함께 공유하고 성공 또는 실패 사례를 나누며, 그동안 동고동락한 팀원들에게 감사와 인정을 표합니다.
  2. 각 팀은 구체적인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전략을 공유합니다. 새로운 제품이나 캠페인 계획을 이 자리에서 공유하며, 이 계획이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커뮤니티 전체에 불어넣습니다.
  3. 각 팀은 앞으로의 계획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다른 팀에 영향을 주거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부분에 대해 미리 알립니다.

넷플릭스 창업자 겸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책 <규칙없음>을 통해 “직급과 상관없이 회사의 전략과 재정 상황, 맥락을 아는 직원이 많을 수록, 상급자의 별다른 지시 없이도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얘기했어요. 팀원 개개인이 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스스로 의사결정 한다면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줄고 더 빠른 속도로 일할 수 있다고요. 구성원 간 얼라인이 잘 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매출이 58% 더 빠르게 성장하고, 수익률은 72% 더 높다는 글로벌 컨설팅 펌의 조사 결과도 있어요.

토스팀이 얼라인먼트 위크를 소중히 여기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팀원들이 토스 커뮤니티의 현재 상황과 나아갈 방향을 잘 이해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은 줄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나갈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예요. 대표나 임원이 일방향으로 성과와 계획을 전파하기보다는, 모든 조직과 구성원이 발표자이자 질문자, 그리고 동료로서 얼라인먼트 현장에 참여합니다. 한주 내내 토스팀에서는 동료를 향한 응원의 박수, 격려의 환호가 끊이지 않았어요.

다음 화에서는 이번 얼라인먼트 위크에서 인상 깊은 배움을 나눠 준 팀들의 발표를 모아 소개합니다. 141개 세션 중 토스팀원들이 최고의 ‘러닝 쉐어(learning share)’로 뽑은 발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요?


Photo 김예솔 김보윤 Graphic 이은호 함영범

-위 콘텐츠는 2023년 2월 21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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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화

토스팀이 품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더 많은 분들께 알리는 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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