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먼트위크 (3) 별을 향하여, 역경을 딛고

by 정경화

일주일 간의 축제, 토스팀 얼라인먼트 위크가 막을 내렸습니다. 얼라인먼트 위크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일만큼이나 앞으로의 여정에 대해 구성원 모두가 합일된 이해를 가지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어요. 토스와 각 계열사의 리더들도 얼라인먼트 무대에 올라 이제부터 내디딜 넥스트 스텝(Next Step)을 이야기 했는데요. 이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키워드는 무엇이었을까요? 토스 커뮤니티를 이끌어가는 리더들의 ‘말말말'을 살펴보면 토스팀이 어떤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지, 앞으로는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살짝 엿볼 수 있을거예요.

난공불락의 성 짓기

오프라인 결제 단말기 런칭을 앞둔 토스플레이스 팀 리더 최지은 님은 “한번 토스플레이스를 사용한 매장은 절대 떠날 수 없도록 난공불락의 성을 세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어요.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 완벽한 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기능제품)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결제 단말기는 오프라인 B2B 하드웨어잖아요. 하드웨어는 1년 전부터 제작에 들어가기 때문에 롤백이 불가능하고, 결제가 이루어지는 매장의 사장님들에게는 생업이 달린 문제예요. 이분들의 신뢰는 한번 잃으면 되돌릴 수 없는 것이었죠. ‘결제 성공률이 좀 떨어지더라도 일단 런칭부터 해보자'라는 건 선택지가 아니었어요. 처음부터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드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했어요. 답은 결국 프로덕트 그 자체에 있었습니다. 사장님과 고객을 하나로 연결해 한번 토스플레이스를 사용해 본 매장이라면 절대 떠날 수 없도록 해자(moat)를 파려고 해요. 이제 시작이에요. 시장의 반응은 생각보다 천천히 올 겁니다. 하지만 늦더라도 폭발적으로 올 거예요. 오프라인의 힘은 한번 쌓으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 그 해자에 있다고 확신해요.

토스뱅크 팀 리더 홍민택 님은 영화 스타워즈의 제다이 가운을 입고 등장해 ‘좋은 의사결정의 기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지난 반기 토스뱅크는 역사의 한가운데 있었어요. 고물가 환경에서 기준금리가 엄청난 속도로 올랐고, 이에 따라 시장 예금 상품 금리도 앞다퉈 올랐어요. 팀에서도 우리도 ‘지금 당장' 다른 은행들과 유사하게 상품을 출시해야 하지 않냐고 했어요. 하지만 갑작스러운 의사결정을 내릴 순 없었지요. 숨을 크게 한번 내쉬고, 의사결정의 기준을 되짚어 봤어요. 좋은 의사결정은 비전과 일치한, 그리고 데이터에 기반하는 결정이어야 해요. 토스뱅크의 제품 비전은 ‘모두에게, 가장 단순하고, 가장 큰 혜택을' 주자는 것이죠. ‘어떤 고객이 왜 얼마나 들어오고 나가는가’ 하는 데이터를 봐야하고요. 시간을 들여 비전과 데이터가 뒷받침하고, 그러면서도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 나갔습니다. 그렇게 1억원 한도 폐지, 수신 금리 인상, 수신액에 따른 차등 금리 등이 도입되었어요. 토스뱅크는 아직 비전을 실현하지는 못했어요. 수신과 여신의 두 축으로 움직이는 은행으로서 균형을 잡는 것이 먼저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단 균형을 잡고 나면 속도를 낼겁니다. ‘모두에게, 가장 단순하고, 가장 큰 혜택을’ 주는 희소한 은행을 향해서요.

두번째 이닝

반짝이 모자를 쓴 토스페이먼츠 팀 리더 김민표 님은 ‘MZ 세대의 드림 기업 만들기'를 주제로 발표했어요. 토스페이먼츠의 성장 단계를 야구 게임에 빗대어 “이제 우리는 두번째 이닝에 접어들었다”고 말했습니다.

2020년대 들어 사회적으로 직업관의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어요. 대퇴사(The Great Resignation), 조용한 퇴사 같은 현상을 목격할 수 있었죠. 토스페이먼츠는 MZ 세대의 드림 기업이 되고 싶어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최고의 선수를 모으고, 오래 함께 하며, 무엇보다 승리하기 위해서입니다. 새로운 세대의 드림 기업을 만드는 것은 우리의 승리와 직결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MZ 세대는 명확한 미션이 있는 조직에서 일하고 싶어하고, 그 미션에 꽂히면 어떻게든 되게 만든다고 해요. 현재 토스페이먼츠의 미션은 무엇일까요? 첫번째 이닝은 성공적으로 끝냈습니다. PMI(인수합병 후 통합)와 레거시 제품이라는 모래주머니를 달고 뛰었음에도, 월 GMV(거래액) 기준 PG 업계 1위를 달성했어요. 하지만 우리의 시합은 첫번째 이닝이 끝났을 뿐이고, 이제는 두번째 이닝에 집중할 때이죠. 두번째 이닝의 목표는 중소중견기업(SMB) PG 시장 점유율 1위가 되는겁니다. 전환율과 안정성이 극강인 결제 제품을 만드는데 모든 힘을 쏟아 붓고 있어요. 두번째 이닝에서 성공하고 나면, 세번째, 네번째 이닝의 미션이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날거고요.

1년 전 사업 방향을 전격 전환한 토스인슈어런스 팀 리더 조병익 님은 그 간의 시간을 돌아보며 “피땀눈물로 요약할 수 있는 1년”이라고 묘사했어요.

피봇 선언 이후 ‘인슈 어떻게 되고 있어?’ 궁금해하셨던 분들 많을 것 같아요. 비대면 모델의 실패를 인정하는 일은 고통스러웠지만, 새로운 시도를 해야할 시점이었습니다. 인슈어런스 팀은 새로운 모델의 3가지 조건을 이렇게 정의했어요. 1. 확장 가능성 2. 재무적 지속 가능성 3. 시장의 변화 가능성. 그리고 국내 보험 계약의 90%를 차지하는 대면 GA 채널, 즉 본진으로 진격했습니다. 보험 설계사에게 대체 불가능한 최고의 파트너가 되는 것을 목표로요. 실적 압박 없는 투명한 수수료 정책, 효율성 높은 고객 매칭 등이 강점으로 작용해 지금은 500명 가까운 규모로 성장했어요. 그리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에게 무관심했던 시장이 드디어 반응하기 시작했어요. 보험 업계로부터 피드백이 십자포화처럼 쏟아지고 있거든요. 토스인슈어런스는 앞으로도 강력한 확신을 가지고, 그러나 조용히 나아갈거예요. 어느 순간 보험 시장의 판도를 바꿀 때까지요.

최근 미국 주식 거래액 점유율을 크게 확대토스증권 팀 리더 오창훈 님은 토스팀을 ‘브레멘 음악대’에 비유했어요. 각자의 어려움이 있지만 함께 어우러져 도전의 여정을 떠나는 팀이라는 의미로요.

우리 팀이 어떻게 일하는지 생각해보면, 가장 앞단에 고객이 있어요. 개발자, 디자이너, PO 등 메이커들이 고객이 원하는 방향,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고 제품을 만들죠. 그 과정을 보안, 컴플라이언스, 리스크 매니지먼트, 재무 등이 뒷받침 하고 있고요. 또 데이터 분석, 고객 상담, 인프라 운영 등을 통해 고객에게 더 나은 제품 경험을 주려고 애쓰고 있어요.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멋진 동료와 문화이고요. 서로 어우러진 팀을 보며 ‘브레멘 음악대’ 같은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반기에도 우리는 ‘투자' 하면 처음으로 생각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달려왔어요. 여러 성공들을 거두었고요. 최근에는 미국 주식 거래 점유율이 20%에 육박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우리는 실패도 맞이할거예요. 더 큰 성공으로 가는 계단을 오르면서 우리는 계속 넘어지고 떨어질 거예요. 그래도 다시 도전하고 또 도전할 거고요. 성공이 정말 눈 앞에 있음을 모르고 포기하는 순간, 그때가 진짜 실패니까요. 앞으로도 각자의 악기로 조화로운 화음을 내면서 여정을 함께 하고 싶어요!

토스팀의 신념을 보편적인 상식으로

토스CX 팀 리더 강희진 님은 “토스 ‘원 앱(one app)’ 전략의 추진력은 CX가 만든다”고 강조했어요. 친절하고 정중하며 끊김없는 상담 경험은 토스의 또다른 경쟁력이니까요.

토스, 토스뱅크, 토스증권 등 토스 커뮤니티는 지금 여러 개별 회사로 이루어져 있지만, 토스 사용자에게는 하나의 앱이자 하나의 금융 서비스예요. 그러므로 사용자에게 토스 고객센터 또한 완전한 하나여야 합니다. 그래서 토스CX는 ‘대통합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물론 토스, 은행, 증권, 페이먼츠에 이어 모바일, 플레이스까지 토스 커뮤니티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계속 늘고 있어요. 수많은 서비스를 동시에 이해하고 상담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토스뱅크 서비스 이용자가 고객센터에 문의했을 때, ‘저는 토스 서비스 담당이라서 토스뱅크로 문의해주세요’와 같이 상담사 변경으로 인한 단절을 겪지 않도록 만드는 것은 CX팀의 제일 중요한 미션이예요. 그래야만 토스 원앱 전략과 고객의 앱 사용 경험이 완성되는 것이니까요. 이런 변화는 토스팀의 테두리를 넘어서고 있어요. 다른 기업에서도 각 계열사 서비스에 대해 통합 고객 센터를 운영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거든요.

토스팀 리더 이승건 님은 얼라인먼트 위크의 마지막 발표를 맡았습니다. 이승건 님은 “모든 금융의 경험을 온라인에서 이루어지게 하겠다는 토스팀의 신념이 사람들의 기본 개념이 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어요.

2000년대 초반 아마존 주가가 폭락했어요. 아마존은 ‘앞으로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물건을 사게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당시 미국인은 대부분 직접 가게에 가서 물건을 만져보고 상인과 네고(협상)도 하면서 물건을 샀어요. 물건을 두 눈으로 보지도 않고 온라인으로만 산다고? 어떻게 믿고 살 수 있지? 그래서 주가가 급격히 떨어졌죠. 하지만 아마존의 신념은 결국 전 지구인의 상식이 되었어요. 페이스북의 초기 상황도 비슷했어요. ‘하나의 소셜 네트워크가 전세계를 점령한다. 모든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연결된다’는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신념을 사람들은 쉽게 믿지 않았어요. 심지어 페이스북 임원조차도 그랬어요. 그들에게 페이스북은 아이비리그 대학생들끼리만 쓰는, 언제든 다른 서비스가 대체할 수 있는 커뮤니티 웹사이트에 불과했어요. 하지만 미래는 곧 달라졌죠. 그럼 토스의 미션은 무엇일까요. ‘모든 금융의 경험을 온라인으로 다 담아낸다. 그리고 고객에게 더 좋은 금융 상품이 시장에 존재하도록 만든다’ 이 두 가지입니다. 그런데 ‘온라인 쇼핑처럼 금융도 온라인으로 다 할 수 있다'는 개념은 아직 보편적인 상식이 아니지요. 여러분도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는 직접 은행에 가야 하잖아요. 토스팀의 신념은 아직 세상에 가닿지 않았어요. 그러니 우리는 그동안 만들어 온 성장과 변화를 더욱 확장시켜야 해요. 한편으로는, 그런 변화가 가능하려면 사회의 신뢰를 두텁게 쌓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온라인에서, 토스에서 수십, 수백억 그 이상의 금융 거래를 해도 문제 없다는 믿음을요. 사용자는 물론이고 정부와 업계 등 여러 이해관계자 모두로부터요. 규칙과 법을 준수하는 수준을 넘어 ‘토스가 하는 일이라면 고객에게도 시장에도 좋은 일일거야’라는 안심과 신뢰를 쌓고자 합니다. Ad astra per aspera! ‘역경을 헤치고 별을 향하여’라는 뜻의 라틴어 문장인데요. 인류의 삶을 바꾸겠다는 ‘별’을 향해 가는 우리의 여정은 그래서 여전히 초기일 뿐입니다.

토스 커뮤니티(전 계열사) 리더들의 발표에서 성장과 신뢰, 속도와 균형이라는 상반된 키워드를 종종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성장과 신뢰가 마치 동시에 잡아야 할 두 마리 토끼처럼 보이기도 하지만요, 토스팀은 신뢰야말로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믿어요. 올해도 토스팀은 종종 넘어지겠지만, 다시 일어나 달릴겁니다.


Photo 김예솔 김보윤 Graphic 이은호 함영범

⎼ 위 콘텐츠는 3월 7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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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화

토스팀이 품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더 많은 분들께 알리는 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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