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 시트 속 다양한 소비 활동을 하는 사람들

새해 소비 계획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by 이지영

15년 차 머니 트레이너의 돈 관리 법

배달 음식 먹지 않기, 택시 타지 않기. 몇 년째 반복되는 새해 목표입니다. 언제나처럼 올해도 실패했죠. 일 년 내내 배달 음식을 시키거나 택시를 부를 때마다 합리화를 위한 이유를 찾아야 했어요.  ‘오늘은 충분히 고생했으니까’ ‘시간을 아낄 수 있으니까'. 소비 계획이 실패했다는 씁쓸함보다, 합리화 과정의 피로가 더 컸던 것 같아요.

소비 계획 실패의 원인과 성공의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박미정 머니트레이너를 만났습니다. 15년간 재무 코칭을 해온 박미정 머니트레이너는 소비계획을 실천하려면  ‘삶의 목적'과 ‘나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무조건 소비하지 않는 것이 아닌, 통제력을 기르는 훈련이 필요하다고요.

박미정 머니트레이너는 삶의 통제력을 기르는 훈련을 도와주는 가계부 ‘머니밸런스플래너'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이 플래너를 거쳐 간 사람만 어림잡아 2만 명. 삶의 목적에 맞는 소비 예산을 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하는 돈 관리는 지속가능한 힘이 있다고 해요.

박미정 트레이너는 내가 돈을 위해 사는 듯한 느낌이 들 때, 소외되고 힘들어진다고 진단합니다. 나를 위해 돈이 작용하도록 하는 습관을 들여 삶의 통제력을 높일 때,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 돈을 벌고 쓰는 가치에 눈뜰 수 있다고 해요.

2024년, 새해에는 돈을 야무지게 쓰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소비의 바다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허우적거리고 있다면 주목해 주세요. 내년, 우리의 소비 계획을 현실로 만들어줄 머니밸런스플래너 라이트 버전과 그 사용법을 공개합니다.

아플 때나 슬플 때나 내 인생을 경영하기 위한 툴이 필요하다

1인 생활자를 위한 가계부, 머니밸런스플래너를 직접 만들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누구나 내 인생을 경영해 나가야 하잖아요. 인생을 경영하기 위해 CEO가 되어야 하고, 필요한 재무 관리를 하는 CFO(Chief Financial Officer, 최고 재무 관리자)의 역할을 모두 해야 하죠.

각자 인생의 CEO와 CFO가 되어 아플 때나, 슬플 때나 평생에 걸쳐 가장 많이 고민하게 되는 건 ‘먹고 사는 문제'일 테고요.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서 중요한 액션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머니밸런스플래너는 어떤 분들이 사용하면 좋을까요?

나의 재무 상태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해요. 재무 상태를 안다는 건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이에요. 한때 유행했던 뇌 구조 밈 있죠? 플래너를 작성하다보면 뇌구조 밈처럼 내 인생에 무엇이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다 드러나요. 아주 재밌어요.

재무상태를 점검하면서 나의 관심사와 가치관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삶과 현실의 괴리가 어느 정도인지도 파악할 수 있어요. 내가 원하는 삶과 현재가 일치하면 경제적 불만이 적을 것이고요, 대부분 일치하지 않아서 경제적 문제가 시작되죠. 돈의 적고 많음의 문제가 아닙니다. 돈이 많으면 해결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그래서 재무 상태를 점검해 나의 욕망을 긍정하고 현명히 배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소비를 돌아보고 소비 계획을 세우는 건 데이터에 근거해서 유효한 액션들을 풀어가기 위한 과정인 거예요. 느낌적인 느낌으로 ‘옷 사는데 돈을 많이 쓴 것 같아, 나는 캠핑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 가 아니라 나의 소비가 남긴 숫자들에 근거해 스스로를 파악하고 돈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거예요. 이 과정은 지속가능한 인생 경영의 핵심이 되어줄 거예요.

1단계: 사라진 돈의 행방을 찾아서, 30일 동안 소비내역 기록하기

소비 계획을 세우는 데 필요한 첫 단계는 소비내역을 파악하는 일입니다. 일상은 무수한 소비로 이루어지고, 관리하지 않으면 무의식적 지출이 발생하거든요. 한달 기준 나의 소비 금액이 얼마인지, 그에 따른 소비 만족도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죠. 딱 30일, 소비 내역을 기록해 보면 나의 소비 성향과 삶의 가치관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게 됩니다. 소비 내역 파악은 매월 1일에 시작하지 않아도 돼요. 당장 오늘부터 시작해 30일 동안만 기록해 보세요.

❶ 카테고리와 지출 항목 분류하기

  • 머니밸런스플래너는 총 8개 카테고리로 구분되어있다. 카테고리와 지출 항목을 나의 상황에 맞게 추가/수정한다.
  • 특정 대상에 얼마큼의 돈을 쓰고 있는지 파악하려면 카테고리를 따로 분류하는 것이 좋다. 자동차, 뮤지컬, 게임 등 평소 소비가 많다고 생각되는 항목이 있다면 카테고리를 분류하자.

❷ 월간 비용과 연간 비용 파악하기

  • 소비내역을 입력할 때, ‘월간 비용'과 ‘연간 비용'을 구분해 적는다. 월세, 관리비 등 매월 나가는 지출내역은 ‘월간비용'에 적고, 어쩌다 한번 지출이 생기는 어버이날 용돈, 생일 비용 등은 ‘연간비용'에 넣는다.
  • 연간비용에 입력한 내용은 한 달에 얼마나 드는지, 월 비용으로 자동 계산 된다.

❸ 장기적으로 나가는 저축, 대출 목돈 지출 파악하기

  • 플래너 하단에 저축, 대출, 6개월 동안 쓴 목돈을 파악해 적는다
  • 목돈 사용 내역은 병원에서 예상치 못한 돈을 쓰거나, 비싼 전자제품 등 큰돈을 지출한 내역을 말한다. ‘총금액' 셀에 숫자를 입력하면 월 환산 금액으로 자동 계산된다.

❹ 자동으로 계산된 ‘월 지출액' 항목 확인하기

  • 내가 한 달에 얼마를 쓰고 있는지 확인하고, 자책하거나 반성하지 않는다.

머니밸런스플래너 카테고리를 내게 맞게 수정/추가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세부 지출내역보다 카테고리 구분이 더 중요합니다. 똑같은 먹는 행위더라도 우리 머리는 ‘식비'를 상황에 따라 나누어 생각하거든요. 장을 봐서 차려 먹는 식비, 사회생활 하느라 어쩔 수 없이 지출하는 식비, 친구를 만나 행복하게 즐기는 식비를 자연스레 구분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모든 먹는 행위를 식비로 통합하고 한 달 후 기록을 보면, 나는 ‘그냥 많이 먹는 사람’이 되어있을 거예요. 단순히 어디에 썼는지보다, 누구에게, 왜 썼는지에 따라 소비 기록을 파악하는 것이 인간의 심리적 회계 메커니즘을 따르는 방식이에요.

심리적 회계라는 개념이 생소한데요.

쉽게 말하면 인간의 본능, 생물학적 편향 같은 거예요. 똑같은 금액이라도 사람마다 주관적으로 다른 계좌(account)로 구분해 돈의 가치를 다르게 둔다는 말이에요. 돈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소비 행태도 달라져요.

심리적 회계*의 유명한 연구 사례가 있어요. 영화관에서 10달러에 예매한 표를 잃어버린 경우와 표를 사려고 하는데 10달러 지폐를 잃어버린 것을 알게 된 경우, 두 가지 상황에서 영화표를 구매할 것인지 물었어요. 전자의 경우 46%가, 후자의 경우에는 88%가 영화표를 구매하겠다고 답했다고 해요.

두 상황 모두 잃어버린 금액은 10달러로 똑같지만 전자의 경우는 영화를 위한 계좌를 10달러로 정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소비를 원치 않았고, 아직 표를 구입하지 않았던 후자의 경우는 10달러를 잃어버렸어도 잃은 돈은 영화와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직장인들이 보너스를 예적금 계좌가 아닌 일반계좌에 넣고 공짜 돈처럼 쓸 확률이 높은 것, 카지노에서 실제 화폐가 아닌 칩을 이용하는 것 모두 심리적 회계와 연관이 있어요. *심리적 회계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세일러(Richard H. Thaler)에 의해 소개된 개념이다.

결국 인간이 가진 본능과 성향이 이렇다면, 이걸 적극 활용해 보자는 거예요! 내 생활패턴에 맞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소비 카테고리를 분류하면 돈 관리가 지난하고 죄책감 가득한 것이 아닌 지속가능한 일이 되지 않을까요? 나의 지출 내역을 카테고리별로 살펴봄으로써 ➀나의 실제 경제생활의 규모를 알고, ➁나의 소비 성향과 패턴 ➂ 소비 만족도 등 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마음 가는 대로 카테고리를 분류했다가 오히려 ‘이 정도는 써도 돼~’ 라며 느슨해지지는 않을까요?

우리가 거쳐야 할 2단계가 더 남아있습니다. 그 단계를 통과하려면 그렇게 마음껏 쓸 수 없을 거예요(웃음). 내가 살아가면서 좋아하는, 혹은 소비가 큰 항목을 카테고리화한다는 것은 ‘집중관리'의 뜻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커피를 너무 사랑한다고 해볼게요. 결국 좋아하게 되면 높은 질을 추구하게 되죠? 그에 따른 소비도 커지고요. 품질 좋은 커피를 즐겨서 얻는 만족도를 유지한다는 건 반드시 다른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밥을 싼 걸 먹거나 다른 취미활동 대신 커피에 투자하는 거예요. 아무것도 희생하지 않은 채 좋아하는 것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은 어른답지 않습니다. 무언가를 하려면 다른 무언가는 참고 희생하게 되는 ‘트레이드 오프(Trade off)’*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어느 것을 얻으려면 반드시 다른 것을 희생해야 하는 경제 관계

뼈를 맞은 것 같아 아픕니다. 세부항목도 꽤나 구체적으로 되어있어요.

예를 들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면 식재료가 가장 많을 것 같죠? 아닌 사람도 많아요. 슬리퍼, 무릎담요, 소형가전 장보면서 습관적으로 필요하지 않은데 구매할 때가 꽤 많아요. 딱 한 달 나의 소비를 파악해 보는 것이니,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분류하길 추천합니다.

신용카드 할부로 구매한 금액은 어떻게 기록해야 하나요?

고정비 카테고리에 월별 할부 금액을 기록하는 것이 좋습니다. 월별로 쪼개진 할부 금액은 보잘것 없어 보이지만 누적되면 부담스러운 금액이 된다는 것을 눈으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1단계를 마친 많은 분들이 지출 금액을 보고 많이 놀랐을 것 같아요.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하지만 자책하거나 반성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요?

제발 자책도 반성도 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인류학자가 되었다고 생각해 보세요. 인류학 연구를 할 때 가치 판단 없이 일단 조사하잖아요. 그런 자세로 나의 소비내역을 바라보세요. 관찰하세요. 섣부른 반성은 오만일 수 있어요. 반성은 노력하지 않아도 적절한 시기에 자동으로 하게 됩니다(웃음). 소비습관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에요. 개선할 점이 있다면, 그냥 개선하면 그만입니다.

2단계: 황금 비율을 찾아서, 버는 돈과 쓰는 돈의 균형 맞추기

두 번째 단계는 ‘수지균형’을 맞추는 일입니다. 말 그대로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잡는 과정이에요. 얼마를 벌든 버는 수입 안에서 생계를 도모해 나간다는 것은 돈 관리의 가장 기본이 됩니다. 수지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건 이미 돈 관리 습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기도 해요.

❶ 자동으로 계산된 ‘수지차계산기'를 확인한다

  • 수지차가 0일 경우 = 가장 이상적인 상황
  • 수지차가 마이너스인 경우 =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은 상황
  • 수지차가 플러스인 경우 = 버는 돈이 쓰는 돈보다 많은 상황 (단, 정말 흑자라면 자산이 늘었어야 한다. 자산이 늘지 않고 수지차가 플러스인 경우에는 기억에 없는 누수지출이 있을 수 있다.)

❷ 수지차가 맞지 않아도 실망하거나 자책하지 않는다

수지차는 어떤 원리로 계산되는 건가요?

수지차를 계산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아요. “월평균소득액 - (월간 지출액 + 월간 저축액 + 월 대출 상환액)” 플래너에는 자동으로 계산되게 수식을 걸어두어 수지차가 마이너스인지, 플러스인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버는돈과 쓰는 돈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선 일단 수지균형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첫 단계예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지차가 맞지 않을테니 실망하거나 자책은 금지입니다.

수지차가 플러스가 아닌, 0이어야 이상적인 게 의외였어요

먼저, 수지차가 마이너스인 경우는 버는 돈 보다 쓰는 돈이 많다는 겁니다. 현재지출이나 미래저축 중 무언가를 줄여야 하는 상황인거죠. 대출이 있는 경우, 월마다 갚고 있는 이자나 원리금은 줄이기 힘들기 때문에 아무래도 생활에서 쓰는 돈을 줄여야겠죠?

수지차가 플러스인 경우는 일단 버는 돈이 쓰는 돈 보다 많다는 겁니다. 흑자인거죠. 하지만 진짜 흑자인지 가짜흑자인지 점검해봐야 합니다. 흑자가 쉽게 날리가 없거든요.(웃음) 만약 진짜 흑자가 났다면, 지난달에 비해 ‘저축'금액이 늘었어야 해요. 즉, 자산이 늘어나야하는 겁니다.

자산이 늘지 않았는데 수지차가 플러스가 나는 경우는 계산을 잘못한 걸까요?

자산이 늘지 않았다면 기억하지 못해 빠뜨린 소비내역이나, 이벤트성 지출 때문일 거예요. 이벤트성 지출은 여행이나 큰 금액의 상품을 충동구매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어쩌다 한번씩 쓰는 목돈은 수지차 계산공식에서 집계가 되지 않을 때가 있어요. 때문에 자산이 늘어난 진짜 흑자인지, 큰 소비성에 가려져 일상비가 적게 쓰는 것처럼 보이는 가짜 흑자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건강한 수지균형을 위한 비율이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부채상환:현재지출:미래저축 = 20:70:10' 정도의 비율이면 건강하다고 봐요. 부채가 없다면 ‘현재지출:미래저축=70:30’으로 저축 여력을 더 확보할 수 있어 훨씬 건강한 수지균형 상태가 될 수 있겠죠.

부채가 있으신 분들은, 저축보다 빚을 갚는 것이 우선이라는 걸 잊지 말았으면 해요. 부채부터 성실하게 상환해나가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이때 이자뿐만 아니라 원금을 꾸준히 추가상환해서 결과적으로 이자를 줄이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해요.

수지차가 맞지 않는 분들은 이 말을 명심하세요. 비싼 것을 소비하고 싶어도 버는 돈 안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돈이 부족해서 살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여력 안에서 시간을 들여 모아서 해결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3단계: 내년의 나는 얼마가 필요할까? 2024 소비 예산 세우기

지금까지 지출 항목별로 얼마 정도를 쓰고 사는지를 조사했다면 ‘구조조정'을 생각할 때입니다. 넘치는 부분은 줄이고, 부족한 부분은 늘리는 작업이에요. 평소 과소비를 하고 살아서 소비를 줄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 상황에 맞춰 살고자 하는 작업임을 잊지 말아 주세요.

❶ 지출 가능한 총액 파악하기

  • 월수입을 ‘부채상환:현재지출:미래저축=20:70:10’ 비율에 대입, 쓸 수 있는 금액을 확인한다
    • 300만 원(30~35세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했을 때, 부채상환=60만 원, 현재지출=210만 원, 미래저축=30만 원.
  • 부채가 없다면 미래저축에 할당하면 좋다. 부채상환 비율이 20보다 더 높다면 현재 지출을 줄여 균형을 잡는 것을 추천한다.

❷ 🍀나의 머니밸런스플래너🍀 탭 복사하기

❸ 복사한 탭에서 소비 균형 맞추기

  • 복사된 탭에서 금액을 조정해 가며 ❶ 에서 계산한 금액을 기준으로 카테고리의 소비 균형을 맞춘다.
  • 지출이 많은 카테고리에서 소비를 줄일 수 있는 항목을 찾아 표시한다. 반대로 지출이 너무 적어 삶의 질이 떨어지는 카테고리가 있다면 소비의 숨통을 조금 틔워준다.

    tip. 수정한 항목이 무엇인지 스스로 알아보기 위해 텍스트 컬러를 변경하는 것을 추천한다.

  • 저축과 대출상환액의 변동이 있다면 그 내역도 적는다.
  • ‘수지차계산기'의 숫자가 ±3만 원 정도로 맞추면 적당하다.

❹ 소비예산표에 따라 2024년 월 지출액과 연 지출액 가늠해 보기

  • 월 지출액에 12를 곱하면 2024년 대략적인 연 지출액을 알 수 있다.

소비 예산을 세울 때, 수지차를 반드시 0으로 만들어야 하나요?

딱 0으로 맞추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 플러스 마이너스 3만 원 정도면 충분합니다.

예산을 정해놓고 쓰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무조건 아껴서 흑자를 남기는 것이 돈 관리를 잘하는 것처럼 보이던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결국에 돈을 버는 이유는 잘 쓰기 위해서죠. 괜한 곳에 쓰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최적의 예산을 정해놓고, 그 안에서 최대의 만족을 끌어내는 ‘제한된 돈 쓰기'를 훈련하는 게 필요합니다. 삶의 목표를 정하고 그 기준에 따라 예산을 배분해 쓰는 노력은 변화무쌍한 삶에서 자기 통제 능력을 높이고, 괜한 미래에 대한 불안을 낮춰줘요.

사람이 아쉬워야 머리를 이리저리 굴리게 되잖아요. (저만 그런가요?) 돈이 많으면 그냥 써버리면 되겠죠. 하지만 돈이 많든 적든 돈을 쉽게 쓰면 후회할 일도 많아지고, 돈을 쓰고도 욕먹게 되는 일도 생기곤 합니다. 그래서 돈을 잘 쓰는 것은 내가 가진 돈의 액수를 떠나 쉬운 일만은 아닌 것 같아요. 정해진 예산 안에서 신중하게, 잘  소비한다면  소비 만족도가 높아지고 곧 삶의 만족도로 연결될 거예요.

카테고리별로 추천할 만한 적정 비율이 있을까요?

카테고리별로 얼마를 쓰는지, 그 가이드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스스로 관리를 제대로 하다 보면 자연스레 느끼게 되거든요. 예를 들어, 100만 원 짜리 코트 한 벌을 산다고 해볼게요. 코트의 가치에 대해서는 옳다 그르다 이야기 할 수 없어요.

잘 만들어진 코트의 품질이 주는 만족감, 좋은 옷을 하나 사서 평생 입을 수도 있고 물려줄 수도 있겠죠. 그리고 남들의 부러운 시선까지. 보여지는 삶이 중요하지 않다고 하지만, 보여지는 삶이 왜 의미가 없겠어요? 의미가 있지만 정도의 차이라고 봐요. 그렇다고 우리가 매일을 연예인처럼 화려하게 보여지길 원해서 사치할 것은 아니잖아요. 왔다 갔다 하면서 정도의 차이를 두면서 사는 것 아니겠어요? 내게 맞는 적정소비를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지출을 줄이기 위한 팁도 궁금합니다.

사실 얼만큼이 적정 소비인지 그 선을 찾기가 쉽진 않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극단적인 방법입니다만, ‘최저생계비로 3개월 살아보기’를 추천드리고 싶어요. 이건 남이랑 비교가 필요 없어요. 편의에 찌든 스스로의 격렬한 저항을 보기 위한 과정이에요.

저 같은 경우는 돈을 벌지 못하는 재난 상황을 가정했어요. 옷도 못 사 입고, 영화도 보지 않습니다. 순전히 생존을 유지하는 내 삶의 최저 비용이 어느 정도 인지를 정리해 보고 거기서부터 하나둘, 지출 항목을 늘려가는 겁니다. 예산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늘려나가는 식으로 조정하다 보면 기분이 좀 낫겠지요?(웃음). 강박관념과 박탈감에서 조금 자유로울 거예요.

지금까지 수 많은 사람들을 코칭하시면서, 돈 관리를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면요?

스스로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이에요. 나를 잘 알다 보니, 어디에 돈을 쓰면 좋은지도 알고 있어요. 돈을 쉽게, 펑펑 쓰는 사람치고 행복한 사람은 많지 않을 거예요. 반대로 돈을 꽉 붙잡고 있는 사람도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우리가 스크루지 영감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과 같은 거예요. 결국 스스로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곳에, 남과 내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곳에 소비하며 삶의 만족도를 높여나가는 사람이 돈 관리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오래도록 재무 코칭에 사용하시던 ‘머니밸런스플래너' 라이트 버전을 공개해주셨는데, 어떤 분들이 더 깊은 재무 컨설팅을 받아보면 좋을까요?

한마디로 원하는 것이 있는데 실천하기 어려울 때, 관리적 측면의 어려움이 있을 때 더 깊은 컨설팅을 받아보면 좋을 거예요. 헬스장에서 혼자 운동할 수도 있지만, 의지박약 때문에 혹은 전문적인 지식을 얻기 위해 PT를 하잖아요. 재무 관리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 더 깊은 재무 컨설팅이 필요하다면 🔗 나의 적정소비에 대해 더 알고싶다면

2024년 새해 소비 계획을 세우려는 분들께 용기를 주세요.

나의 적정소비규모를 이해하고, 소비패턴을 긍정합시다. 돈 관리를 시작하고 삶의 만족도를 조금씩 늘려나가는 사례를 많이 보았습니다. 타인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괴롭히지 말고, 주어진 여력과 상황에서도 원하는 삶을 누구나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내년에는 내 삶에 더욱 만족하는 한해가 되시길 바랄게요.


Interview 이지영 Edit 이지영 정윤아 Graphic 이은호

2024년, 나의 예산이 궁금하다면?
이지영 에디터 이미지
이지영

토스팀에서 콘텐츠를 만듭니다. 시대와 사회, 생활에 필요한 금융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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