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질문들> 가을호 : 동물과 소비 

by 사소한 질문들

가을호를 준비하며, 함께했던 털뭉치들이 떠올랐습니다.

말티즈와 요크셔테리어, 그리고 코카스파니엘 한 마리. 모두 무지개다리를 건넌지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후회는 여전해요. 더 건강한 것 먹이고, 더 예쁜 것 입혀주고, 더 많이 놀아줄걸. 반려동물에 대한 이해보다는 무작정 애정하는 마음만 앞섰던 때였습니다. 미숙한 보호자였죠. 그때와 비교해보면,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확실히 높아졌고, 똑똑해진 보호자들을 위한 선택지는 넓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 4명 중 1명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고 합니다. ‘나만 강아지 없어, 나만 고양이 없어’ 농담처럼 오가는 말이 아주 실없는 농담은 아니었나 봅니다. 반려동물 인구가 급증하면서 반려동물 관련 산업규모도 빠르게 커졌습니다.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2017년 2조3천억 원에서 2020년 3조4천억 원으로 지난 3년 동안 1조 원이 넘게 성장했고요. 2027년에는 6조 원을 예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거리에서 자주 보이는 애견용품 전문점, 다양한 수제 간식 브랜드, 반려동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수영장, 호텔, 요가 같은 서비스를 생각하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닙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을 위한 동물 소비’ 역시 다양해졌습니다. 우리가 먹고, 입고, 바르는 것에는 여전히 다양한 동물의 희생이 따릅니다. 소 돼지 닭과 같은 농장동물, 쥐 토끼와 같은 실험동물, 야생동물과 해양동물까지요. 우리는 알게 모르게 동물을 소비하며 편하고 윤택한 일상을 누리고 있죠. 새로운 동물 소비문화도 등장했습니다. 반려동물을 직접 키우지는 않지만, 남들이 키우는 반려동물의 사진이나 영상을 보며 힐링하는 ‘뷰니멀족(view+animal)’. 하지만 일부 스타 동물들이 상업적으로 이용되면서 우려의 시선도 따르고 있습니다.

<사소한 질문들> 가을호의 주제는 ‘동물과 소비’입니다. 동물을 위한 소비, 그리고 인간을 위한 동물 소비. 보호와 착취의 경계에서, 소비에 대한 두 가지 시선을 던져보려 합니다. 자주 떠올렸지만 막상 깊이 생각해보지는 못했던, 그러나 알고 나면 그냥 지나치기는 어려운 금융에 관한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사소한 질문들>. 10월 4일 세계 동물의 날을 맞아 준비한 ‘동물과 소비’에 대한 5가지 질문을 소개합니다. 

인간과 동물이 생태계의 일원으로, 동등한 존재의 삶을 살아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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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질문들

세상의 중요한 발견은 일상의 사소한 질문에서 태어납니다. 작고 익숙해서 지나칠 뻔한, 그러나 귀 기울여야 할 이야기를 조명하며 금융과 삶의 접점을 넓혀갑니다. 계절마다 주제를 선정해 금융 관점에서 풀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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