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음표가 그려진 지폐가 담겨있는 지갑 그래픽

⟨사소한 질문들⟩ 봄호: 저작권으로 먹고살기

by 사소한 질문들

잘 빚은 화병 같은 가사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홀로도 아름답지만 잘 어울리는 꽃을 담아두면 더 빛나는 화병 같은 가사. 작사가를 꿈꾼 건 중학생 때 아주 잠깐이었습니다. 무언가를 창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컸지만, 듣는 노래마다 보이는 윤상과 윤종신의 이름을 보며 ‘이 많은 곡을 쓰면 얼마를 벌까?’라는 물음도 어렴풋이 떠올렸던 것 같습니다.

근로소득자로 살아가고 있는 지금도 ‘시간 날 때 뭘 좀 써볼까?’는 생각은 늘 합니다. (게을러서 실천으로 옮기진 못하고요) 고백하자면 이제는 내 손으로 만든 무언가를 세상에 내놓고 싶다는 마음이 20, 저작권으로 든든한 소득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 80인 것 같습니다.

불안한 세상에서 소득 파이프라인을 하나라도 더 만드는 일은 너무나도 중요해졌습니다. 게다가 저작권으로 만든 파이프라인이라면 내가 살아있을 때는 물론, 세상을 떠난 후에도 저작권이 보장되는 70년 동안 비빌 언덕이 되어주는 거죠.

아, BTS의 ‘FILTER’ 노래를 쓴 안복진 작사가에게 물어보니 저작권이 있다고 만족스러운 수입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었지만요. 하지만 드라마 ‘사내맞선’의 원작인 웹소설 <사내맞선>의 해화 작가, 쵸키푸키 캐릭터로 알려진 이모티콘 소희 작가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저작자로서 나의 저작물을 세상에 선보이고 돈을 버는 경험은 근로소득과는 또 다른 성취감 삶의 신선한 동력이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

작년 투잡을 하는 부업자가 54만 7천 명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특히 1인 가구 10명 중 4명은 퇴근 후나 주말에 부업으로 부수입을 만든다고 해요. 포장, 택배, 대리운전 같은 전통적 부업 비중은 30%에 불과하고 70%는 소셜 크리에이터, 블로거, 웹소설 집필, 앱테크 등 최근에 생겨난 부업으로 크고 작은 부수입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상 편집, 웹소설 작법 등 창작자로서의 출발을 돕고 응원하는 여러 강의와 기관을 요즘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죠.

4월 23일 ‘책과 저작권의 날'을 맞아 ⟨사소한 질문들⟩이 ‘저작권으로 먹고살기'를 이야기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책과 저작권의 날은 전 세계의 훌륭한 문학작품과 작가들에게 경의를 표하고자 유네스코에서 선포한 날인데요. 모두가 저작자가 될 수 있는 시대이자 새로운 소득 파이프라인을 만들고픈 이들을 위해 ‘저작권’에 방점을 찍어 이야기를 풀어봤어요. 작고 익숙해서 지나칠 뻔했지만 귀 기울여야 할 이야기를 조명해 금융과 삶의 접점을 넓히는 ⟨사소한 질문들⟩.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을 맞아 준비한 4가지 질문을 소개합니다.


이지영 기획 이지영 주소은 김수지 그래픽 조수희 이은호 엄선희 함영범

– 해당 콘텐츠는 2023.4.24.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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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질문들

세상의 중요한 발견은 일상의 사소한 질문에서 태어납니다. 작고 익숙해서 지나칠 뻔한, 그러나 귀 기울여야 할 이야기를 조명하며 금융과 삶의 접점을 넓혀갑니다. 계절마다 주제를 선정해 금융 관점에서 풀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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