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체크리스트를 확인하는 사람

집 인테리어 비용 얼마가 적당할까?

by 김병권

인테리어 공사 맡기는 5단계

이사할 때 인테리어를 고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지어진 지 10년 이상 된 집에 입주할 때뿐 아니라 새 아파트 입주 시에도 인테리어를 취향껏 하고 싶어서 ‘마이너스 옵션(아파트 분양에 있어서, 벽지, 바닥재 등 마감재 품목의 설치 여부를 입주자가 선택하게 하는 것)’을 이용하거나 기본 인테리어를 뜯어내고 다시 할 정도다.

잡지에 소개된 집처럼 세련되고 개성 있게 고치고 싶지만, 대부분 인테리어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고 예산이 한정되어 있어 공사 시작 전부터 막막하다. 그래서 초보자도 큰 실수 없이 인테리어를 할 수 있는 방법을 5단계로 정리해 보았다.

1단계. 공사 범위 및 예산 정하기

무작정 업체부터 방문해서 인테리어 상담을 받기보다는, 나중에 수정하더라도 어느 부분을 어떻게 고칠 것인지’를 미리 계획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전체 수리’를 할지 아니면 ‘부분 수리’를 할지 결정한 다음, 원하는 스타일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먼저 수리할 부분을 항목별로 나눠 리스트를 작성한다. 리스트에는 자신이 생각하는 콘셉트 및 총 예산을 쓰고 나서 항목별 원하는 스타일이나 예상하는 예산을 적는다. 인테리어를 진행하다 보면 처음에 계획한 것보다 비용이 초과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사 범위, 콘셉트 및 예산 계획을 미리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2단계. 견적받기

적어도 세 곳 이상의 다른 업체에서 견적을 받아 가격을 비교해 봐야 감을 잡을 수 있다. 다섯 곳이 넘어가면 중복되는 내용이 많고 오히려 결정을 늦출 수 있어 일반적으로 서너 곳 정도에서 받아보는 것이 무난하다.

견적을 받을 때는 반드시 실제 공사할 현장에 방문해서 실측이 이루어져야 한다. 간혹 해당 아파트 단지 공사 경험이 많다는 이유 등으로 현장 방문을 생략하고 견적을 내려는 업체가 있는데, 이런 업체는 과감하게 패스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같은 단지, 같은 구조의 아파트라 하더라도 각각의 집마다 공사 여건과 환경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은 유독 저렴한 업체와 비싼 업체는 피하고 중간 정도의 가격대를 꼼꼼히 확인해서 내주는 업체로 하는 것이 좋다.

3단계. 인테리어 업체 선정하기

인테리어 업체는 믿을 만한지(공사 경험과 A/S), 의뢰인의 의견을 잘 반영해 주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에 지역 맘카페에 글을 올려 해당 인테리어 업체에 대한 평판과 반응, 공사 후기 등을 댓글로 살펴보는 것도 좋다. 단, 인테리어 업체에 대한 질문을 올릴 때에는 상호명을 직접적으로 노출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의도치 않게 업체에 대한 악플이 달려 민원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동네와 초성 처리한 상호 정도로 올려도 같은 지역 사람들은 어느 업체인지 다 알기 때문에 조언의 댓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업체의 대표가 실제 공사에 어느 정도 관여하는지도 중요하다. 일부 업체에서는 견적 및 전체적인 일정만 관리하고 모든 공사와 감독을 하청업체에 맡기기도 한다. 물론 인테리어 업체의 대표가 모든 공정의 기술자가 아니기 때문에 항목별로 하청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현장은 늘 대표나 담당직원이 직접 관리·감독하면서 부분적이라도 공사에 직접 참여하고 있어야 한다. 대표가 현장을 관리·감독하는 업체일수록 공사의 만족도도 높고 A/S도 빠른 편이다.

4단계. 계약서 작성하기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각 항목별 ‘세부 내역서’도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전체 공사금액뿐만 아니라 각 항목별 세부금액과 어떠한 자재로 시공되는지 기재해야 한다.

가끔 ‘싱크대 상급으로 시공’, ‘전등 LED로 시공’ 등과 같이 두루뭉술하게 내역서를 작성하기도 한다. 고객이 생각한 수준 이상으로 시공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그 이하의 제품으로 시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분쟁의 소지가 다분하다. 그러므로 반드시 계약서 작성 시, 공사 항목별로 세분화하여 꼼꼼하게 작성한 내역서가 첨부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욕실공사’라는 항목이 있을 때 단순히 ‘욕실 전체 공사 450만 원’이라고 적으면 안 된다. ‘바닥방수재 시공 60만 원, 타일 시공(벽면 250×400, 바닥 200×200) 190만 원, 변기(대림,모델 No.OO) 40만 원…, 합계 450만 원’과 같이 세부적으로 항목별 금액과 제품의 사이즈 또는 모델 번호까지 기재해야 한다.

또한 공사 기간, A/S 기간 및 범위, 추가 비용 등의 내용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특히 추가 비용에는 공사 현장 여건상 불가피하게 추가로 발생하는 경우와 의뢰인의 요구사항이나 변경사항으로 인해 추가로 발생하는 경우를 나누어 상황별로 어떻게 비용을 처리할지를 명확하게 기재하는 것이 좋다. 세부 내역서를 포함한 계약서는 2부 작성하여 각각 1부씩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꼼꼼하게 작성하는 것이 좋다. 분쟁의 소지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인테리어 계약서 잘 쓰는 법' 자세히 보기

✱상단 금액은 참고용이며, 인테리어 공사비는 물가 상승에 따라 꾸준히 오르고 있다.

5단계. 비용 지급하기

일반적으로 전체 공사비의 10~20% 정도의 계약금을 계약서 작성 시 지급한다. 중도금은 한 번에 50~60%를 지급하는 경우가 있고, 1차와 2차로 나누어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한 번에 낼 때는 대개 철거공사가 완료되고 본격적으로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될 때 지급한다. 중도금을 나누어 낼 때는 철거공사가 시작될 때와 공사 공정이 중간을 넘기는 시점에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잔금 20~30%는 최종적으로 모든 공사가 완료되고 의뢰인이 현장을 점검한 뒤 이상이 없을 경우 지급하면 된다. 의뢰인의 입장에서는 공사가 완료되었다고 해서 바로 잔금을 지급하기보다는 3~4일 정도 후에 지급하는 것이 좋다. 눈에 바로 보이는 하자도 있지만, 실제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하자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며칠 생활을 해보면서 점검 및 확인을 꼼꼼하게 한 후에 잔금을 지급하도록 한다.

인테리어 공사의 일반적인 진행 순서

① 공사 준비

공사가 시작되기 1~2주 전에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방문해서 공사의 범위 및 일정을 알린다. 대부분의 관리사무소에서는 해당 동의 같은 라인(혹은 동 전체)에 살고 있는 입주민 2/3 이상의 공사동의서를 받아올 것을 요구한다. (공사동의서와 공사안내문은 대부분 인테리어 업체에서 알아서 진행해준다.) 아파트라면 단지별로 정해진 엘리베이터 사용료도 확인해야 한다.

② 공사 시작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하기 3~4일 전 엘리베이터, 건물 출입구 등에 공사안내문을 게시한다. 공사안내문에는 공사기간 및 공사의 범위 등을 기재한다. 공사로 인해 소음이 가장 심하게 발생하는 날(욕실, 바닥 타일 등의 철거, 발코니 확장 등)이 언제인지 함께 기재하는 것이 좋다.

③ 철거 공사

싱크대와 몰딩 철거는 크게 소음이 나지 않지만, 욕실 타일 철거와 발코니 확장으로 인한 철거 작업 시에는 소음과 먼지가 많이 발생한다. 주변 입주민에게 민원이 들어올 수도 있기 때문에 너무 이른 시간과 늦은 오후 시간에 작업하는 것은 피한다.

④ 전기 및 설비 공사

싱크대의 구조를 변경하거나 욕실 배관 등을 교체할 때는 설비 공사가 필요하다. 거실이나 방 발코니를 확장하는 경우, 확장되는 부분 바닥에 보일러 배관 설치가 진행된다.

⑤ 새시 및 문틀 교체

발코니 확장 또는 새시 교체, 내부 문(문틀) 교체가 있을 경우, 기존의 틀을 철거 한 후 새로운 틀로 교체한다. 이때 공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틀만 먼저 설치하고 문(창문)은 공사가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설치하게 된다.

⑥ 목공사

목공사는 목재를 써서 하는 모든 공사를 일컫는 용어다. 인테리어 현장에서 천장 작업, 몰딩 작업, 거실 아트월, 중문 설치 시 가벽 작업 등이 목공사로 진행된다. 이 단계에서 천장에 설치되는 전등의 위치가 최종적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위치가 있다면 사전에 공사 관계자에게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는 것이 좋다. 발코니 확장을 위한 벽면 단열재 공사도 대부분 이때 함께 진행된다.

⑦ 타일 공사

인테리어 공사에서 의외로 타일 공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현관 바닥, 싱크대 벽면, 발코니 바닥, 욕실(벽면, 바닥) 등을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타일 공사 양이 많을 경우에는 욕실만 따로 작업하기도 한다.

⑧ 필름지 공사 및 페인트 작업

필름지(일명 시트지) 공사는 기존의 문이나 가구 등의 표면에 새로운 필름지를 입히는 작업으로 일종의 리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전에는 문, 문틀 등에 페인트칠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대부분 필름지 작업을 한다.

필름지의 장점은 작업 후에 냄새가 없고, 색상이 다양하고 면처리가 깔끔해서 리폼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단점은 페인트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다. 최근 페인트 작업은 발코니와 창고 벽면에만 하는 추세다.

⑨ 도배 및 바닥 공사

도배와 바닥 시공은 가구가 설치되기 전에 해야 일의 진행속도가 빠르고 편하다. 하지만 가구 공사를 먼저 하는 경우도 있다. 싱크대 같은 가구를 먼저 설치하고 도배해야 가구와 벽면 또는 천장 사이의 이음새 부분을 도배지로 자연스럽게 덮어 가릴 수 있어 마감처리면에서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도배를 먼저 한 후 가구를 설치하게 되면 이음새 부분에 미세하게 틈이 생긴다. 미세한 틈을 투명 실리콘으로 마감해도 상관은 없지만 섬세한 작업 결과를 원한다면 가구 설치를 먼저 한 후에 도배 및 바닥공사를 시공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도배 대신 페인트로 시공하려는 경우가 있다. 페인트는 도배지에 비해 색상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벽면이 고르지 않을 경우 퍼팅 작업이 병행되어야 하므로 오히려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

⑩ 가구 공사

싱크대, 붙박이장, 신발장 등이 시공된다. 대부분 사전에 디자인과 사이즈 측량이 완료되어 제작된 완성품이 배송되기 때문에 설치만 하면 된다.

⑪ 전등 및 전기콘센트 커버 교체

전등과 콘센트 커버는 외관상 노출되는 효과가 크다. 특히 거실과 주방(식탁) 전등의 경우 디자인이나 색상에 따라 집 안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업체에서 임의로 설치해주기 전에 본인의 취향에 맞는 디자인을 직접 선택하는 것이 좋다.

⑫ 액세서리 설치

발코니 천장의 빨래건조대, 문 손잡이(실린더), 욕실 액세서리(선반, 휴지걸이, 수건걸이 등), 방충망 등을 설치하면서 공사 관계자가 모든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때 커튼 설치를 위한 커튼봉 시공, 액자를 걸기 위한 못질, 인테리어 선반 설치 등등이 필요할 경우 부탁하면 거의 대부분 서비스로 해준다.

⑬ 입주 청소

찌든 때는 없지만 먼지가 많기 때문에 입주 청소를 해야 한다. 닦기를 수차례 반복해도 계속해서 먼지가 나오고 생각보다 청소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비용이 들더라도 웬만하면 청소 전문가에게 입주 청소를 맡기는 것이 효율적이다.

매일 현장에 방문해서 진행사항 체크하는 건 필수

공사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바쁘더라도 매일 현장에 방문해보는 것이 좋다. 의뢰인이 현장에 자주 방문하면 일하는 사람들이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아무도 없는 저녁시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날그날 진행사항들을 체크하면서 계약 내용과 다르게 시공된 것이 있거나 수정 또는 보완 사항이 있을 경우 업체대표(또는 현장담당자)에게 바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나중에는 공사 순서와 일정 또는 물리적인 상황 때문에 수정사항을 반영해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미루지 말고 그때그때 바로 말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좋다.

세금계산서(또는 부가세 영수증)를 발급받아야 할까?

인테리어(집 수리)를 할 때 규모가 크지 않은 동네 업체에게 견적을 받을 때 부가세 10%를 내고 영수증을 발급받을지, 아니면 영수증을 발급받지 않고 부가세 10%를 절약할지 선택하라고 할 때가 있다.

나중에 해당 주택을 매도할 때 양도소득세가 비과세라면 굳이 부가세를 끊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다주택자이거나 혹은 향후 양도가액이 12억 원 초과로 양도소득세 부과가 예상될 경우 부가세 10%를 지급하고 영수증을 발급받아 놓는 것이 좋다.

양도소득세 계산 시 필요경비로 공사비를 인정받을 수 있어서 절세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부가세 영수증을 발급받을 때는 품목을 양도소득세에서 필요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공사품목으로 발급받아야 한다.


Edit 주소은 Graphic 이은호, 윤여진

김병권 에디터 이미지
김병권

2004년 부동산중개업에 입문해 전월세·매매, 재개발·재건축, 빌라 신축, 경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무와 투자 경험을 쌓았다. '부동산아저씨'라는 닉네임으로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부동산 지식을 나눈다. 저서로는 《부동산 대백과》,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할까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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