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아이콘이 그려진 레벨 8 카드

레벨8. 나도 하이브, JYP, SM에 투자할 수 있을까

by 김나영

8단계 미션: 사람들이 투자하는 이유와 주식 투자의 개념 알아보기

💌 선생님, 현아예요! 잘 지내셨어요? 저 이제 고2 됐어요. 그동안 알바해서 콘서트도 다녀오고, 조금씩 모으는 것도 했어요. 엄마가 만들어준 통장에 넣어뒀는데, 친구 중에 투자하는 친구가 있거든요? 저보고도 주식 사보라면서 수익률 어쩌고 하는데 조금 멋있어 보이긴 했어요. 근데 그거 하면 저도 돈 많이 벌 수 있어요?

매번 용돈이 부족하다며 울상이던 게 엊그제 같은데(레벨1 참고), 이제 꾸준히 저축까지 하다니 대단해요. 금액이 얼마든 그 의지만으로도 칭찬합니다!

“투자를 해보는 게 좋은가?”라는 질문에 제 대답은 “네!”예요. “내가 열심히 일해서 돈 버는 것은 중요하지만, 풍요로운 삶을 위해서는 내 돈이 돈을 벌어오게 하라"는 말도 있잖아요.

하지만 투자를 시작하려면 꼭 알아야 할 사항들도 있고, 투자를 대하는 마음가짐도 중요하죠. 오늘은 인생에 투자가 필요한 이유와 시작할 때 알아두면 좋은 개념들을 알아봐요.

Q1. 그냥 저축만 하면 안 되나요? 투자를 꼭 해야 하나요?

소중한 내 자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해요.

투자라고 하면 사람들은 가장 먼저 ‘주식 투자'를 떠올려요. 개인투자자를 ‘개미'에 빗대며 친근하게 모두의 일처럼 말하기도 하고, 쫄딱 망한 경우를 말하며 절대 하지 말라고 겁 주기도 하지요. 주식을 산다는 건 직접 투자이기 때문에 위험성이 크고 덜컥 뛰어들면 안 되는 것은 맞아요. 하지만 지레 겁을 먹고 쳐다보지 않을 필요도 없답니다. 내 돈의 가치를 지키려면 ‘투자'가 필요하거든요.

예를 들어볼까요? 내가 금 한 돈을 가지고 있다면 지금은 326,500원에 팔 수 있어요(2024.01.12 기준). 금 한 돈을 계속 보유할 수도 있고, 현금화해서 326,500원을 적금에 넣는 방법도 있지요. 매년 3%인 금리(단리)로 저축해뒀다고 가정하면 10년 뒤에는 단순 계산으로 이자가 97,950원 붙어요. 꽤 큰 돈이죠?

그런데 그때 금값이 두 배로 뛰었다면 어떨까요? 10년이나 저축해서 원금+이자가 424,450원이 되었는데, 금 한 돈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면 내 자산은 653,000원이었을 거예요. 상대적으로 내가 가지고 있던 현금은 금에 비해 가치가 떨어진 거죠.

현금은 언제나 그 금액 그대로의 가치를 가지지만, 주식, 부동산, 금 등 다른 자산들은 언제든 가격이 올랐다 내렸다 해요. 경제가 성장하는 한 물가는 꾸준히 오르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자산들이 계속 오를 것이라 기대하며 투자를 해요. 다른 모든 게 오르면 상대적으로 돈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내 자산을 여러 곳에 나눠 두는 거예요. 주로 어디에 나눠 두는지는 Q9에서 더 자세히 얘기해볼게요.

Q2. 언제부터 투자를 하는 게 좋을까요?

준비가 되었다면, 빠를수록 좋아요.

처음에는 모두들 용돈을 모아 적은 돈으로 재테크를 시작해요. 너무 얼마 안 되어서 ‘언제 큰돈이 되나' 싶겠지만 돈은 모으다 보면 어느새 불어나 있곤 한답니다. 적금과 예금을 꾸준히 넣어서 돈을 모으고, 그중 일부를 떼어서 투자하는 게 일반적이에요.

레벨3에서 ‘복리'의 개념을 알아봤죠? 이자 등 수익이 난 걸 빼서 쓰지 않고, 원금과 함께 계속 재투자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빠르게 늘어나는 마법이요.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복리 효과를 두고 “인류가 발견한 가장 위대한 법칙 중 하나이자 세계 8대 불가사의”라고 말했어요. “복리를 이해하는 자는 돈을 벌고, 그렇지 못한 자는 돈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는 말과 함께요.

투자의 대가인 워런 버핏은 “이자를 재투자하라”를 투자 원칙으로 꼽고 있고요.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효과가 크기 때문에, 관심이 생겼다면 빠르게 시도해보고 부딪치며 공부하는 것을 추천해요.

Q3. 투자하기 전에 준비할 것이 있나요?

가장 먼저 투자할 돈이 필요하겠죠? 종잣돈, 영어로는 시드머니(seed money)라고 해요. ‘어떤 돈의 일부를 떼어 일정 기간 동안 모아 묵혀둔 것으로, 더 나은 투자나 구매를 위해 밑천이 되는 돈’이라는 뜻이에요. 큰돈을 모아 덜컥 투자하기는 위험하니 적은 돈으로 시작해보면 돼요.

다음으로는 투자를 위한 기본 상식이 필요해요. 주식이라는 것을 사볼 거라면 수많은 주식 종목 가운데 어느 회사의 주식을 살지 결정해야 하죠. 그리고 딱 1주라도 사기로 결심했다면 사는 방법을 알아볼 차례예요.

Q4. 주식이 뭔지 궁금해요.

주식은 회사의 소유권을 나타내는 증서예요.

기업이 성장해가려면 계속 돈이 필요해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기계를 새로 사려면 돈이 필요하잖아요. 이럴 때 기업은 돈을 은행에서 빌릴 수도 있고, 채권을 발행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 두 가지 방법은 모두 돈을 빌리는 것이라서 이자를 내야 돼요. 기업이 이자를 내지 않고 돈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주식을 발행해서 사람들의 투자를 받는 것이랍니다. 이자를 내지 않는 대신 주식 산 사람들에게 회사 일에 관여할 권리를 주거나, 수익을 나눠주고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을 말하면 삼성전자가 떠오르죠? 삼성전자도 주식을 발행한 회사예요. 이렇게 주식을 발행한 회사를 ‘주식회사’라고 불러요. 현대자동차, 네이버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큰 회사들이나 연예인들 덕분에 친숙한 하이브, JYP, SM, YG 등도 모두 주식회사입니다.

주식회사의 주식을 산다는 건 그 회사 주인이 되는 거예요. 전체 주식 중 내가 산 주식의 비중만큼 소유권을 가지는 것이죠. 만약 주식 100주를 발행한 기업의 주식 10주를 사면 그 회사의 10%가 나의 것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그럼 우리가 하이브의 주인이 될 수도 있을까요? 가능합니다! 하이브의 주식을 사면 돼요. 흔히 투자를 시작할 때는 잘 아는 분야부터 시작하라고 하기 때문에, 여러분이 아이돌이나 K-POP 시장에 대해 관심이 많다면 유명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주식부터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주식을 산 사람을 ‘주주’라고 부르는데, 주주는 회사의 주인이기 때문에 회사가 돈을 잘 벌어서 이익을 많이 내면 그 이익의 일부를 나눠 받아요. 이걸 배당금이라고 합니다. 또, 회사의 경영 등에 대한 결정을 하는 회의 자리인 ‘주주총회’에 참석해서 의사 결정에 관여하는 권리도 갖게 됩니다.

Q5. 주식은 어디서 사는 거예요?

주식을 살 때 실제로 주식을 발행한 회사에 가서 돈을 낼까요? 그렇지 않아요. 우리가 옷을 살 때 그 옷을 만든 회사에 직접 가서 사진 않죠. 보통은 백화점이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구입하고, 이렇게 물건을 사고파는 곳을 ‘시장’이라고 불러요. 이처럼 주식을 사고파는 시장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한국거래소예요.

한국거래소의 옛 이름은 증권거래소였는데요, 예전에는 실제로 그 시장에 가서 종이로 된 주식을 사거나 팔았어요. 자료화면에서 복잡한 전광판 앞 종이 주식 거래 모습을 본 적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지금은 그런 거래 방식은 사라지고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사고파는 방식으로 바뀌었어요. 옷 구매를 온라인 쇼핑으로 많이 하게 된 것과 비슷하네요.

Q6. 그럼 원하는 회사를 고르기만 하면 되나요?

주식을 사려면 앞서 말한 대로 주식을 발행한 주식회사여야 해요. 그 회사의 주식이 시장에 등록되어 있어야 하고요. 우리나라의 주식을 거래하는 증권시장은 코스피와 코스닥이 대표적이죠.

회사 주식을 증권시장에 등록하는 걸 ‘상장한다'고 해요. 코스피랑 코스닥은 상장하는 조건이 좀 다른데, 우리가 대기업이라고 부르는 규모가 큰 기업이 주로 코스피에 들어가고, 규모가 그보다 좀 작거나 새로 시작하는 혁신 기업들이 코스닥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코스닥에 상장했다가 어느 정도 규모가 큰 다음, 코스피로 옮기는 경우도 있고요. 코스피 시장에는 약 900여 개 이상의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는 약 1,000개 이상의 회사가 상장되어 있어요.(2024년 1월 기준)

Q7. 뉴스에서 코스피지수를 말해주던데, 무슨 뜻인가요?

뉴스를 보다 보면 “코스피지수 2000선 붕괴, 3000선 돌파" 같은 말이 나오곤 하죠? 아래 이미지는 2024년 1월 10일에 토스의 주식 탭에서 찾아본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예요. 이때는 코스피지수가 2541.98이네요. 과연 무슨 뜻일까요?

1980년 1월 4일 코스피에 상장된 모든 기업들의 시가총액(주식 가격 x 발행주식 수)을 100으로 잡고, 그와 비교해 현재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얼마나 되는지를 말해주는 수치예요. ‘시총'이라고 줄여서 말하기도 하죠. 코스피지수가 2541.98이라는 건 1980년에 비해 현재 코스피에 상장된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약 25배라는 뜻이에요. 44년간 2500%가 넘게 오르다니 대단하죠? “오늘 코스피지수가 올랐다"는 건 “오늘 코스피에 상장된 기업들 중 상승세인 곳이 많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돼요.

코스피지수가 언제나 계속 올라간 건 아니에요. 1997년 말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처럼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많이 떨어지기도 했어요. 2010년대에 7~8년간 한동안 오르지도 떨어지지도 않고 그대로 머물러 있던 시기도 있었고요. 이를 박스 안에 갇혔다고 해서 ‘박스피'라고 불렀어요.

코스닥지수는 1997년 10월 1일을 1000으로 잡고 비교합니다. 2000년대 초 혁신기업들 호황기에 2500을 넘었던 적도 있는데, 이후 거품이 빠지면서 1000 밑으로 내려왔고 아직도 기준점인 1997년 10월보다 낮은 800대에 머무르고 있어요.

Q8. 어떤 주식을 사면 좋을까요?

투자의 대가로 알려진 워런 버핏과 그의 스승인 벤자민 그레이엄은 기업에 대해 분석하고, 좋은 회사라고 판단한 회사의 주식을 저렴한 가격에 산 뒤 오르기를 기다려서 수익을 많이 낸 사람들이에요. 워런 버핏은 특히 “좋은 기업의 주식을 괜찮은 가격에 사라, 모르는 기업에 투자하지 말아라”라는 말을 남겼죠.

내가 관심 있는 분야에서 좋은 기업을 골라보는 것, 그리고 그 기업의 주식이 내가 사려고 할 때 ‘괜찮은 가격'인지 판단하는 것,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해요. 누구도 정답을 말해줄 수는 없지만 기업의 상태나 가치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준에 대해 다음 편에 자세히 살펴볼게요.

Q9. 주식 말고 다른 투자는 왜 하는 거예요?

투자 이야기할 때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 들어봤나요? 바구니 하나에 나의 모든 달걀을 담으면 그 바구니를 떨어트렸을 때 내 달걀이 모두 깨져버리지만, 바구니 여러 개에 나누어 담아두면 바구니 하나가 깨져도 나머지 달걀들은 무사히 지킬 수 있다는 이야기예요. 바로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비유죠.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자산은 각기 다른 이유로 값이 오르거나 내려요. 똑같이 경제 위기가 왔을 때 주식은 떨어지고 채권은 오르기도 하고, 다른 자산은 떨어지고 있는데 금값만 오를 수도 있는 등 모든 요소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적금 같은 저축을 하고, 주식, 채권, 금, 집과 상가건물 같은 부동산,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 등에 투자하는 등 다양한 곳에 나의 돈을 분산해 둬요.

또, 음악 저작권이나 미술품, 더 나아가 부동산을 조각내서 투자할 수 있는 등 다양한 투자처가 생기고 있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의 소비자가 되는 것도 좋지만 투자자가 되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거예요.

Q10. 투자할 때 조심해야 할 것도 있나요?

투자는 언제나 손실 위험이 있어요. 특히,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투자일수록 위험도 커져요. 투자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내가 5년 이내에 꼭 써야 하는 돈이라면 투자보다는 예금과 적금에 넣어두는 게 좋아요. 돈을 굴리는 일에 노련해지기 전까지는 당장 필요하지 않은 여윳돈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기를 권합니다.

그럼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할 때는 어떻게 나누어서 투자를 해야 할까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분산투자는 대체 어떻게 하는 걸까요? 한 번 투자해두면 계속 유지해도 되는 걸까요? 레벨9에서 같이 알아봐요.

사람들이 투자하는 이유와 주식 투자의 개념을 알게 됐다면 오늘의 미션 완료!


Edit 주소은 Graphic 조수희, 함영범

김나영 에디터 이미지
김나영

서울의 중학교에서 학생들과 공부하고 성장하고 있는 교사. 실험하며 경제와 수학을 익히는 ⟪최강의 실험경제반 아이들⟫, ⟪세계시민이 된 실험경제반 아이들⟫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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